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도 남김없이 떨어버린 채 한철 장사를 마무리하던 나무가 앙상한 가지를 뻗어 가을물을 만져보고
있었다.
노란 빛으로 물들었던 나뭇잎들이 가장자리부터 갈빛으로 타들어가고 있었지만 좀처럼 그들을
놓아줄 생각이 없는 듯 하다. 여느 때보다도 더 추울 거라는 이번 겨울 소식에 겁먹었는지도 모른다.
귀여운 다람쥐들이 눈을 똥그랗게 뜨고 있었다. 현관 앞에서도 맨질한 코를 가진 두 마리가 바싹
붙어선 채 도토리를 달라는 듯 손을 내밀고 있었고.
어느 노쇠한 나무 등걸 위에도, 다람쥐들이 떼를 지어 몰려와선 '내 도토리' 내놓으라며.
들어간 듯 쌉쌀하면서도 깔끔한 뒷맛의 도토리묵무침.
김을 모락모락 내며 등장했는데 순식간에 무찔러 버리고 말았다. 그밖의 도토리로 만든 온면이나
도토리비빔밥같은, 도토리로 만들어진 온갖 음식들이 있으니 다람쥐들이 그렇게 떼로 달려들어
'내 도토리 내놔~!'라고 시끄럽게 굴 만 한 집이다. 아 배고파...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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