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4년 11월 20일(Thu) AM 2:00부터


장소 : "다른異 색깔彩을 지켜낼 자유"(http://ytzsche.tistory.com)

● 자격 :
이 사진에서 보여지는 것과 같은 'Trickle-down effect'를 우리말로 뭐라고 하는지에 대한 답 + 초대장 받을 이메일 주소~!^-^*

 

   (이렇게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ctrl+c/ctrl+v로 사방에 초대장을 요청하는 분들 중에서 불량 컨텐츠를 양산하거나

 

받고 나서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정말 필요로 하는 분께 드리고자 하는 최소한의 장치이오니

 

어렵게 생각하시거나 불쾌하게 여기지 말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주최 : yztsche(이채, 異彩)

제공 : 초대장 50



가상 공간에서 시골장터 분위기를 느껴보세요
[경험적 세계의 유토피아적 가능성] 블로고스피어에 확산되는 '나눔의 문화'
2009년 06월 16일 (화) 23:32:12  이채 기자 ( iamhere_now@naver.com)
가상 공간에서 대규모 나눔 장터가 열려 주목된다. 티스토리에서 활발한 블로그 활동 중인 초하씨(주거 미상, 연령 미상)가 주도한 이 '공동 나눔'의 장은 17일을 전후하여 약 40개의 블로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게 된다. 초하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공동(동시) 나눔' 마당 기획, 중간 보고 및 진행 요령"이란 제목의 포스팅에서 이번 나눔을 통해 긍정적인 블로그 환경을 도모하는 '나눔의 문화'를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초하씨는 "2-3명이 모인 나눔은 즐거운 유희가 될 수 있으며, 1-20명이 모이고 30명이 모인 "동시 나눔"은 좋은 블로그 세상을 만드는 하나의 '나눔문화'가 됩니다."라고 밝히며, 블로거 모두가 진정한 독서 유희와 다양한 나눔의 쾌락을 즐길 것을 권유했다. 초하씨의 권유로 나눔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ytzsche씨(서울, 29살)는 "이번 나눔에는 '경제'라는 키워드로 묶일 수 있는 책들에 날개를 달고 희망하시는 분들께 나눠줄 것"이라며 이를 받아보고 기뻐할 이웃 블로거들을 상상하면 기분이 너무 유쾌해진다고 말했다. 이로써 애초 여러 블로거들이 내키는 대로 아무때나 덜컥 열곤 했던 나눔 이벤트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좀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초입력 : 2009-06-16 23:32:12   최종수정 : 2009-06-17 01:05:42


시절이 하 수상하니 스스로 경제학을 배워보겠다는 의지가 충만해지는 6월입니다.(아닌가요..ㅡㅡ;)

미네르바도 처음엔 그저 하루하루 신문에서 읊어주는 타이틀만 바라보며 그러려니 하다가, 어느 순간 대체 이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까, 제대로 알고나 말하는 걸까, 혹은 (악의적으로 해석컨대) 뭔가 숨겨놓고 말하지 않는

게 있는 건 아닐까..라는 궁금증에서 경제학 독학을 시작한 건 아닐까요.


제가 여기저기서 증정받거나 개인적으로 득템한 경제(학) 관련 책 네 권에 날개를 달아봅니다.



#1. 화폐전쟁
화폐전쟁 - 6점
쑹훙빙 지음, 차혜정 옮김, 박한진 감수/랜덤하우스코리아
[화폐전쟁(쑹훙빙, 랜덤하우스)] 한국에선 무슨 의미가 있는 책일까.
음모론에 경도된 책의 앞머리 절반쯤을 읽으며 한 댓번은 "그래서 어쩌라규~"를 외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책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불태환화폐가 고작 몇십년의 역사밖에 지니지 못한, 아주 특이한 경우임을 깨닫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듯 하다. 태초부터 그랬던 듯 단단하고 완전무결해 보이던 지금의 시스템이 실은 역사적인 구조물에 불과하다는 인식, 그리고 변경가능하다는 상상력의 자극. 그게 지금 시스템의 문제점을 바꾸는 단초일 테니까.



#2. 이준구 교수의 쿠오바디스 한국 경제
쿠오바디스 한국경제 - 10점
이준구 지음/푸른숲
[이준구 교수의 쿠오바디스 한국경제] 시장주의자 = 좌빨..이라는 어처구니없는 현실.
그는 경제학자다.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을 원칙적으로 믿는 시장주의자다. 그런 사람을 일러 좌빨이라 칭하는 사회에서는 두가지 문제가 생긴다. 미쳐 돌아가는 시장탈레반주의자, 혹은 뭐라 이름붙일 '주의-이즘'도 없는 깡패 권력자 집단에 쉽사리 농단되고 희롱당하는 희생자가 수도 없이 나온다. 도심 테러분자라 희롱당한 용산, 논두렁에 1억시계를 버렸다는 식으로 하지도 않은 말들이 첨가되어 희롱당한 노무현, 고공농성 중인, 파업중인, 혹은 스스로 산화한 노동자들까지.

두번째 문제는 더 심각하다. 이런 공간에선 '시장주의자' 이준구를 비판할 여지조차 협소하다. 왜 그는 한미FTA를 한번 걸어볼만한 도박이라 생각하는가. 왜 그는 기본적으로 국가의 규제 자체를 모두 피해야 할 것으로 매도하는가. 공익을 위한 규제라면, 좀더 정밀하게 가다듬어진 규제라면 오히려 좋은 결과를 이끌 수도 있지 않을까.


#3. 경제학 콘서트
경제학 콘서트 - 8점
팀 하포드 지음, 김명철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경제학자가 바라보는 세상이란, 확실히 일반인이 간과하고 놓치기 쉬운 뭔가를 품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책입니다. 경제학이 어떻게 일상에 스며들어 이야기될 수 있는지, 흥미롭게 시작할 수 있는 단초가 될 듯.



#4. 괴짜경제학
괴짜경제학 - 6점
스티븐 레빗 외 지음, 안진환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총이 위험할까, 수영장이 위험할까. 부모들은 이름을 어떤 생각으로 지어주는 걸까. 왜 마약판매상이 부모와 함께 사는 걸까. 그런 따위 시시하고 뜬금없는 질문들이 의외로 상콤하고 탄복할 만한 사고과정을 거쳐 나름의 정합적인 결론으로 치닫는 쾌감이 있다. 물론 그 결론까지 흥미롭고 감탄할 만할지는 장담못하겠지만, 최소한 그런 시시껄렁한 질문을 '경제학'적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알게 되는 것만으로 만족스럽달까.


신청방법!!

비밀댓글로 남기시는 게 편하시겠죠? 개인정보를 로봇들이 퍼나르는 시대라니까요.ㅎㅎ
1)"성함, 주소, 전화번호" 등 기본적인 정보와, 2) 왜 이 책을 받고 싶으신지, 이 책에 대해 무엇을 기대하시는지 말씀을
남겨주시면 제가 빠른 등기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책 앞에 뭐라뭐라 살짝 낙서처럼
끄적여 보내드려도...괜찮죠?
뭐, 그런 식으로 온라인의 존재감을 오프라인으로 연장해 보려는 가냘픈 손짓으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당^^;
17일부터 19일까지 약 삼일정도 신청하신 분 중에서 제 맘대로  선정하도록 할께요, First come, first get의 룰은 참고만 하지요.


제일 중요한 점!!

1. 받으시게 될 분은 다 읽으신 후에 리뷰를 포스팅하고 제게 트랙백걸어 주시면 되겠습니다.
2. 책을 또다시 다른 분께 날개달아
주실지 말지는 받으시는 분 마음입니다. 본인이 소장하시려면 소장하셔도
무방하다는 이야기지요. 다만 가능하다면 본인이 소장한 다른 책 중 한권을
이런 방식으로 나누시면 더욱
기분이 좋아지시지 않을까 싶네요^-^* 아, 어디까지나 이는 제 희망사항일 뿐 강제는 아닙니다.
나눔이니까요^^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블로그와 나눔]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이준구 교수의 말에 따르자면 시장근본주의자들이 날뛰는 세상이다.

그들은 정부의 규제를 죄악시하고 시장을 만병통치약이라 여기지만, 사실 이미 경제 활동의 발목을 모질게 잡는 것은

규제가 아니라 그들이 방기한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시장 실패, 혹은 시장 왜곡이다. 경제활동 현장에서 예컨대 무역

애로를 발굴하라거나 불편한 규제를 적시해서 해소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해도, 그건 전봇대 몇 개 뽑는 식의 간단한

제거, 지움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를 정비하고 시장 자체가 제대로 돌아가게 만들려는 노력을 요구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태반인 게 문제인 세상.


이준구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 재임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것에 대해, 정부의 아마추어리즘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는 다들 그랬었다. 시장주의자도, 시장근본주의자도. 하물며 노무현보다 왼쪽에 섰다고 자처하는

사람들, 한미FTA를 반대하고 이라크파병을 반대했던 사람들 역시 노무현 대통령의 이런 실정에 대해서 대개 한 목소리의

비판을 낼 수 있었다.


물론 약간씩 다른 목소리가 간간히 섞여 나왔다. 이준구 교수는 새만금 사업을 강하게 비판했었다. 그건 환경지상주의도,

온정주의도 아니었다. 철저히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그러한 대규모 '토목 공사'가 효용이 없음을 주장했다. 그리고 그는

종합부동산세에 대해 좀더 정밀하고, 좀더 보완되면서도 강력한 효과를 갖도록 주문했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목소리를

두고 딱히 좌/우의 색깔론이 불러내질 상황은 아니었다. 이미 노무현에 대한, 노무현의 정책에 대한 비판 일색의

지형에서 그 비판이 좌로부터 오던 우로부터 오던 따지는 건 부차적인 일이었다.


이명박이 당선되고, 종부세에 한을 품은 사람이 장관이 되고 종부세는 거덜이 났다. 새만금 따위는 기억 저편에 묻힐

만큼의 대규모 토목공사를 4대강 유역, 전국토에서 벌이겠다고 움직거리기 시작했고, 교육은 오로지 경쟁의 논리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그리고 이준구 교수는 '좌빨'이 되었다.


그는 경제학자다.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을 원칙적으로 믿는 시장주의자다. 그런 사람을 일러 좌빨이라 칭하는

사회에서는 두가지 문제가 생긴다. 미쳐 돌아가는 시장탈레반주의자, 혹은 뭐라 이름붙일 '주의-이즘'도 없는

깡패 권력자 집단에 쉽사리 농단되고 희롱당하는 희생자가 수도 없이 나온다. 도심 테러분자라 희롱당한 용산,

논두렁에 1억시계를 버렸다는 식으로 하지도 않은 말들이 첨가되어 희롱당한 노무현, 고공농성 중인, 파업중인,

혹은 스스로 산화한 노동자들까지.


두번째 문제는 더 심각하다. 이런 공간에선 '시장주의자' 이준구를 비판할 여지조차 협소하다. 왜 그는 한미FTA를

한번 걸어볼만한 도박이라 생각하는가. 왜 그는 기본적으로 국가의 규제 자체를 모두 피해야 할 것으로 매도하는가.

공익을 위한 규제라면, 좀더 정밀하게 가다듬어진 규제라면 오히려 좋은 결과를 이끌 수도 있지 않을까. 단적으로,

유럽의 자동차 시장에 대한 품질 규제는 지금 그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환경까지 보호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어쨌거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이후의 정국에 대해 특히 이준구 교수의 혜안이 발휘되는 대목.


"주택가격 폭등을 위시한 주택정책 전반에 대해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것은 물론 (당시 노무현) 정부다.

정부는 일관된 방향으로 정책을 밀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오히려 주택시장을

더 큰 혼란에 빠뜨리기까지 했다."


"백약이 무효'인 상태를 가져온 결정적인 원인은 정부, 그리고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신뢰의 결여에 있었다.

...그렇지만 정부에 대한 불신이 현 정부(노무현 정부)가 들어오면서 새로이 나타난 현상은 결코 아니다...정부와

정책에 대한 불신과 관련해 현 정부(노무현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크지만, 모든 책임을 현 정부에 뒤집어씌우는

것은 공평한 일이 아니다."


"정책에 대한 신뢰의 상실을 가져온 데는 현 정부의 무능을 가장 소리 높여 비판해온 집단에도 일단의 책임이 있다.

...정부가 잘못하는 점이 많더라도, 추진하고 있는 모든 정책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정부가 하는 일

모두를 도매금으로 싸잡아 매도한 나머지 거의 '식물정부' 수준으로 몰아간 것도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


"얼마전 주택가격이 미친 듯한 폭등세를 보였을 때 이에 기름을 부은 것은 다름 아닌 야당과 보수 언론이었다.

자신들이 집권하면 종부세를 크게 완화해줄 듯한 제스처를 쓴 야당, 그리고 기회 있을 때마다 종부세의 흠을 잡아

정부가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만든 보수 언론 역시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게 만든 데 책임의

일단을 갖고 있다."


노무현에 대한 균형잡힌 평가는 최소한 이 정도의 상식에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쿠오바디스 한국경제 - 10점
이준구 지음/푸른숲





김수행 교수님의 아카데미시즘

김수행 교수님은 아직 상대평가가 일반화되어 있지 않던 시절부터 수강생들에게 엄격한 학사관리를 한다는

평판이 높았다. 수업에서 듣는 내용보다 중요한 일들이 많다고 생각했던 일부 사회대 학생들은 이른바

'마르크스 경제학'을 가르치는 교수님께서 그런 것도 몰라주고 엄격한 출결관리와 냉정하고 야박한 학점을

고수하는 데에 섭섭함을 느끼기도 했었지만, 사실 '상대평가'와 '사회주의적 가치'가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할 이유 따위는 찾지 못했었다. 교수님은 특히 마르크스 경제학을 공부하고자 수업을 듣는 학생이라면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씀했었다.


이 책에서 교수님은 자신의 역할과 한계를 명확히 고백한다. 내가 이해한 바에 따르자면 자신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탐색을 하는 데서 그칠 뿐, 예컨대 '김수행노믹스' 식의 구체적이고 미시적인 현실

정책이나 개별 사안에 대한 디테일한 평가가 가능할 만큼 공부할 만한 여력이 없었다는 것. 지승호와

인터뷰할 때의 교수님은 때로는 시사 이슈에 대한 대중적 이해 수준에 머물거나, 혹은 솔직히 '그 부분은

공부를 안 해서 모르겠다'고 한 발 물러선다. 농업 경제학의 문제, 영국 복지정책 후퇴에 대한 해석의 문제..


그렇지만 한국 사회와 같은 황량한 지형에서 '자본론'에 기대어 한국경제를 읽어낼 만큼의 공력이 있는

경제학자가 있을 수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김수행 교수님에게 구체적인 경제정책을 내놓으라거나,

혹은 개별 사안에 대한 입장과 논평을 요청하는 건, 일개인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선,

서울대학교에서조차, 그분의 퇴임과 함께 마르크스 경제학은 주류 계량경제학의 틈바구니에서 또다시

밀려나 버리는 상황인 거다.


자본론의 부활을 말할 때

누군가 진보 세력의 특징은 개인이나 요소가 아닌 구조와 동학을 주목하고, 반대로 보수 세력의 특징은

개인과 요소에 우선적인 책임과 중요성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정말 동의하는 말이다. 맑스도 그랬지만

김수행 교수도 개별 사안이 아닌 구조 자체를 천착하고 있다. 케인즈도 '구성의 모순'이라며 개개인의

합리적 선택이 전체로서의 합리적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을 했으니, 꼭 빨갱이만 구조적

모순과 시스템의 불합리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아닐 거다.


실제로 주류 경제학이 'Ceteris Paribus'(다른 모든 조건이 일정하다면)이라는 비현실적 전제 하에서 완전

경쟁을 상정하는 것과 달리 정부가 시장판 자체를 유지, 존속시키는 역사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건 엄연한 

사실이다. 마르크스 경제학의 가능성을 최소한 이전에 그랬듯 지금 굴러가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반성적

역할에 한정하더라도, 시장의 역사성이나 생산의 원천 및 분배에 대해 풍요로운 시사점을 충분히 던질 수

있을 텐데, 우리는 여러가지 이유로 마르크스와 그의 경제학을 아예 도외시하고 있는게 문제다.


90년대 'IT 경제' 혹은 '지식경제'가 유행하면서 실물경제의 중요성이 약화되었다느니, 노동-자본의 구도

자체가 무화되었다느니, 혹은 비정규직 문제가 주목받으면서 '노동'을 덩어리로 보는 기존 시각과

맑시즘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느니 많은 지적이 있었다고 알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 금융경제의 거품이

급속히 꺼져들어가는 세상에서 맑스와 김수행 교수가 주목하는 날것의 구조와 시스템, 실물 경제 그리고

강고한 노동-자본의 구도는 요요히 드러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의미상 열려있고 내용이 굳어지지 않은 '새로운 사회'

김수행 교수님은 '사회주의', '공산주의'라는 단어가 일으키는 종말론적인, 목적론적인 '닫힌 미래'를 항상

경계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경제적 토대가 상부구조에 '조응'한다고 했던, 그 '조응'이라는 애매한 단어에

기대어 경제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식, 그러니까 경제가 발전하면 자연히 사회가 발전한다는 식의

'경제주의'도 경계하고자 했던 교수님은, 그래서 '새로운 사회'를 말한다.


그건 어떻게 올 지, 어떠한 형태가 될 지, 언제 올 지 아무도 모른다. 마르크스도 자본주의 이후에 대한

그의 단편적인 아이디어들을 여기저기 흘리고 있을 뿐, 기계적인 도식 따위 그린 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하고 또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하는 건 역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교수님도 이야기하듯)

새로운 사회를 그릴 수 있는 상상력과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다. 그런 면에서 책 마지막 장의 우석훈교수가

말했던 좌파 경제학의 정의가 와닿았다. 말할 수 있는 사람을 지키는 것은 (주류)개발경제학이고, 말 못하는

사람-소외 받은 쪽이나 소수자나 약자들-을 지키는 것이 좌파경제학이라는 이야기.


얼마 전 만났던 기자 선배가 했던 이야기가 오버랩되었다. 자신이 되고 싶은 기자란 건, 항상 어려운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 줄 수 있는 기자라고. 그렇게 지금 사회의 약자들을 지키고 그들과 함께 보고 이야기하면서

문제를 가다듬어 나가고, 또 그에 대한 반응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는 것이 바로 '새로운 사회'를 여는

첩경일 거라고 생각했다.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라는 이미 그 의미와 내용이 가득 차 굳어버렸거나, 심지어

오염되어 버린 면이 없지 않다.


남북 경협에 대한 새로운 시각, 그러나.

개성에 출장을 다녀오면서 느꼈던 것이지만, 남북 경협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개성공단에 진출한 기업들은 남북관계가 너무 호전되면 임금이 인상되고 노동자 관리하기도 힘들거라

염려하고 있었다. (물론 이는 지금처럼 최악으로 경색되기 이전의 '배부른 고민'이었다.) 김수행 교수도
 
지금과 같은 식으로 투자해서 바로 자본주의적 이윤만을 좇는, 값싼 노동력만을 착취하는 경협은

별 의미도 없고 남북통일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물론 경협 자체만으로도 남북간 합작의 훈련이 될 수 있고, 자본주의의 이식을 위한 훌륭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그 반대편 시각과 그 근거에 대해서도 충분히 논의해 볼 만한 내용 아닌가.

'새로운 사회'를 상상하는데 필요한 훌륭한 자극이 될 수 있는 꼬투리가 될 수 있을 텐데, 그렇지만

그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여전히 웃기지도 않는 '불온도서' 운운하는 세력이 굳건하다.


덧붙임. 인터뷰의 미학.

마구잡이로 치고 빠지는 '합이 짜이지 않은' 날것의 싸움이 막장으로 가는 개싸움이 되지 않고, 도리어

그럴 듯해 보이거나 심지어 아름다워 보이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액션 영화나, 토론회, 혹은

'리얼'을 표방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조차 기본적인 '합'을 짜두기 마련이다. 내가 이렇게 치면

넌 이렇게 막고, 니가 이렇게 반격하면 난 저렇게 피한다는 식의 '합' 말이다.


지승호와 김수행의 질문과 답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김빠진 문답도 아니었지만, 어느 한쪽의 기세가

등등한 위압적인 문답도 아니었다. 둘다 최선을 다해 질문하고, 최선을 다해 답하고 있다는 느낌, 

그들은 질문과 답을 함께 만들고 있었다. '합'을 미리 짜두어서라기보다는, 서로가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충실히 알고, 또 아는 것을 최대한 노이즈없게 전달할 만큼 충실히 숙성시킨 사람들이어서 그런 게다.


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 - 10점
김수행 지음, 지승호 인터뷰/시대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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