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문득 이상한 광고 같은 걸 발견했다. 서울시의 상징이라는 해태가 몸을 뒤틀고 있는

정류장 옆으로 서울시가 표준화한 구둣방 한쪽벽에 붙어있었다. 아직 몇 걸음 앞에 있던 풍경,

뭔지 뚜렷이 보이진 않지만 왠 금빛 동상같은 형체 옆으로 어렴풋한 세 글자는 분명 표.창.장.

헉. 정말 허걱이다. 표창장 맞다. 직장인 여러분에게 서울특별시가 주는 표창장이랜다. 상장 모양의

광고에는 심지어 서울특별시의 휘장까지 금박으로 박혀서 레알 표창장의 흉내를 제대로 냈다.

직장인 여러분에게 서울시의 빛나는 영광을 돌린다니,  대체 무슨 영광이고 뭘 표창하나 했더니

그놈의 G20이다. 죽지도 않고 또 온 각설이마냥.

표창장 문구 왼쪽에 그려진 건 상패라고 해야 하나, '위대한 서울시민상'이란 간질거리는 이름도

이름이지만, 황금빛 번쩍이는 직장인이 겉옷을 벗고 둘러멘채 가방을 든 모습도 왠지 비장하고

의연하고 영웅적으로 보이는 게 굉장히 간질간질하다. 


서울시가 직장인 여러분에게 (언제 줬는지도 모르게) 주는 상패에 담긴 문구.

"직장인 여러분, 여러분은 서울시를 세계가 놀랄만한 눈부신 성장을 이뤄낸 도시로 만들어주셨기에

이에 서울을 빛낸 '위대한 서울시민'으로 임명합니다."


G20 준비한다며 오바육바 떨어가며 온갖 불편을 끼쳐대고 과잉대응을 해대더니, 순식간에

잊혀져버린 성과없는 말잔치라기엔 뭔가 아쉬웠던 걸까. 이런 식의 광고라니. 왜 하필 '직장인'만

대상으로 주는 건지 모르겠다. 다른 비직장인들은, 특히나 수능까지 늦췄던 학생들은.


취업 준비중인 대학생들한테는 안 감사한가. 이왕임 그들 앞으로도 하나 만들어서 도시 곳곳에

나부끼는 건 어떨지. 이력서 경력에 한줄 적도록. 수훈사항, 서울시에서 '위대한 서울시민상'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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