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 포츈쿠키가 사실 중국의 전통과자가 아니라 바로 이 곳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타운

 

발명품이었다는 건 조금 서프라이즈. 1800년대 후반에 이곳에 정착한 중국인들의 영악한 상술이라고.

 

 차이나타운의 좁은 골목통을 헤집어 발견한 포츈쿠키 공장, 조그마한 창고 같은 건물 안에 과자 냄새가 가득하다.

 

공장 개방조차 허투루 보아넘기지 않는 중국인들의 감각은, 사진 촬영을 원하는 이에게 50센트를 부과중이었다.

 

 

그야말로 장인의 손놀림, 쉴새없이 재게 놀리는 손가락 틈새로 얌전히 접힌 포츈쿠키가 살포시 내려와 앉는다.

 

그리고 한켠에는 쿠키 안에 들어가야 할 행운의 메시지. 장인들의 손 안에 하나씩 집혀서는 쿠키 안에 빨려들고 있었다.

 

 

두어명의 직원들이 쉼없이 쏟아내는 포츈쿠키는 대체 어디까지의 시장을 커버하는 걸까. 해외 수출도 하려나.

 

한곁에는 어느 정도 열기가 빠져나간 바삭한 포츈쿠키가 빠른 속도로 쌓이고 있었고, 어느 정도 쌓인 쿠키는 봉지로.

 

 그러고 보면 정말 내부에 별다른 건 없는데, 그래도 50센트 주고 슬쩍 들어가서 한번 둘러볼 만은 한 듯.

 

 

 

 

포카라의 페와 호수. 히말라야에서 터져나온 물줄기가 모여 호수를 이루었다는 곳이다. 해발 800미터의 포카라에서 해발 8,000미터의

 

즐비한 산봉우리들을 바라볼 수도 있고, 날이 맑고 좋으면 호수면에 비친 또다른 히말라야 영봉들을 볼 수 있다는 명소기도 하다.

 

 

 

굉장히 커다란 호수 주변에는 레스토랑과 바들이 성기게 늘어서서는 관광객들을 맞고 있기도 했지만, 여전히 네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빨래도 하고 낚시도 하고, 잠시 그늘에 쉬어가는 생활의 공간인 듯 했다.

 

띄엄띄엄, 뭔가 아직은 본격적인 관광지라기엔 엉성해보이는 배후시설들. 그래도 몇몇 군데 레스토랑은 당장 들어가 눕고 싶은

 

푹신한 쿠션이나 해먹을 걸어두고 있었다. 모히토 같은 거 한잔 하면서 한나절 빈둥대기에도 좋을 법한 곳.

 

 

아니면 저 산봉우리, '사랑곳'이라는 이름의 1,500여미터 고지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것도 시도해봄직하다. 쉼없이 산봉우리에서

 

낙하하는 분분한 낙하산들. 히말라야 산봉우리들을 뒤로 한채 휘적휘적 바람을 타며 내려오는 모습이 굉장히 재미있어 보였다.

 

 

페와 호수 가운데에는 조그마한 섬이 있는데, 힌두교 여신을 모셨다는 바라히 사원이 세워져있다고 한다.

 

 

선착장으로 가서 배를 빌려타기로 하고 가는 길에, 거리의 악사가 잠시 내려둔 네팔 전통 현악기와 타악기를 보았다.

 

현악기의 경우에는 그다지 맑거나 이쁜 소리는 아니고, 좀 탁하고 텁텁한 소리가 났던 거 같다. 튜닝장치도 좀 엉성해보이고.

 

 

 

호수변을 따라 좀 걷다보니 나타난 선착장. 배들이 전부 여기다 모여있었다.

 

 

선착장에서 배를 한시간 빌리고, 코스는 가운데의 조그마한 섬을 돌아보고 호수를 크게 한번 돌아보는 걸로 잡았다.

 

뱃사공이 포함된 요금은 400루피, 한국돈으로는 대충 4천원쯤인데 그에 더해 구명조끼 대여 비용도 개당 20루피.

 

  사랑곳 너머 새하얗고 두툼한 구름이 잔뜩 깔려있어 보이지 않지만, 저쪽 방향이 히말라야의 하얀 만년설 봉우리들이 우뚝

 

솟아있는 곳이라고 했다. 하늘이 맑고 구름이 방해하지만 않는다면 호수면에 그대로 반사되어 멋진 풍경이 보인다던데.

 

바라히 사원이 세워져있는 페와 호수 가운데의 조그마한 섬.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원에서 기도도 할 겸 더위도 식힐 겸 들어왔다.

 

해발 800미터의 포카라는 바나나나무가 길거리에 왕성하게 자라나있는 열대기후에 가까운 지역이다. 얼마전까지 안나푸르나에서

 

밤새 추위로 떨었던 걸 생각하면 믿기 어려울만큼의 온도차이다.

 

 

그리고 조그마한 섬을 꽉 채우다시피한 바라히 사원의 모습들.

 

힌두교도로서 하루를 맞을 때 신을 경배하는 의미로 이마에 새기는 빨간 꽃장식을 한 아저씨와 아이가 호숫가로 나왔다.

 

그리고 바라히사원의 중심탑. 왜 그리도 비둘기가 많던지, 그 녀석들이 푸드덕거리고 사방으로 종횡무진 날아대는 통에 시껍했다.

 

호숫물도 왠지 색깔이 혼탁해보이고 지저분해 보여서 뭐가 살기는 하려나 싶었는데, 팔뚝만한 고기떼들이 섬 주변에 잔뜩 몰렸다.

 

 

바라히 사원에서 소원을 빌고 향을 올리는 사람들. 스스로의 이마 가운데에 붉은 꽃잎을 묻히듯 사원을 지키는 사자상들에도,

 

그리고 신들의 조각상들에도 온통 붉은 꽃잎이 핏물처럼 흐르고 있었다.

 

 

 

섬 주변을 에워싼 안전망 너머로 뭐가 그리도 궁금한지, 조그마한 꼬맹이가 위태롭도록 올라가서는 수면을 바라보느라 정신없다.

 

힌두교 최고의 신 시바와 팔바티의 아들, 가네쉬의 신상. 실수로 아들의 목을 베어버린 파괴의 신 시바가 급한 대로 지나던 코끼리의

 

얼굴을 대신 붙였다는 신화가 바로 가네쉬가 코끼리 형체를 가진 신으로 정형화되는 근거가 되었다고 한다.

 

 

섬의 부둣가에서 신에게 바칠 꽃을 팔고 있는 여인, 그리고 맞은편 부두에서 섬을 향해 순례하러 오려는 수많은 사람들.

 

 

바라히사원에 마지막으로 눈길을 주고는, 다시 보트에 올라타기로 했다. 이제부터는 호수를 한바퀴 크게 돌아볼 차례.

 

내가 탄 보트도 다른 배에서 보면 저런 모양새인 거다. 나와 가이드는 샛노랑 형광색의 구명조끼를 입었고, 사공은 노를 젓는다.

 

  혹은 단체의 경우 저렇게 그늘막이 드리워진 배를 타기도 하는 것 같다. 뜨거운 태양빛을 가릴 수는 있겠지만 왠지 집이 둥둥

 

떠내려가는 것 같은 느낌이라 직접 타면 그다지 운치는 덜하지 않으려나 싶기도 하고.

 

호수의 맞은편, 굉장히 울창한 숲이 호숫가에까지 이어져 있었는데 가끔 원숭이나 사슴떼들이 사람 구경을 하기도 한단다.

 

호수 수면위에 온통 둥둥 떠다니는 풀떼기들 때문에 아무래도 호수가 더럽지는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래도 수면을 뒤덮은

 

해파리떼같은 부레옥잠들도 제법 이쁜 꽃을 틔워낸다. 연보랏빛의 하늘거리는 꽃잎, 진흙 속에 뿌리박은 연꽃이나 부레옥잠 꽃이나.

 

 

 

이 드넓은 페와 호수에 기대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지 않을까 싶다. 일종의 어업이라고 해야 하나. 배를 가지고

 

이렇게 관광객들을 유람시켜 주기도 하고, 팔뚝만하던 그 물고기들을 잡아서 팔기도 하고.

 

  그리고 다시 사랑곳. 왠지 한국어와 뭔가 관련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로맨틱해보이는 이름이지만,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한다.

 

영어로는 Sarangkot이라고 쓰던, 저 산봉우리를 언제고 다시 찾아서 패러글라이딩을 꼭 해봐야겠다는 다짐.

 

 

 

한시간을 꽉 채운 뱃놀이가 끝나고 다시 출발했던 선착장으로 돌아가는 길.

 

커다란 호수 곳곳에 흩어졌던 배들이 제각기의 궤적과 페이스로 선착장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많은 배들을 꽁꽁 동여매서 배다리를 만들면, 이곳에서부터 바라히 사원이 있는 조그마한 섬까지 금세 이어져서는

 

사람들이 다니기도 훨씬 편하지 않으려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생각보다 다양한 원색으로 두텁게 칠한 보트들이 이쁘다.

 

그 작은 보트가 미어지도록 사람을 태우면 이렇게 많은 사람을 태울 수도 있다. 보트 허릿춤이 거의 물살이 찰박거리도록

 

가라앉아서는 묵직하게 나아가는 보트. 저분들은 전부 바라히 사원에 기도하러 가시는 현지분들인 듯.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무키네 마을의 유일한 레스토랑에서 피자 한판과 맥주 두병으로 맛난 점심을 해치운 후에 슬슬 숙소를

 

찾으러 눈보라 속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꽃이 만발한 작고 이쁜 민박집들이 열지어 서있어야 할 마을에는 온통 눈밭.

 

 그래도 용케 문 하나 열린 집을 발견하고, 사람이 지나지 않은지 엄청 오래 되었는지 허벅지까지 쌓인 눈을 지나 드디어 체크인.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입구는 두 개, 1번입구와 가까운 라스토바차 마을과 2번입구와 가까운 무키네 마을인 셈인데,

 

아마 공원이 폐쇄되었을 거라는 주인아저씨의 만류를 무릅쓰고 산책 겸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사람 하나 없는 길. 그래도 드문드문 제설차가 지났는지 큰 길에는 제법 눈이 치워진 흔적이 남았지만, 그 너머는 온통 눈이다.

 

 

 본격적으로 산길. 마을에서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가면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카르스트 호수들이 이어지는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이다.

 

 

 그렇지만 온통 눈. 어쩌다 만난 관광객 커플에게 앞의 상황을 물었더니 공원은 폐쇄되었고 사람 하나 없는데다가 길도 끊겼댄다.

 

그래도 일단, 풍경이 넘넘 이뻐서 무작정 앞으로 홀린 듯이 나가게 된다. 인적은 끊기고, 소복소복 쌓이는 눈에 소리는 모두 지워지고.

 

 

부지런히 길을 틔워놓는 제설차량의 바퀴자국. 그 위에 다시 소리없이 나려들며 흔적을 지우는 백배 더 부지런한 눈.

 

 

 

이윽고 도착한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2번 입구. 폭설이 아니었어도 이미 입장시간은 아니었구나. 아침 8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오픈.

 

내친 김에 다른 정보들도. 성인용 1일 티켓은 80쿠나, 아이는 40쿠나로 반값, 그리고 이틀짜리 티켓은 성인 130쿠나, 아이 60쿠나.

 

 

 

모른 척 하고 아무도 지키지 않는 입구를 넘어서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섰다. 온통 하얀 세상, 나만 혼자 남겨진 듯한 착각.

 

누군가의 발걸음을 희미하게 지워둔 채 허벅지까지 들어가는 눈폭탄이 그곳에 있었다.

 

 

찔끔 겁이 나 버려서, 어디선가 들리는 졸졸졸 물소리를 따라 조금 더 내려가다 말고 포기하기로 했다.

 

여기선 발을 헛딛고 추락하거나 눈밭에서 뒹굴다가 죽어버려도 한동안은 아무도 찾지 못할 거 같단 생각이 들길래.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전경이 담긴 안내판 위로 수북하게 눈을 이고 지고 있는 나뭇가지들이 축축 늘어져버렸다.

 

 

 

 

 

그리고 이젠 더이상 뭐라 할 말도 없는 하얀 세상.

 

 

 

 

 

저 아랫쪽으로 보이는 데가 아마도 초록빛 신비로운 색감의 플리트비체 호수들이 웅크리고 있는 국립공원 내부.

 

 

 

 

 안내판도 온통 눈으로 하얗게 지워져 버려서, 대체 어디가 어딘지, 아까 밟아 내려왔던 길을 다시 그대로 찾아 올라가기도 힘든.

 

 

 그래도 불쑥 튀어나온 표지판에 의지해서 다시 찾아온 무키네 마을, 사실 2번 입구와 무키네 마을은 고작 2킬로 남짓

 

떨어져있을 뿐인데 이렇게 눈이 푸지게 내리고 길을 지워버려서야 도무지 거리감각이고 뭐고 없다.

 

 

아까 눈여겨보았던 그 슈퍼마켓. 와인을 한 병 사고, 700ml짜리 라키야를 한 병 사고, 일하시는 아주머니의 추천을 받아

 

안주로 제격이라는 치즈랑 오렌지, 올리브 좀 사들고 숙소로 돌아가 성찬을 벌이기로 했다.

 

이런 곳에 세워둔 차는 길고 지루한 겨울이 지나고 나서야 제대로 움직일 수 있으려나, 상태는 괜찮으려나 괜한 걱정.

 

 

 

 

 

태국 중부의 국립공원 휴양지 꼬싸멧, 역삼각형 모양 자그마한 섬의 무게중심쯤에 있는 뷰포인트에서 바라본 코발트빛 바다.

 

하루 300바트짜리(약 11,000원) 스쿠터를 대여해서 거의 산악 오토바이 수준으로 역동적인 코스를 내달린 후에

 

도착한 뷰포인트, 사실은 섬의 남단까지 가보려 했지만 비포장의 산길이 워낙 울퉁불퉁해서 그만 돌아가기로 했다.

 

 

제법 높은 지대까지 올라와서 자그마한 섬이 온통 눈 아래, 게다가 이런 각도로 굽어보니 바닷물 빛깔도 훨씬 깊고 푸르다.

 

돌아오는 길에 섬의 동쪽 해안가를 따라 형성된 비치를 하나씩 돌아보며 쉬엄쉬엄, 음료도 마시고 바다도 보고.

 

저 서양 아저씨는 바다를 바라보며 태극권을 하는 듯 한참동안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여긴 모래보단 돌로 이루어진 해안인 듯, 잠시 앉아서 코코넛 주스를 홀짝홀짝.

 

꽃과 양산으로 장식된 코코넛 열매엔 물이 그득 담겨있었고, 하얗고 탱글한 젤리 역시 두껍게 붙어있고.

 

해변에선 어느 서양인 커플이 영화를 찍고 있는 중.

 

해안에서 다시 비포장도로로 올라가는 길, 정글 한가운데로 스며들어가는 느낌이다.

 

24시간동안 빌려서 열심히 타고 다닌 125cc 혼다 스쿠터. 기름은 일단 만땅 채워주던데, 섬 내부를 아무리

 

돌아다녀도 절반도 채 닳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느 골목 어귀에선가 만났던 용 그림. 화려한 색감의 용 두마리가 입을 쩍 벌린 채 지키고 섰다.

 

동쪽 해안가에는 방갈로나 값싼 숙소가 많이 모여 있었는데, 그런 숙소들을 가리키는 표지들.

 

슬슬 해가 저물기 시작하는 서쪽 하늘.

 

 

 

둥근 홍등이 주렁주렁 내걸린 장대들이 맥주병이 놓인 테이블들 사이에 가로수처럼 불을 밝혔다.

 

 

몇걸음 내딛지 않아 바다에 들어가 파도랑 놀다 온 사람들이 물을 뚝뚝 흘리며 테이블에 앉아 저녁을 먹는 시간.

 

자그마한 해안 모래사장 곳곳에 색색의 조명들이 불을 밝히고 한줌의 사람들을 꼬드기는 시간.

 

 

 

순식간에 까맣게 불살라진 하늘 아래 점점 휘황찬란한 느낌으로 번뜩거리는 노랗고 붉은 등불들.

 

 

찜사쪼이의 스타페리 선착장, 빅토리아 항을 향해 활짝 열린 창문들 너머로 보이는 홍콩 찜사쪼이의 스카이 라인.

 

그리고 바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센트럴과 완짜이의 스카이라인. 스타페리를 타고 건너갈 예정이다.

 

한가로운 시골의 버스 터미널을 연상케 하는, 적당히 촌스럽고 한가로운 분위기의 선착장 내부.

 

스타페리, 라는 이름은 굉장히 럭셔리해 보이는데 실제로 빅토리아항을 오가는 스타페리들은 그렇게 럭셔리하진 않다.

 

다만 배 위에서 반짝거리는 별 모양 쇠장식이 눈에 가까스로 잡히는 정도.

 

 

 

 

찜사쪼이에서 센트럴, 찜사쪼이에서 완짜이, 다시 센트럴에서 찜사쪼이, 완짜이에서 찜사쪼이. 네가지 경로로 바삐 다니는 배들.

 

 

그 와중에 온갖 개인 선박이나 화물선들도 낑겨 다니느라 바다 위는 제법 바쁘다.

 

 

찜사쪼이의 명물 시계탑이 굽어보고 있는 선착장에서, 막 도착한 스타페리에서 우르르 쏟아져내린 사람들이 걸어나가는 참.

 

스타페리 옆에 새겨진 배의 정식 이름은 'Twinkling Star', 반짝이는 별이란다.

 

 

'트윙클링 스타'페리호를 타고 완짜이로 가는 길, 홍콩 컨벤션/엑시비션 센터를 지나고, 그 뒤로 센트럴 플라자가 보인다.

 

 

점점 가까워지는 홍콩 컨벤션 & 엑시비션 센터.

 

그리고 깜놀하게 생긴 옛 범선 모양의 배도 시야를 가르며 달려나가고.

 

뒤로 돌아보면 저만치 조그마한 미니어쳐처럼 보이는 시계탑과 찜사쪼이의 선착장.

 

 

이제 센트럴 선착장에 도착. 찜사쪼이에서 센트럴까지는 대충 6-7분 걸린 듯 하다.

 

스타페리에서 내리기 전, 방금까지 따끈하게 엉덩이로 덥혔던 의자를 슬쩍 살폈다. 좌석마다 온통 오각별이 반짝반짝.

 

 

 

● 일시 : 2011년 9월 24일(토) PM 19:00부터

● 장소 : "다른異 색깔彩을 지켜낼 자유"(http://ytzsche.tistory.com)

● 자격 : 공중전화에서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어본 건 언제였던가, 문득 생각을 해보니

             생각보다 그렇게 오래진 않았던 2007, 8년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한통에 얼마였는지 좀체 생각이 안 나네요.


          요새 공중전화 한통에 얼마인가요??

             아시는 분들 중 초대장 바라시는 분들 댓글 부탁드립니다~*


            + 초대장을 받을 이메일주소!^-^*


● 주최 : yztsche(이채, 異彩)

● 제공 : 초대장 5장 (당첨되신 분께는 오늘밤 자정 이전까지 보내드리겠습니다)





회사가 코엑스에 붙어있는 나로서는, 그다지 쇼핑몰 같은 곳을 굳이 돌아볼 필요는 없을 거라 생각했었다. 실제로

캐널시티를 돌아보면서 몇몇 샵들이 조금 재미있기는 했지만, 커낼시티는 그냥 후쿠오카에 있는 조금 큰 쇼핑몰

정도라고 치고 다른 곳으로 향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막상 몰 밖으로 나와 천장이 트인 공간에 서니 이미 캄캄해진

어둠을 배경으로 캐널 시티의 화려한 조명이 이뿌게도 붕붕 떠다니고 있었다.
때는 11월 말. 이제 슬슬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달구기 시작하는 타이밍에 맞춤하게도, 크리스마스 트리와 이런저런

태피스트리..라고 하던가, 그런 장식물들이 반짝거리는 조명에 둘둘 감긴 채 뭔가 특별한 광경을 선사하는

커낼시티의 거죽. 솔직히 내장은 그닥 신선치는 않았단 말이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기 위해 기분을 업시켜주는 이런저런 사진들을 보면서 거죽이네, 내장이네 하고 있는 나는

뭔가 싶지만, 어쨌든 이미 작년 크리스마스는 지났고 올해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기엔 너무 멀단 말이다. 그러고

보자면 사실 크리스마스 당일 아침은 항상 느지막히 10시나 11시쯤부터 시작했었고, 눈뜨고 나서 느끼는 그

허망함이나 부질없음의 느낌은 마치 질긴 고기를 잔뜩 씹고 나서 잇새가득한 이물감 같은 것이었다.


역시 크리스마스는 이브가 최고. 뭔가 마법같은 일이 벌어지기에 딱 좋은 날짜란 말이다. 12월 24일.

한 켠에는 무대 장치도 되어있고, 뭔가 공연도 드문드문 준비되어 있는 모양이지만 내가 이곳을 거닐던 짧은

시간 동안에는 어디에서도 가슴뛰는 기타의 굉음이나 누군가의 호기로운 노랫소리 따위 들을 수 없었더랬다.

이런 건 참 비슷하달까, 상상력의 한계라고까지야 하진 않더라도. 코엑스몰이니 다른 복합쇼핑공간이니 하는

곳은 모두 노래짱 선발대회니 특별공연이니 하는 것들과 쇼핑공간을 융합시킨지 이미 오래인 거다.

이 것들은...어디서 봤더라, 뭔가 애니에서 봤던 듯한 캐릭터들이지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게 없다. 그냥 단순히

디즈니 만화의 캐릭터를 갖다 쓴 거 같기도 하고, 우야튼 좀 맥락없이 세워진 이 녹색 동물들은 대체 크리스마스와

어떤 연관성이 있길래 저렇게 선물까지 잔뜩 받아가며 알바를 뛰고 있는 겐지.왼쪽 다람쥐 녀석 왠지 왼쪽 입꼬릴

찌그리고 쪼개는 게 기분나쁘다.

이거 자꾸 맘내키는 대로 쓰다보니 anti-Christmas의 기운이 강하게 뻗어나가는 느낌이지만, 정말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사라진지는 오래인 터..굳이 크리스마스 액세서리라고 생각지 말고 단지 이렇게저렇게 꾸며진 이쁜

장식품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그렇지만 저토록 후하게 보이는, '나는 관대하다'라고 창문모양 입으로 온통 외치고 있는 듯한 선물의 집은 역시

크리스마스 시즌이 아니고서는 쉽게 소화할 수 없을 유난스럽고 두드러지는 장식이긴 하다.

커낼 시티에서 맘에 들었던 것 중 하나, 마당이랄까 이 열린 공간을 걷다가 문득 예고없이 마주치는 분수대. 전혀

사람이 다니는 길과 구분되어 있지 않고, 물이 뿜어져 나오는 구멍 역시 바닥면과 같은 높이로 숨겨져 있어서

느닷없이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를 보면 왠지 유쾌한 장난질에 속아넘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몇 그루의 크리스마스 트리, 그리고 그 트리들에 빨간 우산을 하나씩 들린 것처럼 조명이 서있다.

루돌프 사슴코 모양 시뻘건 불빛을 밝혀든 버섯 같은 조명등. 조금만 더 날카롭게 각도가 섰다면 붉게 달아오른

화염의 창이 떠오르지 않았을까.

분수대와 더불어 커낼 시티에서 맘에 꼭 들었던 것 하나는, 바로 요 흡연구역이었다. 어렸을 적 우산을 두세개쯤

동시에 펼쳐놓고 조그마한 텐트를 치고 들어가 공간을 꼭꼭 여몄던 기억이 나게 만드는, 그런 왠지 비슷한 모양의

흡연구역. 저 동그란 천막 같은 곳에 들어가 담배를 피면 왠지 기분도 색다를 거 같다. 게다가 저 푸르스름한

간접 조명은 대체 어디서부터 쪼여지는 건지.

그러고 보니 난 커낼 시티의 후면으로부터 전면의 정문으로 역주행한 셈인가. 어쨌거나 커낼 시티를 한바퀴

관통하고 돌아보는 정문의 산뜻한 네온사인이 깔끔하다. 그렇게 필요 이상으로 휘황찬란하거나 거대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또 여기가 어딘지 알아보기도 쉽지 않을 만큼 왜소하거나 너무 밋밋하지도 않고.

이건...커낼 시티를 떠나 텐진 쪽으로 걷다가 문득 마주쳤던 일본의 모텔 가격표. 혹시 필요하신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랄 뿐.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요금체계가 좀 정교한 게 아닌가 싶다. 180분짜리 REST, 100분짜리 SHORT

TIME, 그리고 FREE TIME과 STAY. 요 두개 차이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선홍색 꽃잎들이 미묘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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