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어, 평소와 다르다는 건 뭔가가 위험하다는 거다. 어어, 한달이나 전에 봤던 연극을 이제야 포스팅하는 건
뭔가 평소와 다르다는 거다. 어어, 여긴 내가 평소 지내던 방이 아니다. 침대가 아니다. 어어, 위험하다위험하다.
그의 어정쩡하고 위태로운 말투를 그저 보아 넘길 수 있던 건, 일종의 계단 효과. 그대는 나보다 한계단 밑에,
나는 그대보다 한계단 위에 서있다는 충만한 자의식.
#2. 아무런 기대없이 느꼈던 변곡선, 급 행복에서 급 슬픔으로 치닫는 배우들의 변곡선은 그래도 봐줄만 했다.
꼼꼼하게 따지고 개연성이 있네 없네, 따위 공자연한 말씀이야 멀리 떨어진 관객의 입장에선 맘껏 씨부릴 수
있다지만, 정작 자신이 무대 위에 올라 표출하게 되면 도무지 뭐하나 '인과관계', '설득력' 따위 찾아볼래야
찾을 수가 없는 거다. 더구나 무대 위에서 자신은 자기 자신에 벌거벗겨진 셈인 거다.
#3. 교훈...이라고 하자면, 연극 보러 가서 무대 사진 찍으면 어디선가 누군가 나타나 정중하고도 단호한
제재를 가할 거라는 사실, 그리고 '레이먼'과 '레인맨'의 미묘한 차이와 유사성 만큼이나 애매모호한 것들로
우리는 더러 환상적인 공감대를 느끼고 혹은 죽일 듯한 악의를 느끼게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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