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야드를 지나 이집트, 꽤나 세속화된 아랍국 중 하나인지라 바로 참이슬로 입을 헹궈주시는 센스. 앞에는

이집트 전통 맥주, 사카라. 사카라는 이집트의 지명인데, 가자 피라밋 이전의 초기 형태 피라밋 무리가 모여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5년만에 돌아온 이집트 카이로의 이 '빌어먹을' 교통대란. 어찌나 반갑던지. 사방에서 울려대는 클랙션과

브레이크 파열음, 어디선가 들리는 아잔 소리까지.

낮에 봤으면 분명 여기저기 우그러진 차들이 번연히 드러났을 텐데, 어둠의 장막 아래 그럭저럭 눈감아줬다.

어쩌다 보니 숙소 예약에 혼선이 빚어져, 항의 끝에 얻어낸 펜트하우스급 슈퍼디럭스 룸. 예전에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묵고 갔다는 방과 똑같은 사이즈의 방이란다. 재빨리 차지하고 앉은 사무용 책장.

원래 예약했던 방은 작은 트윈룸이었는데, 여긴 방이 네 개, 화장실이 세 개짜리였던가.

푹신한 쇼파가 사방에 뒹구는 너른 거실하며, '빠'로 쓸 공간도 있었던, 그야말로 호사로운 객실.

큰 집에선 길을 잃을 수도 있다더니 딱 그짝이다. 요리조리 휘어지는 통로, 그 끝에서 마주치는 사방의 문짝들.

굉장히 넓었던 방, 저기서 혼자 잤다. 어떻게 해야 저 큰 침대를 하나도 아니고 두 개씩이나, 더럽히고 잘 수

있을까 생각하며 열심히 뒹굴고 헤집고 다녔다.

또 다른 방, 방은 다섯여섯 개씩이나 되는데 사람이 둘이니, 얼굴 보기도 쉽지 않다. 결국 이박하는 동안 얼굴

마주칠 일도, 화장실서 만날 일도 없이 혼자인 양 밤을 보냈다.

그리고 행사장. 호텔마다 고유하게 내세운 색감과 분위기가 참 다르다. 여긴 좀 화사한 톤의, 불그스레한 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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