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의 허름한 뒷골목 분식집을 찾았다. 6위안짜리 라면을 시키고 끄적끄적.
장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아직은 점심먹기엔 조금 이른 11시.
음식이 채 나오기도 전인데 오토바이며 자전거가 쉴새없이 눈앞을 지나갔다.
워낙 바람이 많은 동네라 쉽게 마르는 듯. 잔뜩 우그러들고 꼬질한 양은 다라이가 모자처럼 씌워졌다.
상하이에 와서 그때까지 먹었던 이런저런 것들보다 맛있었다. 면도 쫄깃쫄깃, 중국산 밀가루가 실은 굉장히
좋다더니 정말 그런 거 같고, 비누냄새 나는 쏙(이던가..)의 미묘한 향기도 국물이랑 잘 어울렸다.
하늘을 잠식하고 있었다. 이제 슬슬 들이차기 시작하는 테이블들.
서비스 따위와 함께 나오는 음식과는 정반대의 맛, 정반대의 분위기.
미처 보지 못했던 행상이 하나 더 섰다. 저걸 뭐라고 해야 하나. 프랑스의 크레페 만드는 거랑 거의 비슷하게
계란푼 반죽을 둥그렇게 펴고는 속을 얹어서는 요리조리 접어서 건넨다. 크레페랑 다른 점은 그 속이 초코나
시럽, 설탕이 아니라 파니 숙주니 고기니 뭐, 그런 것들이란 점 정도?
혼자 나와서 조금이라도 돌아볼 시간이 있으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던 터라 환전도 안 했었다.
지치고 낡고 남루해보이더니 다시 여느 대도시의 풍경으로 돌아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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