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 남단의 페이버 공원(Mount Faber Park)과 텔록 블랑가 힐 공원(Telok Blangah Hill Park)를 잇는 곳에는


싱가폴에서 가장 높은 다리가 하나 있다. 헨더슨 웨이브. 아름답기도 하고 인근 공원들을 잇는 트레일 코스가


걷기에도 좋고 이쁘다고 하니 하루를 할애해 돌아보기로. (아직 한국어 가이드북엔 소개되지 않은 듯)



클락키에서 택시를 타고 헨더슨 웨이브를 가자고 하면 바로 그 다리 아래에 내려준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오르면


그제야 카메라에 잡히는 높디높은 다리. 



이렇게 싱가폴 남부에 위치한 공원들의 트레일 코스를 서로 이어주는 이쁜 다리가 두개. 헨더슨 웨이브와 


알렉산드리아 아치. 걷는 코스를 끝에서 끝까지 설렁설렁 걸으면 대략 대여섯시간쯤 걸리려나.



처음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이 완만한 부등호, 화살표가 가리키는 쪽이 그쪽으로 향하는 길.




이렇게 고전적인 의자가 이끼를 품고서 드문드문 앉아 있는 길.


좁은 찻길을 따라 걷는 길도 있고 울창한 숲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길도 있는데, 이러나저러나 참 고즈넉하다.


여전히 헤이즈는 심해서 야외활동을 하기 주저스럽긴 하지만 여긴 온통 초록초록이니 괜찮으려니 믿어본다.



우선 페이버 공원을 한바퀴 크게 둘러보고 헨더슨 웨이브를 건널 요량이라, 공원 중앙의 페이버 피크를 향하는 길은


제법 고도가 높아진다. 어느새 아파트들이 눈 밑으로 내려앉고 온통 짙은 동남아의 열대림 풍경.


케이블카 정류장이 가까워지니 이렇게 포토존도 나타나고.


무사 항해를 기원하며 달기 시작했다는 금색 종이 사랑의 징표로 이렇게 주렁주렁 달려있기도 하고.



케이블카를 타고 저쪽으로 내려가는 사람들. 


그리고 맥주 한잔을 시원하게 마시고 다시 페이브 피크로 오르는 길. 


전망대 아랫춤에는 싱가폴의 역사적 장면들을 보여주는 부조들이 한바퀴 빙 둘러 있다.


거기에서 보이는 풍경, 멀찍이 보이는 도심.


정상에 서 있는 우람한 나무. 사방으로 확 트여있는 풍경.


그리고 페이버 파크의 정상에도 멀라이언 상은 서 있었다. 



이제 페이버 파크를 크게 한바퀴 돌고 다시 헨더슨 웨이브로. 


용이 꿈틀거리는 느낌으로 다리 위아래로 구불거리는 저 조형물이 인상적이다. 밤에는 조명을 받아 가려진 나머지


부분들이 완성되어 웨이브가 끊김없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하는데, 오후 7시부터 불이 켜진다더니 더 늦는 듯.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보통 다리위에서 느껴지는 높이감보다 두배 정도 높은 느낌이라 미니어쳐 같이 보인다.



외부 구조물 너머로 보이는 건물들이 모두 눈 아래로 보인다. 



그리고 이제 페이버 파크를 떠나 텔록 블랑가 힐 공원(Telok Blangah Hill Park)으로 넘어가는 순간. 눈앞에는 온통


초록초록의 삼엄한 열대림.




 

 싱가포르의 육로와 해로를 넘나들며 도시를 둘러볼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은 역시, 수륙양용선을 타고 돌아보는 덕 투어.

 

베트남전에 실전 배치되었던 수륙양용선을 타고 1시간을 꽉 채워 싱가포르의 올드 시티 등 중심가를 달리기도 하고

 

바닷길을 따라 마리나 베이 샌즈와 멀라이온 공원 등을 모두 돌아보는 코스에 더해 박식하고 유쾌한 가이드 아저씨의 설명이 얹혔다.

 

 시청 앞 잔디밭을 지날 즈음, 싱가포르에서 대중적으로 즐기는 스포츠라는 크리켓 경기가 열리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시청이나 과거 관공서로 쓰였던 건물들은 2014년 현재 모두 공사중이고 미술관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라고.

 

 

 육로를 따라 가는 길에 마주친 플래턴 호텔과 그 너머 한뭉텅이의 빌딩숲.

 

 그리고 마리나 베이 샌즈의 위풍당당한 모습.

 

 

아무래도 근 50년전 전장에 참전했던 노병인지라 엔진 소리가 위태위태하다 싶더니, 슬슬 육로를 벗어나는 느낌이다.

 

싱가포르 플라이어와 F1 트랙이 있는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와 맞은편의 가든스 바이 더 베이를 향해 내닫는 차.

 

 이제 저 아래 바다로 이어진 길을 내달리면 차가 배가 되는 순간, 생각보다 큰 충격과 물결이 일더니 배 안쪽으로 파도가 왈칵.

 

 싱가포르 플라이어가 보이고, 앞의 건물은 F1 레이스 대회 때 차량들을 정비하고 준비시키는 서킷 관리동.

 

 

 털털거리며 달리던 차가 맞나 싶을 정도로, 물 위에서는 제법 아늑하게 움직이는 게 신기하다. 엔진 소리도 크지 않고.

 

플라이어를 정면에 둔 시점에 놓치지 않고 다시 한 장.

 

 무려 8천명을 수용할 수 있다는 관객석, 그 앞에는 수상 경기장이 있는데 각종 구기종목을 커버할 수 있어 보였다.

 

두리안 두 덩이. 그러고 보니 동남아에 갈 때마다 두리안을 만끽하고 돌아오는데 이번에도 역시 두리안 빙수,

 

두리안 아이스크림, 그리고 아직은 철이른 생 두리안까지.

 

 

싱가포르의 상징이랄 수 있는 멀라이온 분수대. 사자와 인어를 섞어둔 이 기묘한 생물체는 사실 사자와 생선을 섞어둔 느낌.

 

 

그리고 크게 한바퀴 선회하며 싱가포르의 핵심부인 고층 빌딩숲 세덩이를 일별하고.

 

 건너편 해안가에서 볼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수면위로 육박해들어오는 마리나 베이 샌즈.

 

 

다시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야자수 나무 키를 훌쩍 넘어선 야외 정원의 슈퍼트리들.

 

 

 그리고 싱가포르 부동산 경기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화려한 아파트 건물. 5년 전에 비해 가격이 열배가 뛰었다나.

 

가이드 아저씨가 자못 억울하다는 표정과 말투로 자신이 놓친 부동산 투기의 기회를 이야기하는 게 재미있더라.

 

 

 

그렇게 슬쩍 싱가포르 외항까지 나갔다가 들어온 배는 다시 차로 돌아갈 준비를 마치고.

 

이번에는 생각보다 무난하게, 큰 충격이나 흔들림없이 지상으로 귀환하다.

 

 타고 나서 새삼 다시 돌아보게 된 수륙양용차의 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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