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네팔 카투만두 국제공항 입국시 필요한 비자신청서

 

 

#2. 비자피 영수증 : 현금으로만 가능하며, 15일이내 체류시 25US$

 

 

#3. 입국신고서 : 처음에는 왼쪽의 노란 신고서를 들고 잠시 멘붕에 빠졌다가, 외국인용의 영어버전을 발견하고 안도.

  

 

#4. 트레킹을 위한 필수 카드 2종류 : Trekker's Card & TIMS Card

 

 

#5. 안나푸르나 푼힐전망대 입장료 : 25NPR(대략 250KRW)

 

 

#6. 포카라-카투만두 국내선 비행기티켓 : 편도 약 10만원, 소요시간 30분 (버스나 택시로 이동시 7시간 소요)

 

 

#7. 카투만두 동쪽, 공항에 인접한 파슈파티나스 사원의 입장권. 1,000NPR(대략 10,000KRW)

 

 

 

 

 

 * 플리트비체 Piltvice 국립공원 안내도

 

 - 2번 입구 에서 이어지는 무키네 마을 Mukinja Villa를 확인할 수 있다.

 

 

 

 

*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지도

 

 -아래쪽에는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을 구성하는 다수의 석회암 호수지대의 높이를 비교해둔 그림이 있다.

 

 

 

*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입장권.

 

  - 1일권 : 성인 80쿠나, 청소년 60쿠나, 아이 40쿠나

  - 2일권 : 성인 130쿠나, 아이 60쿠나

  - 입장시간 : 8:00-16:00

 

 

 

 

* 플리트비체 - 스플리트/자그레브 버스 시간표 (2013. 3월 중순 기준)

 

  - 스플리트행 버스 140쿠나 + 가방 운송비 7쿠나.

 

 

 

 

 

매표소에서 표를 끊으려는데, 선잠에 취한 듯 나른한 표정의 아주머니가 창구 안에서

겸연쩍은 듯이 반색을 한다. 며칠전 눈이 오고 나서는 평일에 사람 구경하기가 정말

쉽지 않은데 어쩐 일이냐며, "학생, 밥은 먹고 다니나" 했다. 경주시내를 돌고 오릉을 거쳐

남산 서북쪽의 포석정까지 걷느라 조금은 지쳐있었는데 그 따뜻한 말 한마디에 금세 훈훈.


에이 그냥 슬쩍 들어갈 걸 그랬네요, 하며 입장권을 받아든 내가 슬쩍 눙치니까 아줌마는

웃으면서 그랬다. 조그마한 공간에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그랬으면 바로 잡혔을 거라.

사실 경주는 고등학교 2학년때 수학여행으로 찍고찍고 돌아본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아이들과 놀고 장난치기 바빠서 어디에 뭐가 있었는지 제대로 기억도 안 나지만 워낙

교과서나 다른 곳에서 많이들 보이는 것들이라 대표적인 이미지들은 익숙하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포석정 내에 이렇게 아지랑이처럼 꼬물꼬물 피어오른 소나무라거나, 다른 그림들이

더욱 신선한지도 모르겠다.

이게 포석정의 대표 이미지랄까, 몇 그루 나무가 장승처럼 버티고 선 공간 안에 구불구불한

수로같은 것이 한바퀴 원을 얼추 그리고 있는 형상.

포석정 입장권에도 조악한 화질로나마 나와있는 사진이 바로 그거다. 왠지 10여년전 내가

고2때 받았던 입장권도 이것과 똑같았던 것 같은 아슬아슬한 기시감을 느끼게 하는 입장권,

그 안에 그려진 포석정의 계절은 가을이다.

원래는 포석정을 둘러싼 형식적인 울타리 안을 넘어 들어가면 안 되었지만, 아무도 없는

텅빈 포석정에 나를 따라하다가 문화재를 파손시키거나 망가뜨리는 사람은 없겠지 싶어서

슬쩍. 가까이 찰싹 달라붙어서 봤더니 다소 멀찍이서 보던 것과는 달리 경사진 게 보인다.

수로 위쪽에서 잔에 술을 채워 찰박이는 물 위로 띄우면, 자연스레 아랫쪽으로 내려갈 듯.

그렇게 구불구불 미묘한 동감을 살리면서 술잔이 내려가다가 저 아래쯤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그 술잔을 받았을 사람들이 떠오른다. 재미없게 밋밋한 수로를 내려가는 게 아니라 이리저리

물결치며 내려가도록 만들어진 수로가 슬쩍 돌아서 한 바퀴.


사실 옛날에는 이보다 훨씬 길었을 거라고 한다. '유상곡수연'이라는 이런 수로의 형태는

한중일 삼국에서 공통적으로 조성했던 형태지만 그 일부나마 남아있는 건 이 곳이 유일하단다.

비단 포석정이 없었어도, 이 곳의 숲이 신라인들이 이곳에서 노닐던 그때도 이렇게 아름드리

나무들이 울창하게 서서는 가지로 하늘을 가려주었다면 정말 풍류를 즐기기에 딱 좋았을 듯.

돌아나오면서 뭐랄까, 참 좋은 공간인데 포장이 엉망이란 느낌이 들었다. 최근 1박2일에서

경주 '스탬프찍기' 여행이 알려지면서 새로운 트렌드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그런 관광지

앞에 선 안내문이나 동선 안내가 워낙 부실한 거다. 게다가 그 장소의 얼굴이랄 수도

있겠고 계속 그 공간의 기억을 남길 만한 기념품이랄 수도 있는 입장권이 이렇게 부실해서야.


한자가 어영부영 섞인 한글로만 설명이 있어 외국 관광객들에게 불친절할 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이 읽기에도 참 무미건조하고 딱딱한 글로 적혀있을 뿐이다. 디자인은 말할 것도

없고, 이 공간에 대해 필요한 정보가 다 들어갔는지도 의문이다. 경주 시내 문화재들을

시간순으로나 장소순으로 읽어내릴 통합이미지나 번호라도 있으면 훨씬 좋지 않을까.




아야 소피아에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해본다는 손가락 넣고 돌려보기, 저 구멍에

엄지 손가락을 넣고 한바퀴 삼백육십도 회전시킬 수 있다면 소원이 이뤄진다던가. 대체 어떤

이야기가 얽혀있어서 저 구멍이 그런 '행운의 구멍' 역할을 하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그냥, 늘 행운과 소원성취를 바라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이야기 아닐까 싶다.

반쯤 돌리다가 선택의 순간에 직면, 손가락을 꺽어뜨릴 것인지 내 소원을 꺽어뜨릴 것인지, 아무래도

몸을 챙겨야겠다 싶어 포기하고 아야 소피아 2층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울퉁불퉁한 돌들이 나름

미끈하게 닳긴 했지만 여전히 꿀렁꿀렁, 옆으로 새는 길은 저렇게 철망이 쳐진 채 길을 막았다.

2층에서 보이는 풍경은 1층에서 볼 때와는 또 사뭇 다르다. 아무래도 저 화려하고 아름다운 금색

글자가 샹들리에와 함께 바로 눈높이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데다가, 창문을 바로 등진 위치라서

훨씬 밝은 탓인지도 모르겠다.

2층은 아야 소피아가 성당이던 시절 그려진 벽화나 기타 작품들을 전시해둔 미술관 같은 분위기.

무슬림들의 공간 모스크로 변하면서 회칠로 덮이기도 했던 그림들이라 도리어 보존상태가

양호한 건지도 모른다. 모스크를 꾸몄던 것들은 이후 다시 기독교도들이 이곳을 차지하면서

전부 돌이킬 수 없게 지워버렸다고 하니까 말이다.

그림과 글자가 어지러이 섞여 있는 데다가, 그림이 보여주는 전형성들, 그림에서 드러난

상징들을 보면 이 때의 그림이란 게 단순히 미감을 충족시키는 장식용이나 종교적 숭배의

의미 뿐 아니라 교육의 의미도 컸음을 짐작케 한다. 언뜻언뜻 드러나는 예수의 얼굴이

조금씩 다르게 표현되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같은 공간에, 다른 시기에 그려진 그림에서

나타나는 신의 형상이 변화한 건 역시 당대 인간들의 상상력 차이 아닐까 싶다.

천정의 무늬를 보란 듯이 한 겹 벗겨낸 뒤에서 드러나는 어슴푸레하지만 분명 다른 문양들.

아마 기독교도와 무슬림 간의 지배가 교차하는 과정에서 이 곳에서 지워진 상대의 흔적,

그리고 새롭게 덧씌워진 자신의 흔적일 텐데, 저런 식으로 절개된 모습을 보니 무슨 외과수술

같기도 하고, 역사의 지층을 드러내는 거 같기도 하고.

그렇다면 이렇게 벽면 가득한 문양들 뒤에서 새롭고도 오래된 흔적을 찾아내는 건 지층을

헤집으며 화석을 찾으며 과거 시간을 복원하려는 노력과도 비슷하겠다. 노란빛 일색으로

뎦였던 그 공간 뒤에서 웅얼대고 있던 옛 이야기를 찾아나서는.

또 한 편으로는 지금 겉으로 드러나 있는 이야기들을 더이상 허물어지지 않게 하려는 노력도

함께 진행중이다. 이미 오랜 이야기, 터키가 비잔틴 제국에 속했던 때, 술탄의 지배 하였던 때,

그런 기억들은 이미 도색된 물감들이 색을 잃고 먼지처럼 바스라질 만큼 오랜 시간이 흘러

이제 사람들은 이곳에서 기도 대신 사진과 이미지를 구하러 들르는 시대.

한쪽 돔에서 드러난 성모자의 벽화. 돔의 완만하지만 분명한 곡선벽에다가 그림을 그려넣는

작업은 굉장히 어렵지 않았을까. 그 굴곡진 면의 왜곡되는 정도를 생각하고 실제 아래에서

그림을 볼 때 어떻게 보여질지를 감안해야 했을 텐데.

어느 창 너머를 무심하게 시선이 쓸고 가다가 문득 멈췄다. 창 너머 언뜻 보이는 저 뾰족탑들은

블루모스크의 그것들, 담담하고 차분하지만 세련된 느낌의 옅은 청회색 미나렛이 이쁘다.

아야 소피아에 남아있는 모스크의 자취, 1층과 2층 사이에서 여성들을 위한 기도공간.

나오려다가 마주친, 전등을 갈고 있던 아저씨들. 이 공간에 켜져있는 샹들리에만 수십개니까

거기에 달려 있는 전구는 대체 몇 개나 되려나. 의외로 저분들 하루에 해야 할 일이 많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출구로 돌아나오는 길에 올려다본 천장들, 천장을 꾸민다는 행위는 뭐랄까, 가장 덜 필요하면서

또 가장 재력과 위엄을 과시할 수 있는 방법 아닐까 싶다. 공간에서 눈이 가 닿을 마지막 부분이

아마도 천장, 그리고 화장실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 화장실은 아예 공간 밖으로 빼내어 버리고

천장에도 이렇게 공을 들여 무늬를 그려넣고 모양을 만들고.

아야 소피아의 복잡한 내부 구조를 생각하면 당연한 걸 수도 있겠지만, 그 외부는 역시 만만치

않은 복잡한 구조로 이리저리 꺽이고 휘어지고. 이렇게 거대하고 위대한 건축물은 그래서 역시

바싹 붙어서 보려다간 전혀 알아볼 수 없고 도리어 혼란에 빠져버리는 건지도 모른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완상하는 게 가장 잘 파악하는 길인지도.

원래는 이곳에서 무슬림들이 발을 씻고 손을 씻는 곳일 텐데, 더이상 모스크로 기능하지 않는

이곳에서는 더이상의 실용성을 잃은 정자 정도랄까. 이날처럼 비가 오던 날은 잠시 안에 들어가

일행을 기다릴 수 있는, 비를 긋는 공간으로 쓰였다.

그리고 굉장히 쿨한 모습으로 금발을 휘날리며 앞서 걷던 두 분의, 아마도 프랑스 아가씨들.

전혀 아야 소피아와 연관되지 않는 사진이라지만, 그래도 출구가 저렇게 생겼구나 정도를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이니 전혀 억지로 끼워넣은 건 아니다.ㅋ




지브리미술관 구조를 소개하는 브로슈어, 그치만 이것만 봐서는 통..뭐가 뭔지 한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게다가

무려 한국어를 포함한 다섯개 언어, 일본어까지 합치면 여섯개 언어로 소개가 되어있음에도 그다지 쓸데있는

정보는 안 담겨 있는 거 같다. 명색이 미술관인데, 더구나 지브리의 특성을 살려 만화로 표현해놓은 지도인데.

지도는 보고 나면 여기가 어디고 어디로 가야할지는 최소한 알아야 할 텐데. 어떻게 이럴 수가.

브로슈어 뒷면에 적혀 있는 문구 하나, 이 모든 의혹을 해소하는 강력한 단서가 되어 주었다. '미아가 됩시다,

다 함께!!'라는 문구다. 영어로는 'Let's lose our way, toghether'라나. 이들은 지브리 미술관에 들어온 사람들을

모두 길잃고 홀리게 만들어 기념품점을 싹싹 긁어가게 만들고, 지브리홀릭으로 만들 생각인 거다.


더구나 미술관 내 사진촬영, 비디오촬영은 모두 금지라니. 이러니 지브리에 두고 온 내 금쪽같은 추억들이

더더욱 소중하고 아름답게 풍화되는 거다.

지브리의 입장권 두 장. 이걸 갖고 미술관 지하 1층으로 가면 오로지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는 지브리의

단편 만화영화를 볼 수 있다. 약 15분에서 20분 가까이 되는 작품을 매시간 세 타임씩 틀고 있었다.


위의 입장권은 '붉은돼지'의 한 장면, 밑의 입장권은 '포뇨'의 한 장면, 필름을 이렇게 몇 컷씩 잘라내어 다시

입장권으로 재생한다는 발상도 참 감탄스럽다. 이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기념품.

지브리 스튜디오 입장권을 사전 예매하고 현지에서 받기로 했는데, 한국에서 미리 예약할 수 있는 곳은 대한여행사

뿐이라고 많은 블로거분들이 그렇게 알려주셨기로 나 역시.




앙코르왓을 돌아보는 루트는 짜기 나름이다. 몇 권 들춰본 가이드북마다 제각기의 코스를 제안하고 있었는데,

그건 대개 가이드를 대동하고 뚝뚝을 이용하는 걸 전제로 깔고 있었다. 여행이라고 와서 오토바이로 윙윙 지나는 건

왠지 아니다 싶어서, 첫날은 우선 자전거를 타고 달려보기로 했다. 숙소에서 하루에 3달러에 대여해 주었고, 사고에

대비한 예치금 20달러를 별도로 내야 했지만, 이미 자전거를 이용한 그랜드투어, 스몰투어 코스가 있을 정도로

자전거 이용은 활성화되어 있다. 근데 실제로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은 전부 서양인이었다는.

자전거를 타고 숙소에서부터 앙코르왓까지 밟아댄 설레는 아침. 출근길의 캄보댜 사람들이 신기한 듯 흘낏대며

쳐다봤고, 승용차와 트럭과 뚝뚝과 오토바이(모또)와 자전거가 뒤섞인 도로는 생각보다 정신사나웠다. 알고 보니

아직 캄보디아는 제대로 된 교통질서가 확립되지 않았다던가. 신호등이나 교통 체계, 표지판 같은 게 꽤나 취약하다.

그래도 모두들 알아서 조심조심, 비록 차선도 무시되고 역주행도 흔한 일임에도, 별탈없이 유유자적 흐름을 잘 타고

있었다.

달리다가 보니 어느 순간 한적해진 길, 아마 씨엠립 시내 중심부까지의 출근길을 벗어나 앙코르왓으로 빠지는

길 어귀에서부터 급 한가해졌던 것 같다. 이제 자전거를 타며 카메라를 찍어대는 묘기를 부리기 시작. 춤추는

카메라에 길가 좌대가 잡혔다. 저건 뭘까. 양주병, 음료수페트병, 그리고 큼지막한 깔대기 하나까지.


뭐냐면, 오토바이 혹은 개조한 삼륜차 뚝뚝이 주된 교통수단이 되고 있는 나라인지라, 기름을 저렇게 병 단위로

사서 즉석에서 주유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다. 빈병은 어디서 났는지, 저런 비싼 고급양주병이 흔할리가 없는데.

알고 보니 워낙 흔히 보이는 풍경이라 나중엔 그러려니 했지만, 처음엔 어찌나 신기하던지.ㅎ

캄보디아, 라고 하면 무지 멀어보이고 무지 못 사는 나라같지만-또 실제로도 맞긴 하지만-생각보다 세련되었달까

잘 꾸민 여성들, 남성들도 눈에 종종 띄었다. 특히 씨엠립같은 시골 관광마을 말고 프놈펜같은 수도로 가면 더욱.

매우 '컨츄리틱'한 '구루마'와 나름 세련된 스타일의 뽀얀 여성분.

이런 식으로 기름을 팔기도 한다. 휘발유와 디젤인가, 아마 그렇게 두 종류인 듯 한데 그냥 드럼통을 갖다놓고

저기서 바로 뽁뽁이로 주유. 아까 봤던 병들이 기름보다는 일보 전진이라 해야 할지.

아침 일곱시부터 서둘러 나서서 그랬는지, 앙코르왓까지 가는 길은 무척이나 한적했다. 드문드문 현지 사람들과

함께 달리기도 하고, 아직 관광객들은 아침을 먹고 있나보다 싶었다. 어쩌다 보니 중간에 길을 잘못 들어 입장료

사는 곳을 지나쳐버린지라 좀 돌아가야 했지만, 덕분에 아침부터 한시간 이십여분을 줄창 자전거로 달려야했지만,

꽤나 재미있었던 라이딩.

아침부터 사이좋게 아이스크림을 빨며 자전거를 타던 귀여운 남매, 자전거를 타고 카메라를 두리번대는 내게

자신있는 ^^V 제스처를 취해준다. 스스럼없는, 그리고 그저 친근한 그 태도에 나 역시 활짝 웃고 말았다.

옆에서 미친듯이 페달을 밟으며 맹추격했던 꼬맹이 녀석. 저 의지에 가득찬 눈빛과 그야말로 건각(健脚). 건강한 다리.

나랑 한동안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유쾌하게 앙코르왓으로 향하는 정글 가운데 이차선 도로를 점령했던 꼬마친구.

입장소에서 파는 앙코르왓 입장권은 1일 패스, 3일 패스, 그리고 일주일 패스. 3일짜리, 일주일짜리는 즉석에서

사진을 찍어준다. 저 여자분 뒤에 조그맣게 캠이 설치되어 있는데, 그걸 찍으려는 순간 여자분이 몸으로 가려버려

의도치 않은 도촬...ㅡㅡ;; 좀 더 웃는 얼굴로 나왔음 더 이뿌셨을 텐데 아쉽..

보통 앙코르왓을 제대로 보려면 최소한 3일 패스는 써야 한다고 한다. 워낙 넓은 지역에 많은 사원들이 흩어져있어서.

1일 패스는 20달러, 3일 패스는 40달러, 일주일 패스는...모르겠다. 입장권의 배경은 앙코르왓 유적의 정수 중 하나인

'반띠아이 쓰레이'. 여긴 앙코르왓서 약 30킬로 떨어져있어서 차량을 타고 가야 한다.

입장권을 사고 다시 앙코르왓으로 힘차게 페달을 밟는 길, 길을 좀 헤멘 탓인지 툭툭을 타고 속속 도착하고 표를

사 떠나는 여행객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맘이 급해졌다.

그래도 이미 한시간여 자전거를 내리 달린 데다가, 입장권 판매소에서 앙코르왓까지는 2-3킬로미터를 또 달려야

하는 터라 길가에 과일판매대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바나나, 용과, 라임, 오렌지 따위를 팔고 있길래

용과를 사서 다시 출발하려는데, 저토록 편안해보이고 재미있어 보이는 해먹에 자꾸 눈이 갔다.

앙코르왓을 둘러싼 100미터짜리 해자, 그 바깥쪽 둔덕에 앉아 아이들을 씻기고 있던 아주머니. 아이들 셋을 혼자

단도리하려면 얼마나 힘들까 싶다. 해자가 얼마나 넓던지, 아침햇살을 맞으며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감싸니 마치

여름날 한강 상류에서나 마주할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뜨겁게 이글거릴 햇볕을 예고하는 짙은 물안개.

물안개 너머 보이는 앙코르 왓의 실루엣.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아마 한시간 넘게 쉼없도록 달린 자전거

탓도 있겠지만, 툭툭 타고 슝 왔으면 왠지 이런 설렘은 덜하지 않았을까. 자전거 타고 첫날을 시작하길 잘했다 싶은

순간이었다.

문득 돌아본 길가엔 코끼리 주의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음..코끼리가 노니는 땅이로구나.

짙은 정글, 그 사이 놓여진 얄포름한 포장길 한 줄. 그렇게 한참 가다가 문득 당도한 앙코르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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