@ 강화도


#1. 국립의료원에서 황열병 주사를 어제 맞았다. 치사율이 무려 오백만분의 일이라던가. 의사가 말하길 그렇게

낮은 수치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기로 한 거 안 갈거 아니니까 맞으셔야죠, 그랬다. 실은 이달 말께 가기로 했던
 
아프리카 출장이 무기 연기되는 바람에 딱히 오백만분의 일이라는 운세를 시험해볼 필요는 없었지만 그래도

십년이나 효과가 지속된다니, 이김에 (꽁짜로) 맞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싶었다.


삼일정도 금주를 하라 했고, 며칠 몸살기운이 있거나 컨디션이 안 좋을 수 있다 했는데 딱히 모르겠다. 아직

살아있는 거 보면, 오백만분의 일의 확률은 날 비켜간 듯. 그 정도면 높지도 낮지도 않은 확률이었는데.



#2. 그러고 보니 막걸리를 마시면서 포스팅중. 객관적으로야 삼일이 채 안 지났지만, 이미 내 맘속으로는

한 삼백일쯤 지난 듯 하니 패스.



#3. 5월말부터 월, 수, 금, 퇴근 후 일곱시부터 열시까지 교육을 받고 있다. 이제 다음주말에 시험만 보면

끝나는데 이걸 내가 왜 하고 있나 싶기도 하고, 또 어쨌든 꾸역꾸역 출석하고 중간셤도 나름 잘 보고 하는 걸

보면 어쩔 수 없는 '성실함'이 빛을 발하는 거 같기도 하고.


그냥, 회사를 다니면서 목표를 상실한 듯한 느낌에서 벗어나려면 조금씩 단기 목표를 세워가며 사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 어영부영한 맘으로 시작했던 코스인데 끝이 보여서 다행이다. 내일 열두시부터 여섯시까지

여섯시간동안이나 수업 겸 평가를 들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깝깝하긴 하지만서도.


#4. 종일 주룩주룩 비가 내렸다. 아침부터 심각하게 찌푸렸던 하늘에서 물방울이 톡톡 돋아나는 것부터 보았던

터라, 내내 기분이 좀 처져 있었다. 게다가 다음주엔 무슨 행사가 그리도 많은지, 손가락은 열 개인데 키보드

자판은 무려 백네개나 되어서 힘겨웠던 하루였던 거다.


주말에 일박이일로 여행이나 갈까 했는데. 아쉽게 되고 말았다.



#5. 아...막걸리 한잔에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려온다. 오백만분지일의 가능성이 꿈틀거리기 시작한 건가.

국립의료원에서 황열병 예방주사를 신청한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는데, 이미 내 앞으로 사백구십구만

구천구백구십구명의 사람이 무사히 주사를 맞고 돌아갔던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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