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짧고 강렬한 기억/Korea+DPRK
서울 드로잉3기, 보문동의 자글자글한 골목통.
ytzsche
2012. 5. 14. 00:22
보문동의 골목은, 서촌이나 이태원 경리단, 혹은 부암동의 골목길과는 또 다른 풍경이 숨어있었다.
사람 두명도 어깨를 부딪기며 걸어야 할 듯한 좁은 골목길을 롤러코스터처럼 타고 몸을 맡긴 채 한참을 흐르다가,
어느 허름한 집앞에서 문득 풍경을 발견하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앉지도 못하고 스케치북을 잡은 채 서서 그리길 수십여분, 문득 옆엣집 낮은 담장 너머 중국어가 들리더니 삐그덕,
녹슨 철문을 열고 나온 사람들은 아마도 중국에서 넘어오신 일가족. 왠지 그분들 중 머리가 새하얀 할머니가
대표로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어보이셨고, 나 역시 왠지 미안한 표정으로 머리를 꾸벅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