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사진 혹은 글.
아랫도리를 벗어던진 변태 주전자 이야기.
ytzsche
2010. 3. 25. 09:54
단어들을 머릿 속에서 퍼올리게 만드는 주전자로군요.
주전자군은 누가 볼세라 소변기에 바싹 붙어 볼일을 봐야 할 겁니다. 그의 위풍당당한 '부리'는 마치 헛한데다
헛힘쓴 결과로 울퉁불퉁해진 초콜렛 복근을 연상케 하네요.
자연상태나 다름없이 헐벗은 차주전자의 자태가 부끄러웠던 거겠죠.
혹은 흥분했던 건지도 모릅니다. 주전자와 찻잔은 어쨌거나 한 쌍인 데다가, 게다가 음양의 조화를 따지건대
성별은 명확하여 주전자군, 찻잔양이 맞지 않으려나요. 뭐, 찻잔이 무슨 생각을 했던 찻잔 속 태풍이지만요.
들어와 바싹 말려올리는 지금은, 같잖은 봄 3월말.
그러고 보면 그들의 무늬는 어디선가 부자연스럽게 끊겨 있었습니다. 뚝 분질러 나눠가졌다던 정인의 증표처럼
왠지 그들의 꽃무늬는 서로에게 힌트가 되어줄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주전자의 selling point랄까요.
성마르게 다그치는 눈길 아래선 그저 멈춰선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그렇게 만개한 꽃 한송이가 풍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