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의사자 #애비게이터커 #마티 #캣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고양이 #애묘 #집사필독서

오랫동안 cat-person을 자처해왔지만 문득문득 그런 의문들이 떠오를 때가 있다. 이 앙증맞고 새침한 동물은 대체 뭐하는 동물이길래 사람 맘을 홀리는가. 딱히 쓸모도 없고 충성심도 없어 스크래치를 온사방에 내기 일쑤인 이 이기적인 동물이 어떻게 길과 거실을 온통 장악해버릴 만큼 번식하고 넘쳐나 버렸는가. 심지어 이제는 사진첩과 SNS피드를 정복해 버렸으니 말이다. 의문들은 으레 일종의 경외감과 숭배의 마음으로 찜찜하게 마침표를 찍곤 했었다.
 
이 책, 거실의 사자는 그런 고양이와 인간과의 관계에 대한 전방위적이고 흥미로운 사실들을 끊임없이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애초 거대고양잇과 육식동물의 간식에 지나지 않았던 인류가 그들의 고기를 훔쳐먹고 차츰 도구로 무장하며 세력이 비등해지는 것에서 고양이의 가축화 아닌 가축화가 시작된다. 고양이는 개나 소와는 달리 가축화되기를 스스로 선택한 특별한 동물이란다. 그러면서도 사람에게 복속되지 않고 종적인 일관성을 유지한 채 골격과 체형을 지금까지 유지했다고. 개와 달리 종 자체가 고작 털색으로 구분되는 얄팍한 다양성을 가진 걸 감안하면 알 만하다.

인간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고양이는 언제나 한결같았다. 개와 달리 고도의 육식동물인 고양이는 인간에게 소처럼 편하고 안정적인 단백질원이 될 수도 없었고, 쥐를 잡는다는 오랜 통념과 달리 쉬운 먹이를 취하느라 쥐 박멸엔 큰 효과를 내지 못했고, 다양한 표정과 감정표현을 진화시킨 개와 달리 단독사냥꾼 고양이는 늘 새침한 표정으로 곁을 내주지도 않는다.

그 와중에 번식기계 고양이는 폭발적인 번식속도와 인류 이동에 힘입어 전지구로 퍼져나갔다. 이집트에서 발원한 고양이는 신대륙과 남극까지 퍼지며 토착생물의 씨를 말리고 급기야 인류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번성하는 동물이 되었다. 미국에서만 하루에도 길고양이 수만마리가 살처분되고 있지만 숫자는 줄어들 줄 모르고 중성화조치(TNR)는 애묘인과 인도주의자를 의식한 요식적인 눈가림일 뿐이란다.

이쯤되면 인류가 지구의 지배자, 만물의 영장이 맞나 다시 물어볼 때다. 고양이님들의 집사를 자처하는 인류는 먹이사슬의 맨꼭대기를 고양이에 양보한 건 아닐까. 소위 '양육 본능의 오발'을 유발할 만큼 귀엽고 애기같아지는 식으로 진화한 고양이의 매력 앞에 저항할 수 있는 인류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어쩌면 책중에 소개된 '톡소플라스마'의 전인류적 감염으로 고양잇과 동물에 대한 저항력과 경계심이 제거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고, 이토록 귀여운 책표지를 만든 디자이너는 분명히 그런 환자임에 틀림없다.

고양이의 매력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 왜 스스로 고양이 앞에선 애기 어르듯 하며 집사를 자처하게 되는 건지 궁금한 사람에게 강추강추하고 싶은 책. 냐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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