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방조제 위를 열심히 달려 대부도, 포도밭이 지천인 대부도를 주파해서 도착한 선재도 입구. 대부도와 선재도를


잇는 선재대교의 끄트머리가 선재도에 닿자마자 바로 왼켠으로 보면 그야말로 자그마한 언덕 하나가 모래사장으로


연결되어 있다. 마침 물때가 맞아 흔히들 '모세의 기적'이니 '바닷길'이니 하는 그게 열려서 선재도와 목섬을 이었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고작 이삼백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데다가 저걸 섬이라고 부르기에도 너무 작아서 그렇게 


떠들썩하게 알려진 포인트는 아닌 것 같지만, 바닷길을 건너서 이리저리 다니다보니 여긴 나름 굉장한 매력이 있다.


도톰하게 일어선 저 '신비의 바닷길' 이외에도 내키는 대로 목섬 너머 발길 닿는대로 걷다보면 어느새 이렇게 


멀리까지 나가게 되는 거다. 서해가 워낙 얕고 조수간만의 차가 크니까 물이 훅 빠지는 거 같은데, 물때만 신경써서


자칫 바다에 고립되는 불상사만 조심한다면 문제는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 그렇게 한참 바다 쪽으로 나아가서 보이는 풍경은, 뭐랄까, 바다 사막이라고 해야 하나. 물기를 머금어


촉촉하면서도 굉장히 황량하고 쓸쓸한 느낌. 그와중에 단단하고 찰진 갯벌을 밟는 기분은 상쾌했다.




대충 한두시간 가까이 갯벌을 정처없이 걸었던 것 같은데, 불과 여섯시간 전에만 해도 물이 꽉 차 올랐을 바닷속


땅바닥을 걷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강추. 그리고 보다 안전하게 목섬 안 쪽으로 들어오면 이렇게 경운기를 개조한


갯벌 전용 트럭으로 체험학습을 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갯벌에서 빨강 '다라이'를 끌고 다니시며 게니 조개를 채취하는 어민들도 보이고.



목섬을 한바퀴 빙글 도는데는, 이렇게 길이 불편하고 뾰족뾰족한 바위가 많다고는 해도 이십분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목섬에 조그맣게 세워진 비석. 


두세시간 동안 목섬과 그너머의 서해바다 갯벌을 산책하다가 슬슬 돌아서는 길, 마침 채취를 다 마치셨는지


어민 한분이랑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선재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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