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두어시간 하고서 저녁먹음 되겠다 생각했으면 배고파 죽을 뻔 했을 거다. 누군가 콘서트가 마치고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이제 배고픔도 못 느끼고 배가 마비된 거 같아'라던 대사를 나 역시도 읊었을 테니.
인터미션 포함, 앵콜곡 포함해서 장장 세시간 반동안 쉼없었던 그들의 연주곡, 윤상의 목소리,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초대가수 아이유의 노래까지.
윤상이란 가수는, 그러고 보면 90년대 중학교를 다니며 꽤나 좋아라했던 가수. 신해철과 결성했던
노댄스라는 '댄스음악'도 참 좋았었는데, 그 이후로 한동안 안 보인다 싶더니 7년동안이나 유학을
다녀왔다가 작년부터 이 콘서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중학교 때 '학교가는 길'을 작곡했고 일찌기
해외에서부터 인정받은 국내 최고의 피아니스트 김광민, 국내 유일의 멀티 기타 플레이어이자
영화음악의 거장 이병우와 함께 한 무대는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노래한 그녀는 마지막으로 '좋은날'을 불렀다. '아이쿠'니 '하나둘'이니 '삼단고음'이니 따위의
아이돌스러운 악세사리를 제거한 '좋은날'을 부르는 그녀가 굉장히 낯설고 조금은 어색해 보였던 건
아이유 그녀가 반짝하는 아이돌 스타로 소모되기보다 이제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랄까,
십년후 이십년후에도 무대를 지키겠다는 열정이 느껴졌기 때문일 거다. 이제 그녀는 자신을 아이돌의
대세로 굳혀버린 그 노래 '좋은날'로부터 슬슬 떠날 준비를 하는 거 같다. 기대기대~♡
그리고, 기억을 되살려 콘서트에서 연주되고 불렸던 노래들을 유투브에서 이것저것 긁어왔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신곡도 꽤나 많이 연주해주었지만 그런 건 어쩔 수 없으니 제외하고, 기억에 남는
노래들을 대략적인 공연 순서에 따라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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