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좁고 비싼 서울에서 복닥거리며 버티느니 근교의 괜찮은 땅을 구해 전원주택을 짓고 사시겠다는 것이 우리 부모님의 오랜 꿈이셨다. 마침 건축 쪽에 종사하시는 아버님이신지라 벌써 십여년전부터 어떤 집을 어떻게 지을지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고치기를 여러번, 그러다가 올해 4월부터 여러 가지 이유로 전원주택을 짓는 계획이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이제부터 올릴 사진들은 드문드문 내가 가서 찍은 사진들과 아버지가 현장을 관리하며 찍으신 사진들이 뒤섞일 예정이며, 가능한 집이 세워지는 시간순으로 실시간에 가깝게 업데이트하려 한다. 관련한 문의나 궁금한 점들이 있다면 비밀댓글로 남겨주시길.

 

 

12. 개별 정화조 굴착시공 및 내부 흙다지기

 

2015년 4월 24일 오후, photo by father

 

 

제대하고 여행다니겠다고 군대 휴가때마다 공사장 잡부 알바를 몇달간 하면서 알게 된 사실 중의 하나, 공사중인

 

건물에서 일하는 인부들은 어디서 일을 처리할까. 대충 집의 형태를 갖춘 그 작업장 안의 방안에서 작은 일이던

 

큰일을 보곤 한다. (창동의 아이X크, 특히나 거긴 고층아파트여서 내려오기 귀찮은 미장이나 잡부들이 층층이 방마다

 

산을 쌓아놓고는 했는데 마침 겨울이었던 터라 얼음산맥이 형성되는 장관도 볼 수 있었다.)

 

뭐, 이제 정화조부터 땅에 묻어놓는 단계가 되었다고 하니 문득 생각난 에피소드였고, 이렇게 작은 공사현장에서는

 

일단 화장실이 갖춰진 후에는 위생적인 집짓기가 가능하지 않을까. 제조된지 몇주도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정화조.

 

(그렇게 방마다 쌓여있던 것들을 제거하고 나서는 딱히 별도의 세척이나 소독을 하진 않았던 거 같다..흠...)

 

이렇게 포크레인으로 땅을 깊숙이 파서는 정화조를 박아놓는 작업.

 

그리고 완성샷. 이제 이 집에서 배출하는 오물들은 이 아이가 다 흡입해주실 예정.

 

그리고, 집의 내부에 되메웠던 흙들을 다시 단단하게 다지는 작업중이시다. 저 위에는 다시 콘크리트를 부을 예정.

 

 

 

2014. 5. 13. 

 

대한항공이 진행했던 여행사진 공모전, '5대양 6대주 여행이야기' 사진책을 제작하는데 무려 열일곱 점에 이르는

 

사진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113명의 사진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괜한 치기에 한번 쭉 찾아보니 아무래도 제일 많은

 

분량의 사진이 올라간 거 같다.

 

 

아쉬운 점은 대한항공에서 이벤트나 선물로 활용하려는 취지에서 만든 사진책이라 비매품이라는 것. 서점에 가도

 

이 책을 찾아볼 수는 없다고 하니 그게 좀 아쉬울 따름이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그간 찍었던 사진중에서 맘에 드는

 

것들을 이렇게 출판된 형태로 볼 수 있다는 것으로도 대만족.

 

 

 

 

 

 

 

* 비좁고 비싼 서울에서 복닥거리며 버티느니 근교의 괜찮은 땅을 구해 전원주택을 짓고 사시겠다는 것이 우리 부모님의 오랜 꿈이셨다. 마침 건축 쪽에 종사하시는 아버님이신지라 벌써 십여년전부터 어떤 집을 어떻게 지을지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고치기를 여러번, 그러다가 올해 4월부터 여러 가지 이유로 전원주택을 짓는 계획이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이제부터 올릴 사진들은 드문드문 내가 가서 찍은 사진들과 아버지가 현장을 관리하며 찍으신 사진들이 뒤섞일 예정이며, 가능한 집이 세워지는 시간순으로 실시간에 가깝게 업데이트하려 한다. 관련한 문의나 궁금한 점들이 있다면 비밀댓글로 남겨주시길.

 

 

10. 지중보 거푸집 해체 및 내부 되메우기 작업

 

2015년 4월 24일, photo by father

 

 

콘크리트가 바짝 굳어 거푸집을 전부 제거하고 나니 벌써 어느정도 집모양새가 나오는 느낌이다.

 

그렇게 건물의 안과 밖이 구분되고, 집 내부공간에는 다시 흙을 메워넣은 후에 다지고 콘크리트를 붓게 된다고 한다.

 

 

 

* 비좁고 비싼 서울에서 복닥거리며 버티느니 근교의 괜찮은 땅을 구해 전원주택을 짓고 사시겠다는 것이 우리 부모님의 오랜 꿈이셨다. 마침 건축 쪽에 종사하시는 아버님이신지라 벌써 십여년전부터 어떤 집을 어떻게 지을지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고치기를 여러번, 그러다가 올해 4월부터 여러 가지 이유로 전원주택을 짓는 계획이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이제부터 올릴 사진들은 드문드문 내가 가서 찍은 사진들과 아버지가 현장을 관리하며 찍으신 사진들이 뒤섞일 예정이며, 가능한 집이 세워지는 시간순으로 실시간에 가깝게 업데이트하려 한다. 관련한 문의나 궁금한 점들이 있다면 비밀댓글로 남겨주시길.

 

 

10. 지중보 콘크리트 타설 작업(1층)

 

2015년 4월 23일, photo by father

 

 

 

전날 세워둔 거푸집, 레미콘차가 와서 콘트리트를 콸콸 쏟아붓고 있는 중. 그러면 저 본에 맞는 벽면들이 짠.

 

 

재미없게 네모지기만 한 외벽과 거푸집이 아니라 요리조리 꺽이고 들어간 모양새가 재미있다.

 

 

 

* 비좁고 비싼 서울에서 복닥거리며 버티느니 근교의 괜찮은 땅을 구해 전원주택을 짓고 사시겠다는 것이 우리 부모님의 오랜 꿈이셨다. 마침 건축 쪽에 종사하시는 아버님이신지라 벌써 십여년전부터 어떤 집을 어떻게 지을지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고치기를 여러번, 그러다가 올해 4월부터 여러 가지 이유로 전원주택을 짓는 계획이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이제부터 올릴 사진들은 드문드문 내가 가서 찍은 사진들과 아버지가 현장을 관리하며 찍으신 사진들이 뒤섞일 예정이며, 가능한 집이 세워지는 시간순으로 실시간에 가깝게 업데이트하려 한다. 관련한 문의나 궁금한 점들이 있다면 비밀댓글로 남겨주시길.

 

 

8. 터 다지기와 기초 공사

 

2015년 4월 21일, photo by father

 

 

본격적으로 기초를 잡는 공사가 시작, 우선 집의 기초를 튼튼히 잡기 위해서 땅을 파고 단단하게 다지는 작업중이다.

 

 

 

저 기계는 도로 포장할 때 많이 봤던 기억이 난다. 아스팔트를 붓고 나서 저 시끄럽기 짝이 없는 기계로 단단히 다지는.

 

 

 

그리고 철근을 잔뜩 싣고 와서 부려놓는 아저씨.

 

 

그리고 레미콘이 와서 시멘트를 붓고, 다시 반듯하게 정리하는 작업을 재개. 

 

 

결과물. 밭전(田)자 모양으로 정리된 집의 기초가 단단하게 자리잡혔다.

 

 

 

* 비좁고 비싼 서울에서 복닥거리며 버티느니 근교의 괜찮은 땅을 구해 전원주택을 짓고 사시겠다는 것이 우리 부모님의 오랜 꿈이셨다. 마침 건축 쪽에 종사하시는 아버님이신지라 벌써 십여년전부터 어떤 집을 어떻게 지을지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고치기를 여러번, 그러다가 올해 4월부터 여러 가지 이유로 전원주택을 짓는 계획이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이제부터 올릴 사진들은 드문드문 내가 가서 찍은 사진들과 아버지가 현장을 관리하며 찍으신 사진들이 뒤섞일 예정이며, 가능한 집이 세워지는 시간순으로 실시간에 가깝게 업데이트하려 한다. 관련한 문의나 궁금한 점들이 있다면 비밀댓글로 남겨주시길.

 

 

4. 설계하기.

 

 

2015년 4월초.

 

 

 

그간 머릿속에 담아오셨던 아이디어들에 더해, 가능한 집크기 이내에서 그릴 수 있는 그림을 두분이서 머리를 맞대고

 

그려보시는 중이다. 2층짜리 건물에 방은 세개, 어머니의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니즈들을 따르다 보니 내가 제안했던

 

미끄럼틀이라거나 나선형 계단 등은 전혀 반영이 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외장재와 내장재에 대한 고민들. 어떤 외장을 취하는 게 좋을지, 자재는 무엇을 쓰는 게 좋을지에 대해서는

 

헤이리니 부암동이니 다니시며 괜찮은 모델들을 찾아다니셨다. 나 역시도 강화도니 인천 같은 데서 돌아다니다가

 

괜찮다 싶은 건물이 있으면 열심히 사진을 찍어날랐고.

 

두분이서 주로 사시게 될 집이니깐 나나 동생의 의견은 참고하는 수준에서 그치고, 두분의 취향에 따라 만장일치로

 

정해진 건 일층 바닥에 깔릴 대리석. 그런 식으로 외장재, 내장재와 문짝, 창문틀 같은 세세한 것들까지 두꺼운 샘플북을

 

들춰보며 하나씩 정해가는 과정은 꽤나 흥미진진하던 기억.

 

그리고 그 모든 아이디어들을 수렴하여 1층에 대한 청사진을 직접 그리셨다.

 

 

그리고 2층의 평면도. 이외에도 측면도라거나 정면도 등등 대략 6장 정도의 도면을 슥슥 그려내셔서는 설계사무소에

 

전달해서 착공을 위한 절차에 돌입하시는 걸로.

 

이렇게 테이블 가득 도면을 늘어뜨려놓고, 계산기를 한쪽에 떡하니 배치해두고는 작업중이신 모습.

 

 

 

 

 

광화문 인근을 지날 때마다 늘 맘속 한켠에 머물던 산, 인왕산. 온통 바윗덩이로 이루어진 듯한 험준한 산세 때문에

 

주저하곤 했었지만 이 짧디짧은 봄철의 산을 놓칠 수 없다 싶어 전격 트레킹.

 

 

대체 철쭉과 진달래는 어떻게 구분하는 건지, 늘 이맘때면 헷갈리고 다시 찾아서 익히고, 그리고 다시 내년엔 까먹고.

 

생각보다 훨씬 금방 올랐던 인왕산 정상머리쯤. 광화문과 서촌, 북촌은 물론이고 효자동 윗자락의 청와대까지도 환히

 

보인다. 슬쩍 카메라를 그쪽으로 돌리니 어디선가 휘리릭 나타난 의경 아저씨가 '사진 찍으시면 안됩니다'라고.

 

국내지도의 해외반출이 안되는 거나 청와대 사진찍으면 안된다는 거나 참 웃기기는 마찬가지다. 백악관 사진 찍으면

 

안된다거나 다른 나라 정부수반이 위치한 공간에 대해서 사진찍지 말란 이야기는 듣도보도 못한 일이다.

 

그래도 물리력을 갖춘 의경아저씨가 있으니, 얌전하고도 순순하게 카메라를 돌려서 이번엔 인왕산 자락 반대편,

 

독립문쪽이랑 아마도 신촌 근방이려나. 애꿎게 사진 한장.

 

 

광화문이랑 경복궁 궁궐들이 내려다 보인다. 아마 조선시대에 인왕산에서 내려다본 한양의 전경은 꽤나 멋졌겠지 싶다.

 

날씨가 그리 좋지 않아 시계가 맑지 않았음에도 이렇게 아늑한 느낌으로 자리잡은 서울의 구도심이라니.

 

내려가는 길에 줄곧 함께한 북한산 성곽. 뱀처럼 구불구불 이어지는 성벽이 제법 운치가 있다.

 

그렇지만 코앞에 들이댄 풍경은 또 다르다. 키치와 오리지널이 각기 보여주는 깊이와 색감의 차이.

 

 

벚꽃잎을 풍성하게 매달았던 벚가지 끄트머리에도 비로소 새순들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봄이 지난다.

 

 

* 비좁고 비싼 서울에서 복닥거리며 버티느니 근교의 괜찮은 땅을 구해 전원주택을 짓고 사시겠다는 것이 우리 부모님의 오랜 꿈이셨다. 마침 건축 쪽에 종사하시는 아버님이신지라 벌써 십여년전부터 어떤 집을 어떻게 지을지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고치기를 여러번, 그러다가 올해 4월부터 여러 가지 이유로 전원주택을 짓는 계획이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이제부터 올릴 사진들은 드문드문 내가 가서 찍은 사진들과 아버지가 현장을 관리하며 찍으신 사진들이 뒤섞일 예정이며, 가능한 집이 세워지는 시간순으로 실시간에 가깝게 업데이트하려 한다. 관련한 문의나 궁금한 점들이 있다면 비밀댓글로 남겨주시길.

 

 

3. 지하수 개발하기..실패.

 

 

2015. 4월초. photo by father & myself

 

집터에 들어서는 길, 초록색 트럭이 한대 보인다. 지하수를 개발하기 위해 천공을 뚫어 시추하는 시설을 갖춘 차량.

 

근처의 다른 집들이 지하 200미터까지 파내려갔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고는 했는데, 혹시나 해서 한번 더

 

두어군데를 뚫고 지하수를 쓸 수 있을지 따져보기로 한 참이다.

 

집터 안쪽으로는 실패, 그리고 바깥쪽으로 다시 한번 시도하는 참인데.

 

그렇지만 두 번째 역시, 지반이 온통 늪이라더니 그다지 긍정적이진 않은 결과. 더 깊이 파내려가자니 비용이 많이 들고

 

굳이 더 파내려가서 지하수를 땡길만큼 물을 많이 쓸 일도 없겠다 싶어 그냥 접기로 하셨다고.

 

 

그렇게 시추해 본 곳에는 이런 기둥만 남았다. 주위에는 바윗가루들이 사방에 흩어져 있고.

 

지하수는 포기하는 대신 이제 본격적으로 집을 어떻게 세울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될 시간.

 

 

드디어 두분의 꿈을 이루시는데 한발 더 다가서신지라 표정이 환하시다.

 

 

 

 

어제(2015년 5월 8일)부로 삼성역 인근 오토웨이타워 지하에 오픈한 구글 캠퍼스 서울. 세계적으로도 3번째로 지어진 만큼 각계의


관심이 쏠려 성황리에 오픈식을 열었다고 한다. 여기 사진들은 그 이전, 비공식적으로 서울 구글러들에게 사전오프식을 했을 때 찍었던


것들로 이제서야 '엠바고'를 깨고 포스팅.


 

 

웰컴 투 캠퍼스, 라며 스타트업 회사 관계자나 스타트업을 시작하려 하는 분들을 반기는 입구, 그리고 오른쪽에 아직은 앙상하게 


가지만 뻗어있는 소원나무. 공식 오프닝즈음 되었을 때는 꽤나 소원들이 주렁주렁 걸려있었던 거 같은데.


 

 

캠퍼스 한쪽에 있는 까페. 창업보육센터라는 성격에 걸맞게도 '빈스 브라더스'라는 스타트업 브랜드가 입점했다.


 

 

 

지하 1층에 위치한 캠퍼스는 가운데에 이렇게 천장이 뚫려 있는 테라스를 갖고 있어 탁 트인 느낌을 준다.


 

 

 

 

 

그리고 실내 공간. 왠지 구글코리아 오피스보다 더 이쁜 거 같...은데, 그저 새 건물과 인테리어에 대한 질투려니 한다.


 

 

 

미팅룸의 이름들도 재미있는 게, 대박룸, 결심룸 등이 있다. 그리고 각각의 영어 이름도 success, determination 등등.


 

아마 창업 성공을 위한 요소들을 짚고 싶었던 작명센스 아닐까. 운!도 운이지만 결심 역시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없으니.


이름만 그럴 듯 한 게 아니다. 활발한 미팅을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사이즈로 잔뜩 만들어진 미팅룸들의 실내도 꽤나 멋지다.


 

 

 

 

이런 식으로 간단한 부스 형태로 만들어진 룸들도 있는데, 깨알같이 단청무늬를 둘러놓은 모습도 눈에 띈다.

 

 

 

 

 

 

그리고 여러 창업관련 이벤트들을 위한 공간으로 쓰이게 될 대회의실..이랄까. 구글코리아의 대회의실-약 100명 가량의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이름은 '집현전'이었는데 그러고 보니 여기 이름은 뭔지 모르겠다.


 

Work hard, Stay hungry. 열심히 일하고 계속 욕망하라는 경구..글쎄, 스타트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겐 꼭 필요한 처방일지도.

 

냉장고와 간단한 부엌 공간. 


 

캠퍼스서울의 로고를 응용해서 금연 표지판을 만들어낸 센스. 


전체 평면도. 여기에도 대회의실이랄까, 그 공간은 그저 'event space'라고 되어 있다. 이름을 좀더 그럴듯하게 지었으면 좋을 거 같은데.


 

오피스랑 지하철역으로 두어개 차이가 나다보니, (그보다 구글러 배지로 입장이 불가능한 공간이다 보니) 언제 또 가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이쪽으로 출근하고 싶어지는 마음을 동하게 만든 구글 캠퍼스서울이었다.'






 

 

마무틱 섬(Mamutik Island), 툰쿠 압둘라만 해상공원의 다섯개 섬 중에서 가장 작고 조용한 섬이라고 해서 이번

 

코타키나발루 여행의 마지막 행선지로 선정했더랬다. 몰랐던 건, 코타키나발루의 한국여행사가 단체관광객들을

 

실어나르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마무틱 섬이었다는 것과, 한국의 가이드북 중에서 코타키나발루를 제대로 다루고 있는

 

책은 전무하다시피 했다는 것. (가이드북을 믿고 조용하고 사람이 적으리라 믿었던 내가 잘못이다)

 

여전히 바다는 이쁘고 모래는 하얗고 깨끗했으며, 바닷속의 물고기들이나 풍경들도 아름다웠다. 게다가 이런

 

신기한 모양의 열매가 뚝뚝 떨어져있는 모습이 여유롭기도 했고. 마치 원피스에 나오는 악마의 열매같은 생김새.

 

그리고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열대과일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저게 두리안이랑 비슷한 뭐라고 했는데, 까먹었다.

 

저렇게 큰 과일이 나무 줄기에 매달려서 자라난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그리고 에메랄드빛 바다. 도대체 이런 아름다운 빛깔은 어떤 원리로 나타나게 되는 건지 당췌 모르겠다.

 

 

 

아무래도 마지막 일정이다 보니 스노클링도 좀 살살 하고, 여태 꺠닫지 못했던 피로도가 몰려오는 느낌도 있고,

 

게다가 무엇보다 새까맣게 타버린 피부가 급기야 욱씬거리기 시작했다.

 

아, 마무틱섬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건 바로 이 물고기 일람표랄까. 바닷속에 들어가서 찾아볼 수 있는 어종과

 

그 특징들이 간단하게 표기되어 있는데, 물 속에서 봤던 녀석들이 대충 저놈이구나 싶도록 매칭되는 것들이 꽤 있다.

 

 

 

그리고 4시에 들르는 마지막 배를 기다리며 선착장에서 사진찍느라 여념없는 외국인들.

 

 

 

얼기설기하게 만들어진 선착장은 조금이라도 큰 파도가 치면 다 부서져내리지 않을까 싶어서 조금 불안했지만,

 

코타키나발루의 앞바다는 너무나도 평온하다고 하니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육지와 섬 사이에 끼어있는 바다이다 보니

 

파도가 높거나 '쓰나미'류의 예기치 못한 위급상황이 닥칠 일이 없는 잔잔한 바다라고 한다.

 

 

 

 

 

자, 코타키나발루의 바다에 대해 요약하자면, 스노클링이나 스쿠버다이빙을 즐길 생각으로 코타키나발루를 찾는다면

 

굳이 이섬 저섬 돌아다닐 필요는 없을 거 같다. 만타나니나 사피를 들르는 것으로 충분할 듯. 섬마다 사이즈가 다르고

 

특색도 조금씩 다르다지만, 바닷속 산호가 아름다운 점에서는 만타나니가 최고, 그다음이 사피였던 듯. 물고기가 많이

 

꼬인다거나 비용이라는 측면에서는 대동소이한 거 같다. 물론 만타나니가 멀리 있으니 좀 비용이 더 들긴 하지만,

 

바다색의 아름다움이나 물속 풍경의 아름다움이라는 측면에서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다.

 

물론 마무틱섬도 별로 떨어지지 않았지만,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너무 많이 온다는 점과 스노클링 장소와 선착장이

 

너무 가까워 모터보트가 지날 때마다 파도 때문에 바닷속 시계가 많이 흐려지더라는 점이 단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제셀턴 항(Jesselton point)에서 코타키나발루 앞바다에 있는 다섯 개 섬, 툰쿠 압둘라만 해상공원으로 가는 배 티켓을

 

구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사실 만타나니섬을 비롯해 코타키나발루 근교의 원데이 투어 예약도 가능하고, 툰쿠 압둘

 

라만 공원의 다섯 개 섬에 대한 투어 역시 예매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사실 가까운 다섯개 섬에 대해서는 그냥 왕복

 

배표만 구매하는 것도 방법일 듯. (왕복선편만 구매시 대략 인당 70링깃 내외, 투어(점심포함)시 인당 100링깃 내외)

 

 

다섯개 섬 중에서 가장 인기있다는 사피 섬으로 들어가는 길, 보트는 삼십분 간격으로 꾸준히 오전내내 사피섬을

 

향하는 것 같다. 각각의 여행사마다 별도로 모터보트를 운영하는데, 만타나니 섬 들어갈 때와는 달리 바다는 잔잔하다.

 

 

 

두근두근. 여기도 만타나니 못지 않은 에메랄드 빛깔의 바다다.

 

 

섬에 들어갈 때마다 국립공원 입장료가 10링깃씩 별도로 부과되는데, 이건 투어비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은 비용.

 

 

만타나니 섬도 그랬지만, 모래사장이 참 이쁘다. 모래도 눈이 부실 정도로 새하얗고 쓰레기도 없다.

 

 

 점심으로는 비슷하게 생선과 닭날개구이 등등이 나왔는데 역시 맛있다. 아무래도 양념 등을 강하게 하기보단

 

원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려 굽거나 튀기거나 하기 때문에 딱히 지방색을 못 느끼는 것 같기도 하다.

 

먹다 남은 생선에 눈독 들이던 고양이는 어찌나 순하고 느긋한지, 잠깐 사이에도 하품을 몇번씩 해대더라는.

 

역시나 남국의 동물들은 강아지던 고양이던 무척이나 유순해지는 모양이다.

 

 

 

무슨 나무인지 모르겠지만 참 짙고 시원한 그늘을 마련해주었다. 색색의 간이의자들과 테이블을 그 아래에 가득

 

품고서도 여유로운 그늘막을 만들어주고 있으니, 스노클링하다가 잠시 들어와 앉아 쉬기에 딱이다.

 

 

 

그리고 문득, 섬의 한쪽이 수런거리게 만들었던 뜻밖의 동물이 등장. 이거..거대한 도마뱀류인 거 같은데, 사이즈는

 

거의 2미터에 육박하고 뱀처럼 끝이 갈라진 혀를 끊임없이 날름거리는 게 조금 무시무시하던.

 

 

그리고 바다. 하늘색 바다. 에메랄드빛 바다. 푸른 형광물질을 살짝 풀어놓은 듯한 맑고 투명한 바다.

 

 

 

 툰쿠 압둘 라만 해상공원의 다섯개 섬들이 어디인지 보여주는 지도. 압도적으로 큰 가야섬 아래쪽에 조그마한

 

사피섬이 바싹 붙어있는 형국이고, 그 아래쪽에 고만고만한 세개 섬이 몰려있는 모습이다.

 

 

 

 

만타나니 섬도 그랬고, 마무틱 섬도 그랬듯 사피 섬 역시 샤워시설도 잘 갖추고 있는 편이었다. 물론 수압이 조금

 

약하다는 단점이 있긴 했지만 뭐, 간단하게 소금물을 걷어내는데는 부족함이 없던. 생각보다 말레이시아 혹은

 

코타키나발루는 동남아의 대략적인 인프라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걸 느끼게 해줬던 대목이었다.

 

 

 

 

 

 

섬에서 나가는 시간은 마지막 떠나는 배가 대략 4시라고 한다. 섬에 들어오기 전에 언제 나올 건지를 미리 말해둬야

 

해당 여행사의 모터보트가 맞이하러 나오는 거 같긴 한데, 대체로 3시에서 4시경에 전부 빠지는 듯.

 

 

 

 

만타나니섬에서 시험삼아 시도했던 수중 촬영이 기대이상의 효과를 보여, 두번째로 찾았던 사피섬에서는 본격적으로

 

수중 촬영에 돌입했다. 덕분에 굉장히 많은 사진들을 건지기는 했지만, 그걸 다시 추려내고 고르는 작업도 큰일.

 

사피섬의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을 직접 보는 것보다야 못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뽐뿌질이 되길 바라면서.

 

 

 

photo by SONY TX-30.

 

 

 

 

 

 

 

 

 

 

 

 

 

 

 

 

 

 

 

 

 

 

 

 

 

 

 

 

 

 

 

 

 

 

 

 

 

 

 

 

누가 그랬다. 코타키나발루에서는 동남아의 에메랄드빛 바다를 보기가 쉽지 않다고. 배를 타고 섬으로 나가지 않으면

 

그말은 맞을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코타키나발루는 5개의 섬이 모여있는 툰쿠 압둘라만 해상공원을 위시하여

 

만타나니 섬을 뺴놓고는 말할 수 없는 여행지. 에메랄드빛 바다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곳은 바로 만타나니 섬인 것 같다.

 

가는 길은 조금 어려운 편인 게, 만타나니 섬은 코타키나발루에서 차로 두시간여 이동해야 하는 거리에 있는 데다가

 

어느 포인트에선가 보트로 갈아타고는 이런 황토빛 강을 따라 내달려서 본격 바닷길로 나서게 된다.

 

 

 

이때만 해도 전혀 어디로 어떻게 가는지, 얼마나 더 가야 만타나니 섬이 나타나는지도 감이 없던 상태..

코타키나발루의 인심이란 게 어찌나 좋던지, 모터보트로 빠르게 달리다가도 옆에서 고기를 잡고 계신 듯한

 

동네 주민을 보면 속도를 완전히 떨어뜨리고는 반갑게 인사를 건네곤 했다.

 

어르신 고기는 많이 잡히나요, 많이 잡히긴. 어디 가나 개똥이, 손님들 모시고 섬에 갑니다~ 이런 대화가 오갔으려나.

 

배로 약 40분 정도, 거의 바이킹이나 후룸라이드 류의 놀이기구를 타는 느낌으로 내달리다 보면

 

온몸이 흠뻑 바닷물을 뒤집어쓰고 만다. 그리고 떠나온 육지가 보이지 않을 즈음 에메랄드빛 바다가 시작된다.

 

  

만.타.나.니.

 

 

 

이정도 거리에다가 접근성도 떨어지다 보니-차타고 배타고 해야 하나-아무래도 만타나니는 투어로 올 수 밖에 없겠다.

 

게다가 이렇게 잘 차려진 식당에서 부페로 나온다는 점심도 꽤나 괜찮았고.

 

  

 

넉넉하게 있는 긴의자라거나 해먹, 그리고 스노클링과 스쿠버다이빙 장비들 덕분에 그야말로 지상낙원.

 

게다가 큰 칼로 툭툭 썰어내어 빨대 하나 꼽아주면 끝인 코코넛도 이렇게 잔뜩 쟁여두었다.

 

 

이런 에메랄드빛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제대로 사진에 담을 수 있는 걸까.

 

 

시시각각 그리고 시야 각도에 따라 천변만화하는 바다 빛깔. 우선 한차례 스노클링을 마치고 인근에 산호무더기로

 

형성된 산호섬 가서 두번째 스노클링을 하는 길에 찍은 사진.

 

 

이렇게 산호들이 잔뜩 퇴적되어서 만들어진 조그마한 언덕이랄까 섬에 내려주고는, 딱딱하고 뾰족한 산호에

 

발아파하는 사람들을 보고는 내츄럴 마사지라며 엄지손가락을 내미는 코타키나발루 사람들이다.

 

 

하아..어찌나 아름다운 물빛깔이던지. 지겹도록 이런 바다를 보았을 아저씨는 스노클링하라며 승객들을

 

풀어놓고는 물수제비를 뜨고 계신다. 저렇게 이쁜 바다에 대고 돌팔매질이라니.

 

어마무시하게 많던 물고기떼들. 방수카메라를 미리 준비해서 잔뜩 수중 풍경을 찍어놨지만 그건 다음 포스팅에.

 

 

 

각 삼십여분씩 두번의 스노클링을 마치고 다시 섬의 식당으로 돌아가는 길, 점심시간이 가까워졌다.

 

 

그리고 이런 어처구니없도록 환상적인 빛깔. 넘실거리는 파도조차 몽환적이다.

 

부페로 나온 점심, 새우와 닭날개튀김, 나시고랭과 밥, 약간 똠양꿍같은 느낌의 생강국이 나왔는데

 

워낙 격렬한 물놀이-스노클링-을 즐기고 나서인지 굉장히 맛있게 싹 비우고 말았다.

 

 

그리고 잠시 해안가를 거닐며 쉬고 있는데 느닷없이 나타난 소 한마리. 파란 하늘, 에메랄드빛 바다,

 

새하얀 모래로 삼분할된 풍경에 불쑥 들어선 불청객치고는 하는 짓이 귀엽다.

 

 

만타나니 섬에서 구비하고 있는 스노클링 장비들, 그러니까 물안경, 구명조끼, 오리발 등을 대여해주는 곳.

 

애초 투어 내용에 왕복 교통, 점심 부페와 스노클링 장비 대여료가 포함되어 있으니 그냥 받아오면 된다.

 

투어요금은 여행사 따라서 190~280링깃까지 다소간 차이가 있었는데, 인당 190링깃으로 쇼부치는데 성공.

 

다음에는 스쿠버 다이빙을 해봐야겠다. 동남아의 이토록 이쁜 바다에서 좀더 안정적인 호흡으로 깊이 들어가보고 싶다.

 

섬 한켠에 쌓인 구명조끼들.

 

두시간여 자유시간이 주어져서 섬을 돌아다니거나, 바닷물에 들어가(스노클링 장비는 모두 반납했으니) 가볍게

 

놀거나, 혹은 해먹이나 긴의자에 누워 망중한을 즐길 수 있었다. 천국같던 시간.

 

 

 

 

그리고 아무래도 여긴 적도에 인접한 지역이다 보니 정오가 지나면서부터는 굉장히 뜨거운 햇살이 쏟아진다.

 

자칫 컨디션이 망가지거나 새카맣게 타버릴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할 일.

 

 

 

이런 바다에 대고 '에메랄드빛' 운운하는 것도 참 진부하고 둔탁한 표현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형용불가, 촬영불가의 그런 빛깔 앞에 압도되어 버리고 말았던 시간.

 

 

만타나니 섬을 뒤로 하고 다시 왔던 길을 되짚어 가던 참에, 강기슭에 서 있는 새하얀 나무 하나가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미니버스에 다시 탑승하기 전, 간단한 간식처럼 제공되었던 코코넛 과자랄까 빵이랄까.

 

코코넛 과육이 굉장히 많이 들어있어서 보기보다 꽤 맛있길래 몇번이나 리필해서 배를 채우고 말았던 간식.

 

 

 

고양이 돌잔치에 갔더니, 역시나 똑똑한 고양이들인지라 동거중인 다른 고양이 녀석은 자기를 위한 날이 아닌 걸 알고

 

구석에서 계속 심통부리다가 꼬박꼬박 졸다가를 반복하는 참이다.

 

그래도 명색이 귀족묘 페르시아 고양이, 그 매력은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 데다가 최근에 밀었던 복실복실한 털은

 

훨씬 더 부드럽고 솜사탕처럼 풍성해졌다.

 

 

photo by Pentax K-5, 16-50mm star & 77mm limited lens.

 

 

 

 

아무려나 오늘은 자기 날이 아님을 알고서는 눈치를 보며 사람을 툭툭 치고 지나가는 녀석.

 

 

 

생긴 건 이렇게 이쁘게 생겼어도 엄연한 수컷 고양이.

 

 

 

 

 

졸린다..졸린다..

 

 

 

셔터 소리에 귀를 움찔거리다가는 이내 반응조차 사라졌다. 완전한 숙면 상태에 빠져든 조연 고양이.

 

 

그래도 또 눈떠서 밥도 제 알아서 잘 챙겨먹고.

 

 

열심히 흔들어주는 장난감에, 혹은 그 부지런한 성의에 감복해서인지 시큰둥하게 반응도 해주고.

 

 

 

그렇지만 모처럼의 돌잔치날, 초대받은 손님들에 지쳐버렸는지 테이블 아래에서 저렇게 큰대자로 뻗어 잠들고 말았다.

 

 

고양이 돌잔치에 초대받다. 돌잔치와 심지어 돌잡이까지 준비되었던, 굉장히 참신하고 재미있던 이벤트.

 

미달이라는 이름의 녀석은 다리가 좀 긴 먼치킨 암컷이라던데, 아마도 한국 최고의 복받은 묘생이 아닐까 싶다.

 

늘 그렇듯, 아니, 사람을 대하고 찍을 때보다도 더욱 사진을 골라내지 못해버렸던 건, 다 이뻐. 그리고 다 달라...;;

 

개인적으로는 좀더 고양이란 생물을 많이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기회.

 

 

photo by Pentax K-5, 16-50mm star & 77mm limited lens.

 

 

 

저번에 방문했을 때처럼 도도한 표정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녀석.

 

 

 

 

돌잔치를 앞두고 보타이를 매는 녀석, 저 그윽하고 매혹적인 눈빛이라니.

 

 

 

 

 

보타이가 성가신 듯 조금 긁적거리더니 이내 꾸벅거리고 마는 잠탱이기도 하다.

 

 

한살이나 먹었으니 사람 나이로는 십대 중반쯤 되나본데, 조금 저항하는가 싶다가 흔들리는 장난감에 넋을 빼앗기다.

 

 

 

 

 

 

 

 

 

 

그리고, 비슷비슷하다 싶어 스크롤을 내리다 나가버린 분들을 제외하고, 여기까지 고양이가 보여주는 매력적이고도

 

다양한 모습과 분위기에 끌려 따라온 사람들을 위해 공개하는 돌잔치상, 그리고 현수막.

 

 

녀석을 위해서는 연어를 갈아 만들었다는 조그마한 케잌이 준비됐다.

 

 

 

 

 

 

 

 

그리고 무려 돌잡이. 오래 살라는 축원이 담긴 실뭉치, 부자고양이로 살라는-부자 되길 바라는 주인의 마음이 담긴-돈,

 

의사가 되라는 건지 청진기를 대신한 고양이 진료용 면봉, 펜..은 대체 왜. 그 중에서도 녀석이 고른 건 장난감 쥐돌이.

 

주인내외보단 니 녀석이 훨씬 정상적이구나.

 

 

 

 

아무쪼록 오래오래 건강하게 행복하게 지내는 묘생이 되기를.

 

 

 

 

 

피크트램을 타고 올라선 높이에서 보이는 홍콩의 야경. 아무래도 홍콩의 밤을 만끽하기에 가장 좋은 포인트 중 하나.

 

 

그래서 그런지 갈때마다 사람들의 줄은 뱅글뱅글 꼬리를 물고 몇바퀴씩 또아리를 틀고 있다. 옆에 있는 마담투소 전시

 

티켓까지 같이 구매하면 더 빨리 입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유혹이 있지만, 밀랍인형 전시에는 그다지 흥미가 땡기지

 

않아서 늘 패스. 대신에 이렇게 옆에 전시된 피크 트램의 역사를 뚫어져라 공부하게 되는 듯.

 

오랜 기다림 끝에 이윽고 도착하는 협궤 열차. 사람들은 이미 잔뜩 달아오른 상태, 무질서와 혼잡이 극에 달하던 순간.

 

굉장히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야 하는 열차인지라 나름의 스릴이 있다. 그리고 급격하게 올라가는 고도에 발맞춰

 

점점더 내려다보이는 홍콩 도심의 야경 역시 점점 멋져보인다.

 

 

 

그리고 산정상의 매운 바람을 맞으면서도, 삼각대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몇 장 건진 홍콩의 야경들.

 

 

 

 

홍콩에 가면 꼭 하루쯤을 할애해서 잔뜩 걸어보는 거리, 캣스트리트. 대략 소호거리와 만모우 사원이 있는 일대랄까.

 

이런 식으로 거리에까지 넘쳐나오는 중국의 전통 예술작품들이나 현대예술작품들이 전시된 갤러리들도 많고,

 

샵 하나를 둘러보는데 반나절이 훌쩍 넘어버리는 홈 인테리어 아이템샵인 '홈리스'도 있고.

 

 

 그리고 골목골목 재미있는 벽화와 풍경들을 숨기고 있기도 하다.

 

 

 

완탕면이라거나 이탈리안 레스토랑같은 이런저런 맛집들도 골목마다 숨기고 있고.

 

 

 만모우 사원에서 풍겨나오는 짙은 향내에 이끌려 사원 안을 둘러보기도 하고.

 

 이렇게 나선형으로 배배 꼬인 채 늘어뜨려진 향을 따라 시선을 뱅뱅 돌리다보면 왠지 어지러워져서 나오게 되는.

 

 

 

 특색있는 건물들, 그리고 건물 벽면을 꾸민 벽화와 디자인들.

 

그 풍경 속에서는 이렇게 모냥빠지게 입구에 찌그려 앉아있는 아이들조차 멋져 보인다.

 

 

그리고 과거 중국의 골동품들이라거나 모택동 시절의 공산당 유품들을 잔뜩 내걸고 있는 골목통까지.

 

재작년에 왔을 때는 여기서 새빨간 색으로 된 마오쩌둥의 어록집을 샀었는데, 영어와 중국어가 병기되어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사방으로 이어지는 오르막과 내리막, 제법 가파른 경사길들.

 

 

 

어느 집앞에 있던 우편함은 이렇게 파스텔톤으로 불규칙하게 배열된 게 꽤나 센스있다.

 

 

캣스트리트의 어느 길가를 지나다 뭔가가 눈에 밟혀 다시 돌아와본 곳에는, 정색하고 있는 여자 얼굴이 그려진

 

오토바이 헤드라이트가 방긋거리고 있었다.

 

 

 

 

나비를 모티브로 한 앙코르 윈 호텔Encore Wynn Hotel, 옆에 붙어있는 Wynn Hotel의 소유주인 스티브 윈이 그의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선물했다는 아름다운 호텔이다.

 

 

 

카지노를 즐기는 사람들도 그렇지만, 카지노 게임장 자체의 분위기도 우아하고 세련된 느낌이다. 밝고 아늑한 분위기.

 

온통 호텔 로비나 벽면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화려하지만 천박하지 않은 색감의 나비 문양들.

 

제프 쿤스의 꽃다발이 호텔 안에 이렇게 놓여있어도 전혀 위화감이 들거나 부조화스럽지 않을 만큼의 현란함.

 

 

 

그리고 앙코르 호텔의 성가를 드높인 실내 꽃정원은 마침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그 매력을 더욱 뿜어내고 있었다.

 

 

 

이렇게 살짝 동양 느낌이 얹혀진 듯한 조명들이 늘어뜨려진 아름다운 로비.

 

현란한 색감의 벌룬이 띄워져 있는 곳 맞은편에는 이렇게 회전목마가 만들어져서 투숙객이나 카지노 이용객들의

 

눈을 붙잡고 있었다.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 있던 고급 호텔들은 미술품도 전시하고 공간을 가능한 화려하고 아늑하게

 

꾸미려는 게 당연하다지만, 라스베거스, 특히 그중에서도 윈과 앙코르 윈의 실내 장식은 최상급에 속하는 듯.

 

그리고 또다른 미술품, 아마도 이것 역시 제프 쿤스였던 거 같은데 반짝반짝 블링블링한 뽀빠이 입상.

 

 

 

 

라스베거스의 중심부를 따라 달리는 약 6킬로미터의 라스베거스 대로(Las Vegas Blvd.)를 부르는 다른 이름은 바로

 

스트립Strip. 그 길을 따라 걸어가면 라스베거스가 자랑하는 유수의 호텔들을 다 만나고 올 수 있다. 한때 살빠지는

 

사진이라고 해서 인터넷에 많이 돌아다녔다는 벨라지오 호텔의 말과 저 야릇한 문양들.

 

 

코스모폴리탄 호텔, 드높은 천장에서부터 카지노 게임장이 있는 로비까지 이어지는 화려한 크리스탈 레이스 커튼.

 

하도 많이 돌아다니다 보니 어디가 어디 호텔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와우, 하고 시선을 붙잡는 것들은 담았다.

 

최상급의 호텔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보니깐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고 더욱 호사스럽고 화려한 치장에 매진하게 된 듯.

 

베네치안 호텔, 역시나 베네치아의 수로 풍경을 실내 쇼핑몰 공간에 끌어왔다.

 

그리고 마치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 있는 거울의 방, 그 방의 화려함을 떠올리게 만드는 천장 벽화와 화려한 장식들.

 

베네치안 호텔의 상징과도 같은 천구의 모양의 장식물.

 

그리고 여기는..어디였더라. 벨라지오던가 아니면 미라지였던가. 커다란 선물박스가 포인세티아에 둘러싸였던 곳.

 

 

그리고 벨라지오 호텔. 수백개의 분수를 활용한 'O Show'로 유명한 벨라지오 호텔은 그 앞에서 무료로 삼십분 단위로

 

분수쇼를 펼치고 있기도 하다. 분수로 휘황한 외부에 뒤지지 않는 내부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장식들.

 

 

 

붉은 목도리를 두른 펭귄들은 이글루를 짓는 얼음조각을 들고 흔들흔들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이게 아리아였던가, 사람이 들어가 설 수 있을 만큼 커다랗고 빨간 하이힐.

 

 

호텔끼리 이어지는 쇼핑몰에도 부족함이 없는 섬세함과 감각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고.

 

 

시저스 팰리스였던가, 이런 식으로 그리스 로마 신대의 예술품들으로 특징을 잡고 있는 거 보니 아마도 그 호텔이 맞지

 

싶은데, 호텔마다 제각기의 컨셉과 디자인 스타일이 있어서 대충 어떤 분위기는 어디, 이정도는 분별할 수 있겠다.

 

라스베거스에 가면 호텔만 돌아다니며 구경해도 하루가 모자라다더니 역시, 메인 스트리트랄 수 있는 스트립만 따라서

 

주요 호텔들만 돌아보아도 이렇게 볼거리도 많고 분위기도 화사한 게 참 좋더라는.

 

 

 

 

 

 

올해는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2009년 이래 연속해서 6년째 우수블로그에 선정되다니 그저 기쁠 따름입니다.

 

자축하는 의미로다가, 이번에 받은 초대장 100장을 바로 배포합니다!

 

 

 

 

 

일시 : 2014년 12월 29일(Mon) AM 00:00부터


장소 : "다른異 색깔彩을 지켜낼 자유"(http://ytzsche.tistory.com)

● 자격 :
사진을 찍은 곳이 어디일까요 (1: 북한 평양, 2: 미국 라스베가스, 3: 몽골 울란바토르)

 

 

             + 초대장 받을 이메일~!^-^*

 

 

 

   (이렇게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ctrl+c/ctrl+v로 사방에 초대장을 요청하는 분들 중에서 불량 컨텐츠를 양산하거나

 

받고 나서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정말 필요로 하는 분께 드리고자 하는 최소한의 장치이오니

 

어렵게 생각하시거나 불쾌하게 여기지 말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주최 : yztsche(이채, 異彩)

제공 : 초대장 100


새벽 5시, LA에서 출발해서 Las Vegas로 달리기 시작했다. 온통 까맣기만 한 어둠 속을 달리다가, 문득 하늘이

 

벌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로스앤젤레스와 라스베가스를 잇는 15번 프리웨이, 모하비 프리웨이에서 일출을 맞았다.

 

 

까뭇까뭇하던 하늘이 지평선에서부터 조금씩 붉은 기가 번지기 시작한다. 가로등 불빛보다도 여린, 그렇지만 훨씬

 

압도적인 빛이 바야흐로 저 멀리서부터 떠오르려는 참이다.

 

 

마침 차를 세운 곳이 온통 황량한 사막 가운데를 지나는 프리웨이, 커다란 거인들처럼 고압선이 철탑에 지탱해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지점이었다. 차에서 내리니 윙윙거리는 소리도 들리고, 왠지 무시무시한 분위기를 자아내던.

 

그들이 버티고 선 하늘이 붉게, 그리고 조금씩 노랗게 밝아지더니 이윽고 조금씩 새파란 하늘빛을 짜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치 전파방해라도 당한 듯 하얀색 구름이 온통 으깨진 채로 하늘 곳곳에 내걸렸고.

 

 

조금 다시 달리다가 발견한 풍경은, 그야말로 황량하고 황량한. 덤불이 모랫바람에 휘둘려 이리저리 굴러다닐 법한

 

바싹 마른 대지 너머 희끄무레한 안개에 감싸인 저 멀리 어딘가의 커다란 산 하나가 홀로 섰다.

 

심야 운전의 위기는 사실 이맘때, 해가 막 돋아나 사방이 밝아지는 즈음에 도래한다. 다시 차를 안전한 곳에 세우고

 

잠시 눈을 붙이려다 발견한 직선 형태의 구름. 마치 차의 허리춤에서 뻗어나가 펼쳐지려는 듯한 날개 같기도 하고.

 

대충 세시간반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자며 쉬며 근 대여섯시간 만에 도착했던 거 같다. 중간에 잠시 쉬었던 곳에서

 

발견했던 재미있는 표지들, 사막 지대에 사는 동물들의 생태와 습성을 설명하고는 휴게소 곳곳에 그들의 발자욱을

 

남겨놓았다. 누군지 마침 그 발자욱이 닿는 곳에 차를 세워두고 문까지 활짝 열어두었길래 놓치지 않고 한장.

 

그리고 점점더 황량해지던 라스베거스 인근의 풍경들. 저렇게 근육질이 온통 울퉁불퉁한 거대한 산이 그냥 툭,

 

던져진 느낌으로 지평선에 꽂혀있고, 그걸 지나 한참 또 한참 지나가도 길이 끝나지 않는다는 게 미국여행의 매력.

 

 

 

 

 

 

 

작년말에 갔던 LA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언제 다시 또 오겠냐 했지만 이렇게 일년이 되기 전 다시 한번 오게 되다니.

 

무려 90여불에 달하는 일일권 티켓과 같은 값에 파는 'Buy a day, Get 2014' 티켓-그니까 일년 무제한 이용권을 사두길

 

잘했다. 더구나 이번에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하니 더욱 색다르기도 하고.

 

신용카드랑 비슷한 사이즈의 티켓. 현재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탈거리가 트랜스포머라더니 역시 티켓도

 

트랜스포머를 전면에 내세웠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내부에는 슈렉이라거나 트랜스포머라거나, 그린치라거나 온갖 영화속 인물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가장 신기했던 건 역시 디테일이 살아있는 트랜스포머의 등장 로봇들.

스튜디오 내부에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공간이 나뉘는 거 같다. 스튜디오 세트장 투어공간, 온갖 탈거리들, 그리고

 

이런 식의 잘 꾸며진 환상적인 거리들. 사진은 1938년대를 재현한 미국 거리에 꾸며진 크리스마스 장식들.

 

탈거리, 볼거리 중에서 손꼽히는 것 중 하나는 워터월드쇼. 실제 동명의 영화 세트장을 그대로 활용해서 지어졌다는

 

공간에서 배우들이 고난이도의 스턴트 액션과 전투신을 재현한다.

 

 

총알 대신 물대포를 쏜다는 점을 제외하면, 이렇게 펑펑 폭음이 들리고 화염이 하늘로 치솟는 장면 등은 꽤 실감난다.

 

게다가 객석과 공연장의 거리가 이렇게 가까운 걸 생각하면 화염이 훅 치솟을 때의 열감과 열풍은 깜짝 놀라게 되는.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커튼콜, 대략 20분 정도 진행된 공연은 하루에 네다섯 차례 반복되는 것 같은데,

 

기타 다른 볼거리나 탈거리들의 시간표를 입장시에 받아보게 되니 스케줄을 잘 짜는 게 관건인 듯.

 

 

그리고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세트장 투어. 아무래도 가장 대기시간도 긴 것 중에 하나인 것 같은데,

 

전기기차를 타고 실내외 세트장을 돌아보며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 식이다. 언어는 영어/스페인어/중국어만 지원.

 

여긴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영화 작품 중에서 뉴욕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의 거리 장면을 찍었던 세트장이라고 한다.

 

뉴욕의 상징 노란색 택시가 딱 버티고 선 앞에 까페는 여러 작품에 등장했던 까페라고 했던가.

 

 그리고 이렇게 그간의 작품에 등장했던 차들을 전시하고 있는 곳도 지난다.

 

꼭 슈퍼카에 준하는 차들만이 아니라, 'Back to the future' 시리즈에 나왔던 차들이라거나 모형차들 역시.

 

이곳은 특수효과를 시연해 보여주는 곳. 맑은 대낮에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정도야 스프링쿨러에 익숙하다 쳐도,

 

이렇게 순식간에 하천이 범람하고 홍수가 벌어지는 모습까지 보여줄 줄은 몰랐다.

 

거대한 선박이 항해중인 모습을 촬영할 때 이렇게 조그마한 모형을 두고 촬영하기도 한다고.

 

 

전설의 명작, '조스'의 유명한 장면을 재현하는 호수를 지나기도 했다. 상어 지느러미가 수면위로 나타나고

 

수영중이던 사람이 끌려들어가고는 이내 시뻘겋게 물드는 해수면.

 

 그리고 킹콩의 한 장면을 3D로 관람할 수 있는 곳도 있었고, 이렇게 비행기 추락사고 현장을 재현한 세트장도.

 

 실제로 비행기를 한대 구매해서 사고난 것처럼 실감나게 때려부쉈다는 게 가이드의 설명이었다.

 

 

실제로 이 세트장을 활용해서 찍었던 항공기 사고 장면들이 알게 모르게 여러 영화에 쓰였다고.

 

 

그렇게 한 나절, 일년여 만에 다시 찾은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온통 크리스마스였다. '심슨가족'이니 '미이라'니

 

'트랜스포머' 혹은 '쥬라기공원'이니 하는 다른 탈거리들도 조금씩 내용이 바뀌어 있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계속해서 내용을 바꾸어야 사람들을 계속 찾도록 이끌 수 있을 테니, 다음에 또 와도 실망하진 않겠다.

 

 

홍콩 몽콕의 랑함 플레이스 호텔에서 운영하는 정통 광동 요리 레스토랑, 밍 코트Ming Court. 

 

홍콩 미식대상에서 수상한 코스 메뉴들이 여러개 있지만 내가 맛봤던 건 2013년에 상을 받은 코스 메뉴.

 

 

레스토랑 내부의 럭셔리한 모습. 다소 늦은 저녁시간이어서 그랬는지 손님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푸아그라랑 새우 등 여러가지 해산물로 맛을 보는 에피타이저.

 

 

 저 하얀 주전자에 녹차를 담고 있는 온열기도 섬세하니 이쁘다.

 

 

 캐쉬넛과 소고기를 볶은 요리.

 

 

그리고 디저트로 나온 건 타피오카가 담겨 나오던 망고주스.

 

 

 

 

 

찜사쪼이에서 무작정 구룡반도의 서안, 바닷가쪽으로 걸어나가보기로 했다. 홍콩의 흔한 아파트 외관은 대체로

 

저렇게 자잘한 균열도 많고 에어컨 실외기가 덕지덕지 나와있으며, 게다가 페인트칠도 한꺼풀 벗겨진 느낌이다.

 

물론 동네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문득 지나치던 미용실이 너무 허름해서 놀랬다. 홍콩이라고 꼭 패션의 메카라거나

 

쇼핑의 천국인 것만은 아니지만,그래도 저런 헐벗은 의자라거나 물건들은 한국에서도 시골에나 가야 볼 듯.

 

 그러다 문득 나타난, 마치 한국의 가락동 농수산도매시장같은 느낌의 과일 도매시장.

 

과일의 왕 두리안도 잘 익은 것들을 나름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었다.

 

 

과일상자를 싣고 다닐 카트도 도처에 널려 있는가 하면, 과일가게 하나가 워낙 규모도 크고 다루는 과일도 많더라는.

 

 

아쉽게도 시간대가 맞지 않았는지 상점들이 많이 문을 열고 있지는 않았지만, 몇몇 열린 가게에서 분위기가 물씬.

 

고층건물이 내려다보는 가운데, 양쪽에 차양을 길게 늘어뜨린 과일가게에서 번지는 노랑색 불빛이 이쁘다.

 

 

어느 가게는 이렇게 아예 셔터에 과일그림을 그려놓기도 했고.

 

 

 

어둑어둑해지면서 갑작스레 쏟아진 스콜성 폭우에 숙소로 바삐 걸음을 옮기는 참. 여기는 옥시장이라고 했는데,

 

옥은 쪼가리도 안보이고 온통 문닫은 가게들 뿐이다.

 

 네이던 로드, 홍콩 구룡반도를 관통하는 커다란 큰길로 나와서야 방향 감각이 다시 생겼다. 그런데 정작 여기는

 

가게에 진열된 물건 앞에서 방향 감각을 상실한 꼬맹이 두명.

 

 

 비가 온통 쏟아붓는 풍경, 홍콩의 생활인들은 우산을 들고 비를 그을 곳을 찾아 발걸음을 서두르는데 난 어느 처마

 

밑에서 비를 그으며 아까 사둔 두리안을 맛보았다. 비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여유만만, 이것도 여행의 묘미.

 

스탠리에서부터 한 사십분 정도 걸어서 도착한 리펄스 베이. 중간에 인도가 없이 차도와 중첩되는 구간이 있어 조금

 

위험해 보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걸어서 갈 만 한거 같다. 어느순간 눈앞에 펼쳐진 리펄스 베이의 전경.

 

원래 리펄스베이는 20세기초부터 상류층의 별장들이 있는 걸로 유명했고, 지금 역시 홍콩 제일의 부촌이라고 한다.

 

 

그리고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이곳의 유명한 리펄스 베이 해수욕장이 사실 해외에서 수입한 모래로 조성한 인공의

 

해변이라는 점, 500여미터 정도 이어지는 완만한 곡선의 백사장이 전부 인공이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역시 해수욕장 배후에는 고층의 개성있는 건물들이 줄지어 있다. 마치 요새의 해운대 신시가지를 보는 느낌이랄까.

 

 

온갖 것들이 금지되어 있는 해안가. 하나하나 이미지가 꽤나  간명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틴하우 상 도교사원. 여기는 홍콩의 유력인사들이 기증한 불상과 신상들이 넘쳐나는데, 그중에서도

 

살펴볼 만한 건 바로 월하노인상이다. '그들이 사는 세상'에 나왔던 인연끼리의 붉은실이 매어있다는 설화가

 

바로 월하노인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

 

 

 

해안으로 길게 내밀어진 부두시설은 바다의 높이에 따라서 저렇게 철썩거리며 수면 아래로 잠기기도 하고,

 

아마도 좀더 낮시간에는 수면위로 불쑥 올라오기도 할 것.

 

 

 

 

홍콩에 가면 늘상 들르곤 하는 구룡반도나 홍콩섬 북쪽 말고 좀 새로운 곳에 가보고 싶었다.

 

센트럴의 익스체인지 스퀘어에서 6A 버스를 타고 스탠리로 향했다.

 

시내를 빠져나갈 때 좀 지체된다 싶더니 어느 순간 홍콩섬 남쪽의 해안선과 함께 구불구불 달리는 길,

 

스탠리의 상징인 머레이 하우스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탠리에 모셔진 틴하우 사원. 이곳은 호랑이의 보호를 받는 사원으로도 알려져 있다나.

 

 

머레이 하우스 앞을 장식하고 있는 석등들.

 

 

그리고 원래 센트럴 한복판에 있다가 여기로 옮겨왔다는 영국 식민지시절의 분위기 물씬한 머레이 하우스.

 

2차 세계대전때는 일본군 취조실로 이용되어서 기둥 곳곳에 탄흔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게 가이드북의 설명이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매끈하기만 한 외벽이라 총알자국은 커녕 스쳐간 자국도 못 찾았다는 게 함정.

 

블레이크 선착장 역시 홍콩 센트럴의 스타페리 선착장 인근에 있던 걸 이쪽으로 옮겨왔다고 한다.

 

 

 

여기는 뱃사람들이 안전과 풍어를 비는 조그마한 사원. 바다의 신을 모시는 북제고묘 밑에는 오랜 우물도 하나 있다.

 

 

그리고 스탠리에서 리펄스베이로 넘어가는 산책로 발견. 해안선을 따라 오르내리는 길을 따라 걷다보면,

 

제법 시간이 걸리는 거리이긴 하지만 걸어갈 만 했다. 바다를 끼고 수풀을 끼고 걷는 길.

 

 

 

 

 

해가 뉘엿뉘엿할 무렵, 구룡반도 남쪽의 쇼핑센터들을 둘러보며 홍콩의 이름높은 야경 레이져쇼를 기다리는 참이다.

 

 

어느 순간 해가 넘어간다 싶더니 하늘이 시퍼런 색으로 물들고는 이내 까뭇까뭇해지기 시작.

 

 스타페리에서 바라본 야경, 건물들이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온통 반짝거리며 빛을 발하기 시작하고.

 

 

옥수수처럼 생긴 홍콩의 IFC 건물도 알알이 노란색 옥수수알이 실하게 채워지기 시작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빛을 뿜어내는 홍콩섬의 마천루. 노란색 불씨를 간직한 스타페리가 바다를 넘나든다.

 

그리고 홍콩의 유명한 레이져쇼, '심포니 오브 라이트'. 홍콩섬 북쪽에 늘어선 건물들이 하나하나 악기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며 분위기를 만들어나가기 시작한다. 소리에 맞추어 움직임을, 그리고 그 움직임이 모여 율동을 만드는 건물들.

 

볼 때마다 느끼지만 레이져쇼 중에선 홍콩의 이것만큼 임팩트있고 이쁘다고 생각했던 건 없는 거 같다.

 

그리고 완전히 사위가 저물어 깜깜해지고 나서 다시 지나친 초저녁무렵의 그곳. 거대한 보랏빛 장미꽃다발은

 

밤이 되자 더욱 교교하고도 매혹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홍콩섬 남쪽에 닻을 내린 배에서 맥주와 버니니를 마시던 우리는, 적당한 취기에 따끈한 햇살이 뒤를 밀어대는 통에

 

어쩔 수 없이 요트의 본넷 위로 기어올라가 바다를 향해 뛰어내리고 말았다. 어찌나 멋지던지.

 

아침 댓바람부터 코즈웨이베이 앞에 집결하기로 했다. 프라이빗 요트들은 여기에 정박할 수 있다고 했던가.

 

 

사람들이 하나둘씩 요트 안에 탑승하기 시작하고, 선장님은 작대기로 항구를 밀어내며 배를 바다로 인도하기 시작했다.

 

 

스타페리가 진부하게 왕복할 뿐이던 바다에 횡으로 큰 궤적을 그리며 홍콩섬을 따라 요트가 달리기 시작.

 

도시를 벗어나 좀 초록초록한 공간들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했지만, 여기도 고층빌딩이 불쑥불쑥 자라난 건

 

서울이나 비슷하구나 싶다. 뜬금없이 섬 한가운데서 버섯처럼 자라나서는 몇 채가 서로 얼굴을 맞댔다.

 

 

 

 

한참을 달리고 살짝 홍콩섬의 해안선을 따라 구부러졌다 싶었다. 제법 들고 나는 해안선이 재미있는 리듬감을 준다.

 

그리고 정박. 저 너머에는 제법 사이즈가 되어 보이는 88열차 코스가 섬위에 떡하니 얹혔고, 그 앞 바다에는 요트들이.

 

 

요트를 타고 즐길 수 있는 게 단순히 달리는 것 뿐만이 아니구나 싶었다. 한군데 머물며 둥싯둥싯 파도를 느끼고.

 

잔뜩 쟁여간 맥주니 버니니니 간단한 스낵들이니 먹고 마시고. 그러다가 간단한 쿠킹 코스도 함께 하고.

 

 

여차하면 바다로 뛰어들어서 수영도 하고, 조금 무리하면 이 아저씨처럼 해안선까지 다녀오기도 하고.

 

 

 

다들 그저 즐거운 어느 여름날의 한때. 요트를 본거지로 해서 사방에서 삼삼오오 모여서는 웃고 떠드는 그런 분위기.

 

그렇게 한량처럼 보내는 시간은 화살처럼 날아간다. 네댓시간을 유유자적하다가 어느새 코끝은 빨갛고 타고

 

바닷물에 젖었던 몸에는 소금 결정이 생기기 시작했을 무렵, 홍콩섬 남부의 어느 항구에 배를 대고 상륙 준비.

 

 

 

이렇게도 많은 요트가 정연하게 마치 주차장에 차를 대놓은 것처럼 반듯반듯 세워져있는 모습이라니.

 

여전히 요트 위에서 널부러진 채 망중한을 즐기던 동료 하나.

 

조그마한 배로 갈아타서 항구로 상륙을 해야 한다. 요트는 여기에 반듯하게 주차할 예정.

 

 

홍콩섬 상륙 직전. 이렇게 잔잔하고 아름다운 바다에 이날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햇살이라면 배위에서 살겠고만..

 

 

그리고 부두에 어느 잡동사니들이 쌓여있는 창고. 아마 제각기 쓰임이 있겠지만 전혀 과문한 바 잡동사니처럼 보일 뿐.

 

요트 위에 있을 때는 그래도 이렇게 위압적인 느낌은 아니었는데. 조그마한 항구와 그 앞의 조그마한 부품점을

 

오만하게 눈을 치뜨고 내려보는 거인같이 고층 아파트들이 어깨를 맞댔다.

 

 

이제 여기서 각자 편한대로 다시 호텔로 돌아가거나, 아니면 근처에서 좀더 놀다가 돌아가기로 했다.

 

비슷한 행선을 가진 사람들끼리 택시를 하나씩 불러타고, 아닌 사람들은 조금 걷거나 근처의 바에서 낮술을 푸겠다며.

 

 

 

 

 

까몽이스 공원에서 세인트 안토니오 성당을 거쳐, 세인트폴 대성당을 지나 세나도 광장으로 내려가는 길.

 

빗발이 갈수록 굵어져 서두르던 참에도 옆으로 뻗은 골목 하나가 시선을 붙잡았다. 살짝 굽어진 코너 위로 붉은 사당이.

 

또 그냥 보아넘길 수는 없어 꾸역꾸역 올라와서 봤더니 나차 사당이었다. 어린이의 모습을 하고 역신을 퇴치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나차를 모시는 사당이라고. 사당 자체는 작은 데다가 들어가 구경도 할 수 없어 별 게 없는데

 

이것 역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랜다.

 

사당 안에서 커다란 쟁반 위에 올려져서 원뿔 모양으로 타들어가는 거대한 향, 그리고 향불을 피워올릴 때 세개씩

 

들고 불을 붙이더니 그게 바로 왼쪽의 커다란 초같은 향.

 

 

오히려 사당 옆에서 저렇게 허름한 건물들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의 삶이 더 흥미진진하고 입체적으로 보이는 거 같다.

 

그리고 잔뜩 비에 젖은 채 다시 마카오 페리터미널로. 지친 와중에도 쓰레기통을 이렇게 센스있게 만들어둔 것에

 

카메라를 들어 한 장 남겨두었다. 굉장히 감각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실수해서 버리기도 힘들만큼 이쁜 쓰레기통.

 

고속 페리를 타고 다시 홍콩으로 가려는 길.

 

우측으로 보이는 또다른 카지노 호텔의 붉은 불빛이 온통 희뿌옇게 찌뿌린 하늘과 물안개 속에서 선연하다.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침에 홍콩의 호텔에 우비니 우산을 빼놓고 오는 게 아니었다.

 

여전히 마카오의 뒷골목은 매력적이었고 우산을 쓰고 가는 사람들의 뒷모습도 카메라에 계속 담고 싶었지만

 

도무지 장대비가 쏟아지는 바에야, 게다가 우산이니 우비도 없는 바에야 방법이 없었다.

 

하얗게 회를 바른 붉은벽돌건물 외벽이 축축히 삽시간에 젖어들어가기 시작했고, 신발 속에서도 물이 찌걱찌걱.

 

 

원래 까몽이스 공원은 세나도 광장에서 도보로 20분에서 30분이면 도착하는, 마카오 시내의 걸어서 돌아볼 수 있는

 

포인트의 최외곽에 위치한 볼거리라고 했다. 날이 좋으면 할아버지들이 나와서 장기도 두고 새장을 들고 나와 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이렇게 비가 와서야 사람이 있을 리 없다.

 

어쩔 수 없이 후퇴. 궂은 날씨에 무리해서 움직여봐야 좋을 거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 욕심내지 않기로 했다.

 

잰걸음으로 돌아서는 길에 슬쩍 지나친 세인토 안토니오 성당. 포르투갈군대의 수호성인이 성 안토니오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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