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경암동 철길, 히로쓰 가옥, 초원사진관,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은파호수공원, 그리고 새만금방조제까지.

by Galaxy7

- 한국에서 즐기는 해외여행 3, 외국 분위기 물씬한 음식(윤성의)-


* 2016. 8. 18(목) KBS제1라디오 '라디오 전국일주' 방송분입니다.

* 아래글은 제 블로그의 글 (타협하지 않은 아프리카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를 중심으로 재구성한 원고입니다.

  


오늘 함께 돌아보고 싶은 한국의 이국적인 여행지는 서울 이태원 일대입니다. 서울 중에서도 특히 이태원은 외국인 관광객이나 한국에 체류중인 외국인이 많은 곳으로 익히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한국의 유일한 이슬람 모스크도 있고, 아랍이나 인도, 남미의 독특한 음식들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라 이미 많은 분들이 이 곳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나름대로 즐기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오늘 소개하고 싶은 건 이러한 이태원을 더욱 이국적으로 맛볼 수 있는 두가지 아이템, 아프리카 음식과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룻밤 머물러 보기입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영어로 소개된 게스트하우스를 찾아나서는 것부터 왠지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것 같은 설레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세면도구와 옷가지까지 구겨넣은 가방을 메고 이태원의 가파른 골목길을 헤매며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짐을 풀면 왠지 배낭여행객들의 성지라는 태국 방콕의 카오산로드에 막 도착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죠. 이야, 이제부터 여행이 시작되는구나, 라는 느낌입니다.

그렇게 짐을 풀고 찾아간 곳은, 늘 눈여겨보기만 하던 그곳이었습니다. 이태원에 갈 때마다 늘 지나치는 골목, 늘 들어갈까 말까 고민하던 아프리카 음식점. 아프리카 음식점이라니 대체 어떤 맛의 음식을 파는 걸까, 친절하게도 요리 하나하나 사진과 제목이 적혀 있는 메뉴판같은 커다란 간판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뭐 하나 가늠해 볼 수가 없어서 호기심을 잔뜩 자극하던 곳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아프리카 음식은 대중화되고 세계화된 다른 지역의 음식들에 비해 그 고유하고 독특한 맛을 타협하지 않고 지켜내고 있을 거 같아서 약간의 주저함도 있었구요.

오늘 하루는 여행객이니깐, 기세좋게 문을 열고 들어섰습니다. 안에는 아프리카 출신의 흑인들이 마치 동네 사랑방처럼 둘씩 셋씩 모여앉아 못 알아들을 언어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한국인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쪽 벽면에 조그맣지만 단호하게 액자에 넣어져 걸려있던 사업자등록증이니 그런 서류들에서 보이는 낯익은 한글의 분위기 말고는 온통 낯선 이국의 분위기. 순간 나이지리아쯤 되는 아프리카 어딘가로 휙 순간이동해버린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알 수 없는 메뉴 중에서 더듬듯이 주문을 하고 나서야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물비누랑 핸드로션의 용도를 알 수 있었습니다. 주문한 음식들을 손으로 먹고 나서 함께 나온 분홍빛 양동이에 담긴 물에서 손을 씻으라는 의미. 사실 다른 아프리카인 손님들에겐 전부 기본으로 주어졌던 이 양동이 대신 우리 테이블엔 스푼과 포크가 제공됐지만, 괜히 특별대접받고 싶지 않아 손으로 먹겠다고 양동이를 달라 굳이 부탁했습니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생활을 다룬 다큐멘터리 같은 걸 보면 하얀 쌀가루나 나뭇가루 같은 걸 물에 개어서 떡처럼 해서 먹는 이란 음식이 있죠. 생각보다 풀기도 없고 미끈한 느낌, 그야말로 '무미'해서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이 빵을 손으로 떼어 돌돌 말아서 먹듯이, 알아서 적당량을 떼어 손으로 매만지곤 스프에 찍어 먹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함께 주문했던 볶음밥 역시 향신료나 재료가 꽤나 독특한 느낌이었지만, 아무래도 이렇게 직접 손으로 떡처럼 만들어먹는 재미에 비할 바는 아니었습니다.

음식을 다 먹고 가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더니, 문득 낯선 느낌이 들었습니다. 왠지 아프리카에서 한국으로 훌쩍 돌아와버린 느낌, 약간의 아쉬움이나 섭섭함마저 느껴질 지경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아시다시피 이태원은 온갖 이국적인 음식점과 술집이 가득한 거리, 하룻밤을 머물기로 맘먹은 여행자에게는 또다른 도전과 모험이 기다리고 있는 곳입니다. 평소 벼르고만 있다가 미처 가보지 못했던 곳들이 있다면, 이렇게 하룻밤 여행자로 머물면서 시도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지금까지 낯설게만 볼 수 있다면 어디서든 여행이 시작된다고 믿는 윤성의였습니다.

- 광복절을 맞이하여 독립운동의 자취를 따르는 여행 (윤성의)-



* 2016. 8. 15(월) KBS제1라디오 '라디오 전국일주' 방송분입니다.

* 아래글은 제 블로그의 글들을 중심으로 재구성한 원고입니다. 




안녕하세요. 라디오 전국일주 청취자 여러분. 오늘은 1945815일 일본의 패망과 함께 맞이한 한국의 제71주년 광복절입니다. 해마다 빠짐없이 전국 각지에서 경축식과 기념행사가 치뤄지는 날, 어쩌면 70년도 훨씬 전의 일이라 그저 감사한 빨간 날 휴일 하루로 생각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나라를 되찾았다는 걸 광명을 되찾았다고 표현할 만큼, 그렇게 힘들게 우리 나라를 되찾아온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피와 땀 앞에 조금은 더 경건하고 숙연한 마음으로 보내야 할 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 같은 날은 그저 여느 휴일과 다름없이 보내기보다는 조금은 더 의미있는 곳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서울에서 찾아볼 수 있는 독립운동의 자취를 따라보도록 하겠습니다.

독립운동 사적지들은 대체로 현재의 서울 종로구, 서대문구와 중구에 집중되어 있지만, 그 중 대부분은 비석 하나로만 그 흔적이 겨우 남아있거나, 새로 지어진 번듯한 기념관이나 박물관으로 남아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백년 가까운 과거의 역사를 고스란히 증언하고 있는 오랜 사적들을 찾아 서울 시내를 돌아보려 합니다. 우선 독립정신의 뿌리를 세운 독립문부터 시작해서, 덕수궁 내의 중명전, 서대문형무소와 탑골공원, 잠시 강남으로 내려가 도산공원을 거쳐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였던 경교장에 이르는 길을 따르다보면 일제 강점기의 역사를 간단하게나마 되짚어볼 수 있을 겁니다.

3호선 전철을 타고 독립문역에서 내리면 굉장히 이국적이면서도 오랜 세월의 향기가 느껴지는 건축물 하나를 보게 됩니다. 독립문이 바로 그것인데요, 조선시대 한양을 찾아오는 청나라의 사신을 영접하던 장소인 영은문과 모화관을 허물고 1897년 독립협회가 건립하였습니다. 독립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기금으로 만들어진 15m 높이의 문은 프랑스 파리의 에투알개선문을 본뜬 모습이라고 하는데, 당대의 천재라고 불렸던 서재필이 스케치한 것을 근거로 설계했다고 하니 그 천재성에 놀라울 뿐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서재필과 이승만 등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독립협회는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토론회인 만민공동회를 개최하는 등 계급을 초월한 대중이 주체가 되는 근대사상을 도입하는데 큰 공헌을 하기도 했습니다.

다음으로 찾을 곳은 비극의 현장, 중명전입니다. 19051117일 밤, 일본이 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 대신들을 회유, 협박해 을사늑약을 체결한 곳이죠. 중명전은 잘 아시는 덕수궁 내, 덕수궁 미술관 뒤에 있는 근대식 건물입니다만, 잘 눈여겨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곳인 것 같습니다. 중명전은 우리나라 궁중에 지어진 최초의 서양식 건물 중 하나로서, 1904년 덕수궁이 대화재로 인해 전소된 이후 황제의 거처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광명이 계속 이어져 그치지 않는 전각'이라는 뜻과는 달리, 안타깝게도 이듬해인 1905년 이곳에서 을사늑약이 강제 체결되었고 이후 고종이 헤이그에 특사를 파견하는 등 시련의 근대사를 간직한 현장이라는 점에서 한번 찾아볼 만한 곳입니다.

이렇게 국권을 상실한 대한민국을 위해 제한몸 아까워하지 않고 독립운동에 투신한 분들이 계셨죠. 그분들을 탄압했던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건물 중 하나가 바로 서대문형무소일 겁니다. 독립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서대문형무소는, 1908년 일제의 침략이 가속화되면서 이에 항거하는 의병전쟁과 애국계몽운동 등 국권운동이 전국에서 거세게 일어나자, 이러한 저항을 종식시키고자 대규모의 근대식 감옥을 지었던 것이 그 시초라고 합니다. 1910년 강제병합과 1919 3·1독립만세운동 이후 수감자가 급격히 증가하자, 일제는 서대문감옥 기존 건물을 대대적으로 신축하여 수용인원 3,000여 명 규모의 대규모 감옥으로 운용하기에 이릅니다. 3.1운동 당시 시위관련자 1,600여명이 수감된 것을 비롯해 의병장 허위와 유관순 열사, 강우규 의사 등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순국한, 가히 민족수난의 현장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191931일 오후 2, 그날의 역사는 종로 탑골공원에 생생하게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수천 명의 학생과 시민이 운집한 가운데 학생대표가 공원 팔각정에 올라가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독립만세를 소리높여 외쳤을 겁니다. 학생들은 태극기를 꺼내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공원 밖으로 나섰고 수많은 군중들이 시위 대열에 합류하면서 만세시위는 대대적인 독립운동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3·1운동의 발화지로 역사에 큰 자취를 남긴 탑골공원 안에서는 천안의 독립기념관에 소장되어 있는 기미독립선언서를 네배 확대한 모사본을 볼 수 있고,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을 대표했던 의암 손병희 선생의 동상도 모셔져 있습니다. 탑골공원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 하나, 본래 탑골공원은 종로 한가운데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도심내 근대식 공원으로 대한제국 황실의 음악 연주장소로 지어졌으나, 백성들이 음악을 듣기 위해 모여들면서 1913년부터 백성들도 이용할 수 있게 허락되었다고 합니다. 또 최근까지도 불탑사원을 의미하는 파고다 공원이라 불렸으나 탑이 있던 곳이라 하여 탑골이라 불리던 옛지명을 따 1991년부터 공식적인 명칭으로 탑골공원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하네요.

이쯤에서 잠시 옛 서울의 중심가를 벗어나 번화한 강남으로 내려와봅니다. 도산대로 옆 도산공원, 바로 도산 안창호기념관이 있는 곳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도산 안창호 선생은 한말의 독립운동가이자 사상가로, 독립협회, 신민회, 흥사단 등을 이끌며 활발하게 독립운동 활동을 하였던 분입니다. 민족 산업 육성과 민족의 지도자 양성에 힘쓰는 등 다방면의 활동을 전개해나갔던 민족의 지도자이자 실천가의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민주주의적 민족국가 수립을 위해 헌신한 그의 정신과 사상을 확인할 수 있는 안창호기념관에서는 안창호 선생의 생애와 독립운동 활동, 그의 글과 서한, 연설물, 심지어 선생이 작사한 노래까지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도산공원은 1971년 기공되었고, 1973년 선생의 탄신 95주기를 맞아 망우리 공동묘지의 선생 유해와 미국의 이혜련 여사의 유해를 도산공원으로 이장, 합장한 것이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하니, 평소 아무생각없이 지나쳤던 도산공원의 이름부터 새삼스럽습니다.

마지막으로 둘러볼 곳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 백범 김구선생의 숙소이자 환국 후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였던 경교장입니다. 백범 김구선생이 서거할 때까지 3 7개월 동안 이곳에 머물며 임시정부 요인들을 모아 국무회의를 개최하고 반탁운동과 남북협상을 주도하는 등 감격스러운 해방 후 닥친 혼란 정국을 수습하려 노력했던, 그야말로 격동하는 현대사의 현장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1949 6 26일 김구선생이 2층 집무실에서 안두희의 흉탄에 의해 서거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이 곳에는 당시 김구선생이 집무를 보던 공간은 물론, 당시 김구선생이 입고 있어서 총탄이 꿰뚫고 지나간 자국과 선혈이 낭자한 옷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다소 충격을 받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대문역 옆 정동사거리에 위치한 경교장은 1930년대 금광으로 돈을 번 갑부가 지은 건물로, 1930년대의 건축술을 잘 보여주고 있는 아름다운 건물이기도 합니다. 8.15 광복 이후 그가 김구 선생의 거처로 제공하였는데, 최근 원형대로 복원하여 2013년부터 전시관으로 개관해 일반인들을 맞이하고 있으니 꼭 한번 찾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지금까지 제71주년 광복절을 맞이해 여전히 역사의 상처를 깊게 간직하고 있는 오랜 사적지들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 가는 대도시 서울의 풍경 속에서도 용케도 사라지거나 잊혀지지 않고 곳곳에서 굳건히 버티고 있는 이런 역사적인 공간들, 우리에게 역사를 잊지 말라고,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도 없다고 외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지금까지 낯설게만 볼 수 있다면 어디서든 여행이 시작된다고 믿는 윤성의였습니다.


 

- 걷고 싶은 아름다운 산책길 5,

동해 해파랑길 & 부산 갈맷길(윤성의)-

 

* 2016. 7. 15(금) KBS제1라디오 '라디오 전국일주' 방송분입니다.

* 아래글은 제 블로그의 글 (동해와 남해의 분기점, 부산 오륙도를 가다.)를 중심으로 재구성한 원고입니다.

 




오늘 함께 걷고 싶은 길은 동해안 해파랑길과 부산 갈맷길입니다.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동해안을 따라 올라가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이르는 해변길이구요. 갈맷길은 부산에서 조성한 산책로입니다. 이렇게 두개의 서로 다른 산책로가 겹치는 구간인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부터 해운대 미포까지 같이 걸어가 보겠습니다.

부산 해운대나 광안리해수욕장 앞바다를 보면서 여기가 동해인지 남해인지 혹사 궁금했던 적은 없으신지요. 어차피 사람들이 붙인 자의적인 구분이긴 하지만, 구분점은 바로 오륙도입니다. 오륙도는 동해와 남해를 구분하는 분기점이 되는 셈인데요. 그러니까 엄밀하게 말하면 오륙도 동쪽의 해운대와 광안리 앞은 동해바다인 셈입니다.

오늘 함께 걸어볼 길은 동해가 시작되는 오륙도에서부터 해운대 끝의 미포까지 동해를 따라 걷는 길로, 해파랑길 1코스이자 부산의 갈맷길 2코스이기도 합니다. 굽이굽이의 이기대 해안산책로를 지나 광안대교를 따라 광안해수욕장을 걷고 동백섬을 휘감아 한바퀴 돌아본 후에 해운대 해수욕장을 따라 달맞이고개까지, 대략 14km 정도의 코스입니다.

광안대교와 해운대 신시가지를 한눈에 바라볼 있는 멋진 뷰포인트가 있는 곳은 오륙도 해맞이 공원에 있는 해안산책로입니다. 해안산책로를 따라 계속 이어지는 해안선의 거칠고 투박한 분위기도 맘에 들었구요. 제법 시가지와 떨어져 호젓하게 흙길을 밟는 느낌도 좋고, 마치 제주도 올레길을 걷는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설렁설렁 걷다보면 길고 웅장한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바다를 내달리는 요트와 마주치기도 하고, 민락동 수변공원에 회를 떠와 파도소리를 안주삼아 술한잔 하고 계신 아저씨들의 걸쭉한 부산사투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해운대 신시가지 쪽에서는 꼼짝도 않은 수면위의 찌만 바라보고 계신 어느 강태공 아저씨도 만날 있구요.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두어 블럭만 뒤로 들어가면 나타나는 해운대 재래시장도 빼놓을 없는 샛길입니다. 툭툭 불친절하게 끊기곤 하는 짧고 엉성한 골목길을 다니다보면 재미있는 풍경들을 여럿 만날 있습니다.

다만 수출입항이 있는 항구도시답게 커다란 컨테이너 화물차들이 거침없이 내달리며 지르는 소음과 진동이 그대로 전해지는 구간에서는 다소 소란스럽거나 정신이 사나울 수도 있습니다. 그럴 그냥 내키는 대로 옆길로 새거나 어느 횟집이나 카페에 들어가 먹고 마시며 쉬어도 좋겠습니다.

오늘까지 걷고 싶은 아름다운 산책길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어떠셨나요. 어떤 길이라도 좋습니다. 자동차도 자전거도 아닌 온전히 나의 발의 힘으로 걸어서 만나는 풍경은 여러분의 마음 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입니다지금까지 낯설게만 볼 수 있다면 어디서든 여행이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 윤성의였습니다.





- 걷고 싶은 아름다운 산책길 4, 경주 황남동 대릉원 지구(윤성의)-

 


* 2016. 7. 14(목) KBS제1라디오 '라디오 전국일주' 방송분입니다.

* 아래글은 제 블로그의 글 (시간이 보듬어준 경주의 듄, 대릉원의 곡선들.)를 중심으로 재구성한 원고입니다.

 

오늘 함께 걷고 싶은 길은 경북 경주 황남동 일대의 대릉원 지구입니다. 황남동은 황남빵으로도 익숙한 지명이죠. 대릉원은 신라시대 왕과 왕비, 귀족 등의 무덤 23기가 모여 있는 곳입니다. 중에는 천마총, 오릉, 미추왕릉 익숙한 관광지 외에도 박해일 신민아 주연의 영화 경주 배경이었던 경주 노서리 고분군, 노동리 고분군 등도 있습니다.

대릉원은 경주 고속버스 터미널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고속버스를 타고 경주에 내리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유적지이기도 합니다. 대릉원은 제법 커다란 공원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데요. 이곳을 둘러싼 담백하고 야트막한 기와 담벼락, 그리고 너머 민가들의 수수한 기와지붕들이 잠시 시간감각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야트막한 언덕 같기만 무덤 하나 하나에는 각각 주인이 있고 어쩌면 무덤 안에는 여전히 찾지 못한 보물들이 숨어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눈에는 그런 귀한 유물들보다 무덤의 옆구리 곡선이 탐나게 느껴졌습니다.

사하라 사막에 갔을 반해버렸던, 바람이 만들어낸 모래언덕과 닮은 곡선이었습니다. 바람이 모래를 하릴없이 헤치고 깎고 부어내며 만들어내던 자연스럽고 우아하던 곡선, 아마 대릉원의 곡선들 역시 조금 시간이 걸렸을 , 자연의 손길은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사방이 온통 둥그스름하고 풍만한 언덕으로 둘러싸인 안온한 공간, 사이를 구비구비 휘감아 돌아가는 산책로의 모양새도 좋습니다. 딱히 어디를 찝어서 여기를 봐야겠어, 라거나 바퀴를 전부 걸어봐야겠어, 라는 욕심 부리지 않아도 그저 눈앞에 펼쳐진 곡선의 풍경들과 곡선의 길들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 행복해지는 공간입니다.

노서리 고분군도 추천하고 싶은 곳인데요, 천년을 버텼던 왕국의 무덤에서는 어느새 세월을 먹고 자라난 나무들이 자리를 잡은 풍경을 있습니다. 누가 감히 왕들의 안식처에 올라가 나무들을 심고 키우고 손봐줬을 리는 없고, 그저 자연스레 바람이 옮겨다준 씨앗을 자그마한 언덕이 품고서 물과 양분을 주며 이만큼 키워냈을 거라고 상상하면, 오랜 세월을 조금이나마 실감하게 됩니다.

대릉원에서부터 첨성대나 안압지, 계림숲이나 경주박물관까지도 설렁설렁 걸어서 닿을 있는 거리에 있구요. 오릉을 지나 포석정을 거쳐 경주 남산 아래턱을 가볍게 돌아볼 수도 있습니다. 고분의 둥실한 실루엣과 너머 야트막한 산들의 실루엣이 겹쳐 보이는 풍경, 안에서 천년의 세월을 느끼며 걸어보시기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지금까지 낯설게만 볼 수 있다면 어디서든 여행이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 윤성의였습니다.




- 걷고 싶은 아름다운 산책길 3, 지리산 둘레길(윤성의)-



* 2016. 7. 13(수) KBS제1라디오 '라디오 전국일주' 방송분입니다.

* 아래글은 제 블로그의 글 (지리산 둘레길 2코스(운봉-인월, 9.9km))를 중심으로 재구성한 원고입니다.

  

오늘 함께 걷고 싶은 길은 지리산 둘레길입니다. 길은 지리산 둘레의 전북, 전남, 경남을 아우르며 120여개 마을을 잇는 285km 장거리 도보길로 현재 22코스까지 조성되어 있습니다.

얼마 예능 프로그램에 그중 3코스가 소개되고 많은 분들이 다녀가시긴 했지만, 굳건하게 버틴 지리산 자락 아래 많은 마을길과 샛길들이 여전히 보석처럼 숨어있는 곳입니다. 저는 틈이 때마다 조금씩 아껴먹듯 둘레길을 걷고 있는데요, 오늘은 1코스와 2코스를 중심으로 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리산 둘레길 1코스 중간에 있는 행정마을에서 맞는 아침. 예보대로 종일 비가 모양인지 꽤나 꾸물꾸물한 날씨였습니다. 멀찍이 병풍처럼 자리잡은 지리산은 온통 희뿌연 연무에 휘감겼습니다. 마을의 포장도로를 금세 벗어나 밟기 시작한 흙길, 제법 빽빽한 소나무숲길 사이로 오솔길을 따라 걷다보니 온몸이 흠뻑 부슬비에 젖었습니다.

검고 부드러운 흙바닥에 두방울 내리기 시작한 비로 인해 피어오르는 냄새, 흙냄새가 어찌나 좋던지요. 어쩌면 함께 걷고 있는 친구들 덕분에 좋았을지도 모릅니다. 황금연휴를 맞아서 불쑥 잡은 지리산행에 흔쾌히 함께 군대 친구들, 어느덧 십수년의 세월을 함께 타박타박 쌓아오며 용케 잘도 뭉쳐 다녔던 같습니다.

유려하게 구부러지는 마을길이 산모퉁이로 사라지고, 숲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고즈넉했습니다. 그러다가 길이 민가로 접어들면 사람 사는 풍경이 소소하게 펼쳐집니다. 골목길에 버티고 나무도 싱싱하고 마을 앞으로 흐르는 개천의 발랄한 물소리와, 그쪽으로 기울인 나무들의 휘영청한 모습도 좋았습니다.

게다가 선명하거나 고집스럽지 않게 한풀 꺾여 수그러든 낡은 파스텔톤의 슬레이트 지붕이나 시멘트 벽돌담을 따라 걷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읍내 곳곳의 조금 낡았지만 정겨운 풍경들도 골목골목 들어가며 찾아보았습니다. 색이 바랜 오래된 간판과 자전거들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애초부터 둘레길 코스에 딱딱 맞춰서 주파해 나간다거나 정복한다는 생각은 내려놓고 가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천리행군이나 국토대장정도 아니구요. 그보다 중요한 , 어느 장소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일 겁니다. 눈을 크게 뜨고, 오감을 온통 활짝 열어둔 , 발바닥에 밟히는 흙과 나뭇가지들을 온전히 느끼는 , 바로 그게 산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지금까지 낯설게만 볼 수 있다면 어디서든 여행이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 윤성의였습니다.




 

- 걷고 싶은 아름다운 산책길 2, 괴산 산막이옛길(윤성의)-


* 2016. 7. 12(화) KBS제1라디오 '라디오 전국일주' 방송분입니다.

* 아래글은 제 블로그의 글 (구불구불한 산막이옛길에 풀향기가 가득.)를 중심으로 재구성한 원고입니다.

 



오늘 함께 걷고 싶은 길은 충북 괴산에 위치한 산막이옛길입니다. 산막이옛길은 충북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마을에서 산막이마을을 이어주던 10리길, 그러니까 4km 옛길을 이르는 말인데요.

산으로 깜깜하게 막혀있던 산막이마을 주민들이 채취한 산나물이나 약초들을 강건너 읍내 장에 내다팔거나 옆마을로 넘나들 이용하던 길이었지만, 점차 마을이 작아지면서 잊혀져 가던 길이라고 합니다.

옛길 초입부터 여행자를 구불구불 따라오는 괴강입니다. 1950년대 괴산수력발전소가 들어선 이후에는 괴산호라 불리는 곳이죠. 바람 때문인지 괴산호 수면에는 잔물결이 꼼꼼히 새겨져 있었습니다. 길을 따라 걸으면 굽어진 강물, 강물 따라 또한 잔뜩 굽어진 산등성이, 이런 산등성이를 따라 새겨진 초록빛이 가득한 풍경이 활짝 펼쳐집니다.

길이 적당한 강약으로 오르내리는데다가, 적절한 보폭의 나무데크로 이어져 있어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도 좋습니다. 드문드문 나무에 묶인 그네에선 아이들이 꺅꺅 소리를 질러대며 아래쪽으로 발을 구르고 있습니다. 저러다 휘잉~ 하고 그대로 호수까지 날아갈 같은데 아이들은 겁이 나지도 않는지 마냥 즐거운 웃음소리를 던집니다.

아이들의 발랄함이 가시기도 전에 이어지는 출렁다리입니다. 이거 재미있겠다 싶어서 우다다 걷다가 일부러 흔들어 보기도 하고, 그러다가 뒤에 따라오는 꼬맹이가 완전히 겁먹은 보고 미안해졌지만 이내 걸음 가지 못해 다시 출렁출렁해보고 싶은 마음. 어린 시절 느낌 그대로, 어른들한테도 꽤나 길고 재미있던 코스였습니다.

출렁다리에서 내려와 햇살이 따뜻하게 내리 쬐이는 단단한 흙길을 밟으니 기분이 상쾌해졌습니다. 산뜻한 초록색을 뽐내며 옛길을 터널처럼 감싼 나무들, 그리고 제법 울창해진 틈새를 비집고 기어이 불어오는 시원한 산바람과 이따금씩 뚝뚝 떨어지는 햇살 조각들. 어디선가 풍기는 나무냄새, 꽃냄새까지 더해지니 정말, 한없이 걸어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약수터의 펑펑 흘러나오던 물맛도 무척이나 좋았고요. 예전에는 논이었지만 지금은 연꽃이 피는 연화담도 지나고, 60년대까지 호랑이가 살았다는 동굴도 놓칠 없는 포인트입니다. 무엇보다 지상 40m 높이에 설치된 고공전망대는 바닥이 유리로 되어있었지만, 아래 보이는 온통 초록빛 풍경과 아름다운 강물에 아이들도 겁먹지 않고 펄쩍펄쩍 뛰어 다니는 곳이었습니다.

산막이옛길의 끝은 산막이마을입니다. 끝에서 돌아오는 방법은 가지가 있습니다. 시간반 정도 걸려 꼼꼼하게 걸었던 길을 되짚어 걸어 수도 있고요, 출발지로 돌아오는 소형배를 타면 다른 각도와 높이에서 다른 풍경을 발견하면서 15 만에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혹은 본격적인 등산로를 따라 걸어 나오는 것도 방법이겠죠. 여러분은 어떤 길을 택하시겠어요지금까지 낯설게만 볼 수 있다면 어디서든 여행이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 윤성의였습니다.


- 걷고 싶은 아름다운 산책길 1, 강화도 나들길(윤성의)-

 

* 2016. 7. 11(월) KBS제1라디오 '라디오 전국일주' 방송분입니다.

* 아래글은 제 블로그의 글 (걷는 이의 눈높이에서 재발견한 강화, 강화나들길 제1코스.)를 중심으로 재구성한 원고입니다.



안녕하세요. 라디오 전국일주 청취자 여러분. 여러분은 혹시 산책 좋아하시나요? 저는 이번 한주동안 청취자 여러분께 전국의 아름다운 산책로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이번 저와 함께 걸어보시면, 시속 3km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꼭꼭 밟으며 음미하는 풍경은, 단지 눈에만 담기는 것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까지 차분하게 스며든다는 것을 느낄 있을 겁니다.

오늘 함께 걷고 싶은 길은 강화도 나들길입니다. 강화도는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마니산 참성단, 진달래 밭으로 유명한 고려산, 갈매기와 새우과자가 떠오르는 석모도, 그리고 곳곳에 산재해 있는 선사시대 고인돌까지 하나씩 차근차근 이어나가 있는 곳입니다.

강화 나들길은 산책로와 옛길을 포함하는 20 코스로 이루어져 이런 지점들을 빠짐없이 아우르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중에서 1코스, 심도역사문화길이란 이름이 붙은, 강화도의 가장 번화한 시내에서부터 동쪽 해안가의 갑곶돈대까지 18킬로미터의 길을 걸어볼까요?

강화버스터미널에서 차를 내려 소박한 슬레이트 지붕이 이어진 골목길을 지나면 동문을 만날 있습니다. 동문은 몽고가 침입했을 고려 왕조가 강화도로 옮겨와서 항전하며 쌓은 성문입니다. 야트막한 가옥들과 눈높이를 맞춘 소박한 성문을 골목 끝에 갖고 있는 동네에서 살면 꽤나 운치 있을 같아 이곳 주민들이 살짝 부럽기도 했습니다.

동문을 지나고 만나게 되는 600 묵었다는 회나무, 그늘 아래서 자동차들도 쉬어가는 그런 거대한 나무를 보면 왠지 옷깃을 여미게 된달까요. 생명력과 연륜 앞에서, 그리고 단단히 수백 동안 뿌리박은 위엄과 경이로움에 조금 압도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걷다보니 어느새 고려궁지에 이르렀습니다. 제가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한창 뜨거운 오후 2시쯤. 이곳 그늘에 앉아 아이스크림 하나 먹으며 땀도 식히고 바람도 쐬어 봅니다. 이곳은 고려 시대 몽골군의 침입으로 왕조가 강화로 옮겨 왔을 , 고려 왕조의 왕궁이 있던 곳입니다.

1코스의 끄트머리쯤에서 만날 있는 연미정은 강화 10경의 하나로, 아래로 굽어보이는 물길 흐르는 모양이 제비꼬리와 같다는 데서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풍경이나 정자가 품고 있는 시원한 바람이 예사롭지 않아 강화나들길 1코스 중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곳입니다. 정말 경관이 굉장히 아름답고 500 느티나무도 그루나 있어 시원한 바람과 그늘을 품고 있는 곳이었지만, 이런 아름다움에 비하면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안타까웠습니다.

꽤나 한적한 나들길을 따라 걷는 정말 기분 좋은 일입니다. 나고 드는 자유롭다는 뜻의 '나들길'. 강화도에 왔다면 어디서부터든, '강화나들길' 표지를 따라 강화의 풍경을 즐겨보시는 어떨까요. 모범답안처럼 코스를 따르지 않더라도 내키는 대로 형편 닿는 대로 걸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지금까지 낯설게만 볼 수 있다면 어디서든 여행이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 윤성의였습니다.



문득, 블로그 방명록에 이런 글이 남았다. 원체 요새 블로그 관리를 잘 안했던 터라 늦게 보긴 했지만 혹시나 하고 메일을 드렸더니...!

두둥..! KBS본관의 라디오 녹음실에 앉아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그전에 다섯 편 분량의 원고를 쓰고 방송용으로 수정하고, 다시 읽기 자연스럽도록 손을 좀 보고 '안녕하세요'만 백번 연습하는 등 마냥 순식간에 일어난 일은 아니었다. 어디서 끊어 읽는 게 좋을지도 여러번 더듬거리며 찾아보고, 대체 얼마나 발랄하거나 차분해야 할지 고민만 깊고 정작 답은 찾지 못한 채 대패닉 상태에 빠져 방송국으로.

#kbs #radio #라디오 #녹음 내가 듣는 내 목소리는 왜 이렇게 낯설고 어설픈지. 그래도 일주일 분량을 녹음하는데 한시간 만에 세이프!

2016. 7. 11~15, KBS1라디오(FM97.3) '라디오 전국일주' 2부 첫머리-대강 3시 어간-에서 뵙겠습니다.ㅋ

2014. 5. 13. 

 

대한항공이 진행했던 여행사진 공모전, '5대양 6대주 여행이야기' 사진책을 제작하는데 무려 열일곱 점에 이르는

 

사진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113명의 사진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괜한 치기에 한번 쭉 찾아보니 아무래도 제일 많은

 

분량의 사진이 올라간 거 같다.

 

 

아쉬운 점은 대한항공에서 이벤트나 선물로 활용하려는 취지에서 만든 사진책이라 비매품이라는 것. 서점에 가도

 

이 책을 찾아볼 수는 없다고 하니 그게 좀 아쉬울 따름이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그간 찍었던 사진중에서 맘에 드는

 

것들을 이렇게 출판된 형태로 볼 수 있다는 것으로도 대만족.

 

 

 

 

 

 

 

 

한라산 영실 코스, 백록담을 밟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한라산의 수려한 풍광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또다른

 

경로임에는 틀림없다. 내려갈 때는 어리목 코스로 내려가는 것도 추천한다지만 차를 픽업해야 해서 같은 길로 하산.

 

우리나라 유일의 고산 초원이라는 '선작지왓'. 이름만 들으면 무슨 태국 지명같기도 한데, 봄에 진달래와 철쭉이

 

장관이라고 한다.

 

내려가는 길에도 계속해서 돌아보게 되는 한라산 봉우리. 빠른 화면으로 돌린 듯 삽시간에 움직이는 구름이 빚어낸

 

새파란 하늘이 듬성듬성 나타나는 모습도 정말 장관이었다.

 

 

리드미컬하게 좌우로 흐트러져 있는 울타리 말뚝들.

 

그런 울타리를 무너뜨릴 듯 커다랗게 솟아오른 소원탑들. 붉고 구멍많은 한라산의 화산질 돌멩이들이 눈에 띈다.

 

 

이름 모를 들풀 앞에 무릎을 꿇고 정면으로 사진을 담기도 하고.

 

 

 

아까 지났던 자그마한 구상나무 숲길에서 사람이 전부 지나길 기다리며 바람을 느끼기도 하고.

 

 

사람들이 밟고 다니던 구멍 숭숭한 화산암에 고인 빗물이 차분히 가라앉기를 기다리기도 하고.

 

 

 

 

혼은 떠났지만 형체는 그대로 지키고 있는 주목의 잔해들이 보여주는 비감함과 당당함의 혼합물.

 

 

올라올 때와 마찬가지로 산중턱에는 잔뜩 짙은 안개가 버티고 있었다. 촉촉한 공기, 초현실적인 풍경.

 

제법 가파른 계단에서는 어느새 무거워진 발과 무릎을 최대한 보호하려 줄에 기대고, 심지어는 거꾸로 걷기도 하고.

 

영실 탐방로, 올라갈 때는 온통 사방을 둘러보며 설렁설렁 올랐지만 역시나 산행은 내려올 때가 힘들다.

 

그래도 선작지왓, 구상나무 숲, 영실기암과 병풍바위까지 영실 탐방로가 숨겨둔 비경들은 꼭 챙겨서 두번 볼 것.

 

 

 

 

 

 

 

 

 

 

 

 

 

 

 

 

 

 

 

 

 

 

 

 

 

 

 

 

 

 

 

 

 

 

 

 

춘천 인근에 있는 오봉산, 야트막하니 산책삼아 걷기도 좋고 개울을 따라 빽빽한 나무그늘도 좋았던 곳이다.

 

오봉산 청평사의 독특한 발코니 형태의 창도 사진찍기에 꽤나 좋은 포인트였던 것 같고, 짧은 가을에 덜 익은 단풍도 꽤 이뻤던 곳.

 

 

 

 

 

 

 

 

 

 

 

 

 

 

 

 

 

 

 

 

 

 

 

 

 

 

 

 

 

 

 

 

 

 

 

 

 

 

 

윔두(Wimdu), 뭐하는 곳이려나?

 

 

윔두는 전세계에 15만개 이상의 숙소를 보유하고 있는 해외 숙박 중개사이트입니다. 숙소를 원하는 사람, 그리고 숙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사이트라고 생각하시면 될 텐데요, 한국을 비롯해서 미국,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는

 

말할 것도 없고 동유럽의 소국들, 크로아티아나 보스니아, 슬로베니아 같은 나라들에도 선택할 수 있는 숙박시설이 무지 많아요.

 

 

윔두는 유럽(베를린)에 베이스를 두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80000명 이상의 호스트, 150,000개 이상의 숙소가 등록되어 있는

 

믿을 수 있는 업체랍니다. (홈페이지는 www.wimdu.co.kr (한국어), 혹은 www.wimdu.com (영어)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윔두(Wimdu), 다른 숙박 사이트와의 차이는?

 

 

이미 해외여행을 떠날 때 숙박을 미리 예약할 수 있는 사이트들은 사실 무지 많죠. 인x파크니 뭐니 국내 사이트도 많고

 

아고x니 뭐니 외국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렇지만! 기존의 사이트들이 제공하는 숙박시설과는

 

확연히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바로 윔두입니다. 개인적으로 윔두의 장점이라 꼽고 싶은 건 다음의 세가지인데요.

 

 

1) 일반 개인이 소유한 공간을 렌트할 수 있습니다.

 

(윔두를 통해 예약한 크로아티아 스플릿의 숙소에서 보이는 전망)

 

현지에 살고 있는 개인이 소유한 럭셔리 빌라, 아파트, 주택, 별장, 요트, 혹은 방 한칸을 내주는 민박의 형태까지 개인이 쓰고 관리하던

 

공간을 빌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본인의 취향과 필요에 따라 때로는 왠만한 호텔보다 훌륭한 숙소(요트나 성을 포함한)를 빌릴 수도

 

있고, 때로는 그저 하룻밤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족한 숙소를 저렴하게 빌릴 수도 있는 거죠.

 

 

공장에서 찍어내듯 1001호부터 1050호까지 똑같은 모양과 인테리어로 꾸며진 공간이 아니라, 집주인에 따라 각기 다른

 

인테리어와 공간의 모양을 즐길 수 있는 셈입니다. 그런 옵션이 무려 십오만개! 저는 크로아티아 스플릿의 개인 아파트를 빌렸는데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을 굽어볼 수 있는 멋진 전망의 UNESCO 세계문화유산 지역내에 위치한 멋진 아파트였어요.

 

 

2) 현지인과의 친밀한 관계맺기가 가능합니다.

 

(윔두에서 예약한 숙소에 쟁여져 있던 왼갖 명반들과 씨디 플레이어)

 

 

윔두에서 숙소를 예약하는 순간 여행이 시작된달까요. 예약한 숙소 주인으로부터 언제쯤 도착할지, 특별히 챙겨줄 건 없는지,

 

숙소의 위치는 어디고 어떻게 오면 되는지 등등 친절하게 물어봐 주시기도 하구요, 또 여행지역에 대한 정보도 물어볼 수 있답니다.

 

아무래도 현지인이시고 여행객을 계속 맞이하시니 최신의 여행정보를 충분히 갖고 계시다는 사실!

 

 

(사진은 숙소 주인의 완전 강추로 찾아가게 된 피자집의 피자. 최고였습니다..)

 

여행을 떠나서 숙소에 묵게 되는 와중에도 그리고 현지 분들 사이에서 유명한 근처 맛집이라거나 추천 명소 등등의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답니다. 주인집 가족들과 인사도 하고, 차 한잔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건 덤이구요.

 

 

3) 숙소라기보다 집과 같은 편안함을 즐길 수 있습니다.

 

(크로아티아 스플릿의 숙소 내부 풍경, 커피나 과자, 과일도 준비해 주셨어요^^)

 

아무래도 개인들이 소유한 공간들이다 보니, 혹은 직전까지 가족이 쓰던 공간이다 보니 숙소로 내어준 공간에는 더욱 친근함과

 

집과 같은 포근함이 배어 있습니다. 숙소 밖에 나가서 열심히 돌아다니다 돌아왔을 때 그 친근한 공기가 참 좋더라구요.

 

방금까지 사람들이 북적북적 살고 있었던 듯한 그 편안함 덕분에 머물고 있는 동안 내 집인 것처럼 편하게 지냈습니다.

 

 

그 밖에 윔두의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장점들은 더 많지만, 안심할 수 있는 숙소라거나 가격적인 면에서도 유리하다는 등의

 

장점들, 그리고 머무는 동안 예기치 않은 손실에 대해서도 보험이 가입된다는 이야기들은 직접 확인해 보세요.

 

 

 

윔두(Wimdu), 어떻게 숙소를 찾고 예약하나요?

 

 

 

이제 그렇다면, 윔두를 활용해서 숙소를 어떻게 찾고 예약하는지 알아볼 차례겠죠. 사실 별로 어려울 것은 없습니다.

 

여느 사이트들과 마찬가지로, 숙소를 찾고 예약 후에 승인 메시지를 받고선 떠나면 끝!

 

 

(크로아티아 윔두 숙소의 창밖 풍경)

 

그럼 당장 창밖으로 이런 풍경이 펼쳐지는 멋진 곳으로 여행을 떠나서 편안하게 쉬고 즐기는 시간을 만끽하시면 되는 거죠.

 

그래도 조금더 팁을 말씀드려 볼까요.

 

 

Tip #1. 윔두의 모든 숙소는 아래와 같은 식으로 상세 설명이 나오니 참고하세요. 1박당 가격이 얼마인지, 해당 날짜에 예약은 가능한지,

 

위치는 어디고 어떤 편의시설이 있는지, 집주인(호스트)는 누구고 여태 평가는 어땠는지요.

 

 

Tip #2. 만약 혼자 조용히 숙박하고 싶으시다면 아파트 혹은 빌라를 선택해 보세요. 혹은 집 주인과 함께 머물며 현지 사람들과

 

이야기도 많이 하고 즐기는 현지인 민박을 원하신다면 개인방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Tip #3. 숙소를 골라 예약 신청하시기 전에, 간단한 자기소개를 올려주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집 주인 역시 프로가 아니기 때문에

 

조금은 더 믿을 만하고 좋은 사람인지를 확인하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겠죠?

 

 

 

 

윔두(Wimdu), 기억에 남는 여행을 위한 첫단추!

 

 

이제, 떠나시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음에 해외여행갈 때 가능하다면 꼭 다시 활용해 보고 싶어요.

 

아, 참고로 한국에도 윔두에 가입해서 자신의 공간을 숙소로 내어놓은 집주인(호스트)님들이 곳곳에 계시던데, 서울 강남에서부터

 

제주도 섭지코지까지요. 국내 여행에도 윔두를 활용해 보는 건 어떨까 싶기도 해요. 다음엔 그렇게도 한번 해봐야 겠습니다.

 

 

 

 

* 본 포스팅은 윔두(Wimdu)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정동진 앞바다, 7월말 햇살이 뜨겁던 그 때는 마냥 시원하게 보이던 풍경이었는데 어느새 살풋 냉기가 전해오는 패러세일링.

 

 정동진의 랜드마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썬크루즈호텔에서 바라본 정동진 앞 바다.

 

 

 한철의 한주일 그렇게 그악스럽게 울어대며 자손을 남기려 애쓰던 녀석들은 이제 모두 흙으로 돌아갔을 시간.

 

절대 만나지 못하는 두 개의 평행선, 이라 흔히들 말해지는 철도길이 이리저리 휘며 겹쳐지고 관통할 때.

 

 

 저런 요트를 타고 둥싯둥싯 푸른 동해바다 위를 떠다니며 노니는 것도 꽤나 재미있을 거 같다. 조금은 파도가 높아도 좋을 텐데.

 

 

 

정동진 앞바다, 시꺼먼 구름처럼 바닷가바위를 온통 뒤덮은 갯벌레나 따개비처럼 자글자글한 파라솔 너머 늠름한 요트. 

 

 정동진 해돋이 열차가 들어오는 건가, 알록달록 원색으로 칠해진 통유리창 열차가 시원시원하다.

 

그저 들어가 보려고만 해도 티켓을 끊고 들어가야 하는 정동진역사, 야트막한 천장에 모기향처럼 대롱거리던 피노키오.

 

 

 모래밭에 드문드문 꽂혀 있는 파라솔들이 옷깃을 잔뜩 그러쥐고 꽁꽁 여몄다.

 

 

 

배들이 부딪힐 것에 대비한 걸까, 타이어를 촘촘이 둘러둔 제주 모슬포항 가장자리는 짠내나는

비바람에 말라터진 각목재들이 한번더 둘려 있었다. 그렇게 파도에 흠뻑 젖었다가 햇볕에

바싹 말라 소금꽃을 피웠다가, 그렇게 반복하며 저렇게 껍데기만 겨우 지탱하고 있는

각목과 시멘트 사이에서 풀꽃들이 피어났다.


어디에선가 실려왔을 풀꽃씨가 용케도 바다에 삼켜지지 않고 저기에 안착하기까지, 그리고

느닷없이 출렁거리는 물벼락이나 바닷소금의 짠기에 침범당하지 않고 싹을 틔우고 저렇게

작지만 샛노란 꽃을 피우기까지 얼마나 많은 드라마틱한 순간들이 있었을까. 다 썩어빠진

나뭇토막엔 대체 양분이 남아있기나 하려나.

서울로 돌아오기 전 협재해수욕장에서 낙조를 보고 싶었다. 그렇지만 언제 이렇게

해넘이 시간이 늦어졌는지, 7시가 넘어도 좀체 가라앉지 않는 태양보다 서울행 비행기가

먼저 떠나버릴 지경이어서 여기까지..여기까지만 해가 내려앉은 걸 보고 버스를 부랴부랴

잡아타고 말았다.



@ 제주도, 모슬포항 & 협재해수욕장

충북 괴산의 산막이옛길, 편도 약 3킬로미터의 옛길 구간 내내 화장실이 없는 건 아마

자연을 지키기 위한 고민의 결과물 아니었을까. 그렇지만 또 꼬맹이들 손붙잡고 오는

부모님들이나 사람들을 발 동동 구르며 울부짖게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이렇게 절절한

멘트를 큼지막하게 써붙일 수 밖에 없는 거다. 여기 좀 봐유, 이곳에서 버리고 가유~!


잘 되지도 않는 충청도 사투리로 몇번씩 되뇌여보다가 그 리드미컬함에 놀라며 완전

재미가 붙어버렸다. 오르락내리락하는 성조에 맞춰서 찰지게 달라붙는 저 끄트머리의

머머해유~ 하는 맛이라니. 화장실 없슈, 없대유, 여서 버리고 가유, 돌 굴러가유, 말했잖슈.ㅋ


양반의 고향 충청도답게 화장실 표시에 등장한 남자와 여자도 아주 잘 갖춰입고 점잖기가

그지 없다. 눈을 얌전히 내리깔고 부채를 펼쳐든 신랑의 이미지와 그보다도 훨씬 수줍어

보이는 볼빨간 신부의 이미지. 나름 험한 산길을 앞에 둔 간이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색색깔 등산복이나 간편복장과는 영 다른 느낌.


* 여행을 다니며 결코 빠질 수 없는 '답사지' 중 하나가 그곳의 화장실이란 점에서, 또 그곳의

문화와 분위기를 화장실 표시에까지 녹여내는 곳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국내외의 특징적인

화장실 사진을 모아보고자 합니다. 자신이 본 최고의 화장실 표시를 제보해주실 분은 댓글을

부탁드립니다~!

구봉도에서 낙조를 보기로 했다지만 사실 구봉도가 어디에 붙어있는지도 모르고 나선 길이었다.

좀처럼 숨이 죽지 않아 짱짱한 햇살이 감히 바로 쳐다볼 엄두도 못 내게 하던 때, 그래서 아직은

오늘도 어제처럼 해가 떨어지고 어둠이 오리란 걸 믿을 수 없을 만큼 사방이 훤하기만 하던 때

구봉도에 도착하고 나니 몇 마리 말들만 선한 눈을 꿈벅이며 반겨주었다.

'구봉도'는 대부도 북서쪽 끄트머리에 부리처럼 삐쭉 튀어나온 조그마한 섬의 이름이지만,

대부도가 섬과 육지 사이에 놓인 다리로 연결된 연육교인 것과 달리 아예 사이 바다를 메워

대부도의 일부가 되어 버린 섬 아닌 섬이다. 덕분에 인접한 제부도에서 하루에 몇 번 바다길이

열리는 한국판 '모세의 기적'을 기다려 들고 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아무때고 원하는 대로

가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을 굳이 찾을 만한 이유는 역시 낙조. 안내자료에 따르면 '갯벌이

해를 삼키는 진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정말 그런 광경을 볼 수 있을까, 이렇게 작정하고 낙조 사진을 찍어보겠다 나선 건 처음이어서

살짝 두근대는 마음으로 적당한 포인트를 찾아 걸었다. 한걸음 한걸음, 어느 순간 내가 내딛는

걸음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해가 내려서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맘이 조금 급해졌다.

바다를 바라보고 선 옹송그린 어깨의 할머니처럼 보이는 저 바위는 역시 할매바위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오른쪽의 좀더 크고 남성적인 실루엣을 드러낸 바위는 할아범바위,

이렇게 두 개의 바위가 '구봉도 선돌'이라 하여 이 곳의 유명한 낙조 관람 포인트라고.

그리고 드디어 맨눈으로도 바라볼 수 있을 만큼 그 빛과 열을 잃어버린 태양이 땅위로

내려서는 순간, 움찔움찔 지표면과 가까워진다 싶더니 하필 야트막한 능선의 산언저리에

내려가 앉는다. 산의 경사면을 따라 데굴데굴 굴러가면 재밌겠다.

그런 나의 기대가 무색하게, 일단 산 너머로 저물기 시작한 해는 삽시간에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단순히 가라앉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마치 뭔가에 빨아들여지듯 그렇게.

꼴깍 완전히 산에 먹히기 직전에 내지르듯 뱉어낸 시뻘건 불빛, 뭔가 산 정상 부근에서

폭발한 것처럼 붉은 빛이 둥글게 감싸고 있었다. 하늘에 구름이 좀 층층이 끼어 있었다면

좀더 멋진 풍경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지만, 아무래도 가을 하늘인지라 구름이 불타는 듯한

그런 풍경과 마주치긴 쉽지 않을 거다.

해가 넘어갔다고 바로 세상이 어두워질 거라 생각했던 건 오산이었다. 늘 새롭게 깨닫지만

금세 잊어버리고 있는 사실이다. 여전히 위쪽 하늘은 붉게 물들어 있었고, 그 빛을 담아

바다의 파도 결결이 붉은 갈매기가 날고 있었다.
그렇지만 확연히 온도가 떨어지고 있는 듯 했다. 금세 몸이 차갑게 식었고, 바람 역시 더욱

거칠 것 없이 불어오는 통에 재빨리 철수. 그 와중에 바닷가에 박혀 있는 그물 울타리뼈대들이

바다 너머 저쪽으로 건너가는 오솔길 같단 생각에 한 두방 더 욕심을 부렸다. 마침 사진에 함께

담긴 건 집으로 돌아가는 갈매기 한 마리.

이번에는 남쪽 해안길만 걸었지만 나중에 시간 나면 구봉도의 해안 오솔길을 따라 한바퀴

돌아보는 것도 꽤나 괜찮을 거 같다. 요새 느닷없이 '올레길' 유행에 휘말려 여기저기에서

걷기가 광풍이라지만, 사실 길은 그때나 지금이나 천지사방에 거미줄처럼 깔려 있는 거니까,

이름나고 유명해진 길을 한줄로 서서 순례하듯 걷는 거보다 이런 고즈넉하고 호젓한 길을

바닷바람 맞으며 파도소리 들으며 걷는 것이 훨씬 좋지 않을까 싶다.





경제개황 및 주요지표



경제 구조 및 특징



○ 투르크메니스탄의 경제의 구조는 농림수산업, 광업 등 1차 산업이 10.0%, 제조업과 건설업 등을 포함한 2차 산업이 33.9%, 3차 산업이 56.0%를 차지하는 3차 산업 중심의 구조임.


주요 국내경제 지표


단위: %

구분

2005

2006

2007

2008

2009

경제성장률

13.0

11..4

11.6

10.5

5.7

재정수지/GDP

3.5

14.8

17.0

35.4

29.6

소비자물가

상승률

10.4

7.1

8.6

8.9

4.1



최근 국내 경제 동향


○ 고성장세를 지속하던 실질 GDP 성장률은 다소 둔화될 전망

ㆍ 2008년에는 건설 및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공적 투자와 교통, 통신 및 소매업의 활발한 경제활동에 의해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10.5%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이어감

ㆍ 2009년에는 4월에 대 러시아 가스공급 중단 사태로 주요 성장 동력인 가스 생산이 감소되고, 주요 경제협력 파트너인 러시아의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성장률이 다소 둔화되어 5.7%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됨.

○ 2008년 7월 이후 안정되고 있는 소비자 물가상승률

ㆍ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08년 7월 석유제품과 교통비에 대한 가격조정, 국제식품가격 상승 및 2008년 5월 환율 단일화의 영향으로 18.9%까지 상승하기도 하였으나 동년 말 국제식품가격 및 관세율이 하락하여 9%대로 안정되었음.

○ 2009년 GDP 대비 재정수지 흑자 비중 둔화 전망

ㆍ 2008년 재정수지는 석유 및 가스 수출 수입증가에 따른 재원확충 및 환율 단일화에 따른 조세수입 증가의 영향으로 수입이 증가하여 GDP 대비 35.4% 수준의 흑자를 기록하였음.

ㆍ 공적 금융관리 개혁을 통해 2008년 10월 창설된 투르크메니스탄 안정화 펀드에 재정흑자를 적립하고 있음

ㆍ 그러나 2009년에는 사회보장지출 확대로 지출이 늘어난 반면, 수출입 관세율 하락, 가스 수출감소 등으로 인해 수입이 감소하여 GDP 대비 재정 수지가 전년 대비 다소 둔화될것으로 보임.


국외경제 지표 및 경제 동향


단위 : 백만 달러, %

구분

2005

2006

2007

2008

2009

경상수지

870

3,345

4,024

3,544

4,113

경상수지/GDP

5.1

15.6

15,5

18,7

16.8

상품수지

1,997

4,598

4,300

6,294

2,710

수출

4,944

7,156

7,919

11,895

6,862

수입

2,947

2,558

3,619

5,601

4,152

외환보유액

4,458

8,059

13,222

16,713

9,414

총외채잔액

1,058

886

743

720

660

총외채잔액/GDP

6.2

4.1

2.9

3.8

3.4

D.S.R

7.3

3.9

3.0

1.2

0.5

자료: OECD CRAM, EIU, IMF


최근 대외 경제 동향


○ 외환보유액은 월평균수입액의 20개월분 이상을 유지

ㆍ 에너지 수출 호조에 따른 수입 증가로 2008년 말 외환보유액은 약 167억달러(월평균 수입액의 21.7개월분)를 기록하였으며, 2009년에는 가스수출 감소로 외환보유액이 작년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경기침체에따라 수입역시 감소하여 월평균수입액 대비 외환보유액은 22.7개월분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됨.

대 러시아 가스공급 중단으로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중 둔화전망

ㆍ 동국의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는 석유 및 가스 수출 호조에 힘입어 2006년 이후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2008년에는 석유 및 가스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수출수입의 20% 증가로 인해 국내 수입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GDP 대비 18.7%의 흑자를 기록하였음.

ㆍ 2007년 말 러시아와의 수출가격 재협상으로 2008년부터 천연가스 수출단가가 인상(1,000m³당 100달러→상반기 130달러, 하반기 150달러)되었으며, 2009년부터 수출단가가 유럽시장가격에 연동되어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동년 4월 대 러시아 가스공급 중단으로 수출이 감소되어 경상수지 흑자폭은 물론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도 전년대비 감소할 전망임.

○ 폐쇄적인 경제구조로 인해 상대적으로 작은 외채규모

ㆍ 총 외채잔액은 2003년말 17억 달러에서 2009년 말에는 약 6.6억 달러로 대폭 줄어들어 총 외채잔액/GDP는 3.4%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투르크메니스탄이 그동안 외국자본의 국내정치에 대한 간섭을 막기 위해 폐쇄경제체제를 유지해왔으며,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차입도 어려웠던 점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됨.

○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D.S.R

ㆍ 총 외채규모는 감소하고 있는데 비해 총수출은 증가하고 있어 D.S.R은 꾸준한 감소세를 보여 2009년에는 0.5%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임.

ㆍ 3.0%(2007) → 1.2%(2008) → 0.5%(2009)


경제구조 및 정책



경제 구조 및 정책



○ 에너지부문에 대한 높은 신뢰도

ㆍ 동국은 석유 및 천연가스가 총수출 수입의 90%를 차지하는 등 에너지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으며, 1990년대에 전체 수출의 10%에 달했던 면화 생산이 점차 둔화되어 최근에는 수출비중이 1%이하로 낮아짐.

ㆍ 2007. 02월 출범한 베르디무하메도프 정부는 최근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인 가스, 석유,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농촌개발프로그램” 도입을 통해 쇠퇴해가는 면화생산 등 농업부문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음. 또한, 수출루트 확보를 위한 신규 파이프라인 건설도 적극 추진하고 있음

○ 국가 주도의 통제경제 체제유지

ㆍ 과거 니야조프 정부는 물가통제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임금 동결, 고정환율제도 유지, 생필품에 대한 가격상한제 실시 등을 통해 물가 상승을 억제해 왔음. 또한, 정권유지를 위해 각종 보조금 혜택 및 가스, 전력을 무상으로 공급 등 반시장적인 정책을 추진한 바 있으며, 이에 따라 국영기업의 민영화는 시도조차 하지 않음.

현 베르디무하베도프 정부는 최근 외국인투자 유치 등 대외적인 면에서 부분적으로 개방을 추진하고는 있으나, 대내적으로는 지난 정권의 정책기조를 대부분 계승하고 있어 국가 주도의 통제경제 체제가 크게 변화될 가능성은 낮음.

석유.천연가스 등 풍부한 천연자원 보유

투르크메니스탄의 2008년 말 기준 천연가스 확인매장량은 7.94조㎥(전 세계 매장량의 4.3%)로 러시아에 이어 구소련지역 2위의 천연가스 보유국이며, 원유 확인매장량은 약 6억 배럴(1억 톤)로 추정됨.

외국인투자자에 대한 현 정부의 우호적인 태도로 투자 확대 전망

최근 베르디무하메도프 정부는 최근 투자 미비 및 기술 부족으로 생산이 둔화되고 있는 에너지부문 개발 및 투자 확대를 위해 외국인투자를 적극유치하고 있으며, 서방국가들은 최근 자원민족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러시아, 카자흐스탄을 대신할 신규 에너지공급원 확보 차원에서 투르크메니스탄 에너지 부문에 관심을 보이고 있음.

중국, 러시아, 독일 에너지 기업들이 PSA(생산물 분배계약) 등을 통해 투르크메니스탄 내에 직접투자하고 있음.

석유. 가스 분야는 국영기업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고, 석유.화학, 면방, 건설, 통신분야 등에서는 지적재산권 및 계약 관계의 불확실성 등의 문제가 있음. 따라서 향후 정부가 투자제도 미비, 환율제도 불안정, 수출루트 확보의 어려움 등 제도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임.

화폐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 실시

2009년 1월 1일부터 리디노미네이션을 실시하여 기존 5,000마낫을 1마낫으로 변경하는 화폐개혁을 단행함. 이로써 소액거래 용이, 공식/비공식 환율 격차 감소, 외국인투자환경 개선 등의 효과가 기대되고 있음.

리디노미네이션 이후 환율은 달러당 2.85마낫으로 안정되었으며, 실제로 2009년 1분기에 마낫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남.

이번 조치는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이 공약인 화폐금융 시스템 안정화의 일환으로 평가되며, 500마낫을 제외한 모든 화폐에서 니야조프의 초상화가 다른 역사적 인물로 대체되었다는 점에서 전임자로부터 독립된 정체성을 정립하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분석됨.

○ 환율 단일화 조치로 공식 환율과 실거래 환율의 격차 해소

2008년 1월 1일부터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를 통해 공식환율을 달러당 6,250마낫으로 비공식 환율은 달러당 20,000마낫으로 조정한 바 있으며, 2008년 6월 1일부터 공식환율과 비공식 환율을 통합하여 달러당 14,250마낫으로 환율을 단일화시킴.

환율 단일화는 화폐의 신뢰성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수출 수입도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와 재정수지 흑자 유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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