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이질감을 주는 제목처럼, 한풀이식의 민족주의적 정서를 돋우는 영화는 아니었다. 누가 누구와 싸우는지,

누가 정말 적인지 구분하기도 힘들어진 상황에서..오지에서 독특한 가면 문화와 삶을 꾸려나가던 사람들은

럭비도 배우고, 창가도 즐기고, 인종과 이념 같은 것이 부질없어지는 '환상적인' 상황에 처한다. 뙤놈이나 왜놈

운운하는 대사가 있지만, 그다지 현실적이라거나 실제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동막골은, 그런 곳이다.


아프지만 아름다운 장면들이 많이 연출되는데, 그중에서도 맘에 툭 꽂혔던 장면이 있다. 무엇이 불안한지, 아니면

두려운지, 무릎을 바싹 땡긴채 웅크리고 자는 앳된 군인의 옆머리에 강혜정이 꽃을 꽂아주는 장면. 그리고는,

아주아주 행복한 표정으로 꽃잎을 두어번 쓸어내리는. 촉촉한, 보들보들하면서도 생생한 그 감촉..은, 그네들이

'작대기'라 부르던 우왁스럽고 둔탁한, 그리고 선뜻한 총의 감촉과 정확히 대척하고 있다. 풍선처럼 유유히

낙하하는 폭탄의 질감 역시. 꽃잎을 쓰다듬으며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라야 미친X, 아님 광년이라 불릴 수 있는

세상이다. 다행히도, 동막골은 그런 미친X를 포용, 아니 이해하고 있었고..그녀의 죽음은 그래서 마을 전체의

슬픔이 된다.


언젠가부터 나비의 이미지가 굳어지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혹여 흰나비를 백의민족 어쩌구의 상징으로

생각하지 않는한. 다만 호접지몽, 장자지몽 이전에..나비효과 같은 걸 연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어딘가의 나비

날갯짓으로부터 불러들여지는 폭풍. 대체 어디서 잘못된 건지, 무엇이 어긋나 이렇게 누군가에게 분노를

투사하고 총을 겨누며, 맨몸으로 폭격기에 맞서야 하는지. 그런 것들에 대한 대답은, 도식적인 구도로 나타나지도

않으며 쉽게 누군가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그런 간단한 관계가 아니라는.


예측할 수 없는 나비의 날갯짓처럼, 인간들은 서로가 원하지 않는, 그러면서도 서로 부지불식간에 쌓아올린 업?

구조? 관계? 아님...간주관성?--; 그런 것들로 보이지 않게 서로 구속되어, 싸우고 웃고 울고 죽어버리는 건지도

모른다.



며칠전에 본 박수칠 때 떠나라의 신하균은 두가지 작품을 동시에 했음에도 캐릭터가 하나도 안 섞였다. 멋진
 
배우에 멋진 영화들. 올여름 대박 세영화다 가족들이랑 심야로 봤다. 이사가기전에 가까운 센트럴시티 무지

이용한다.ㅋ


난 항상 사랑니가 났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문득 이가 아파 병원에 가면 사랑니가 이미 다 난 상태라 하고,

그것때문에 아프단다. 너무 쉽게 생겨나고, 너무 금방 아파지는 거 같기도 하고, 아님 살짝 둔해서 무지하고,

다 자라고 나서야 뽑아버리는..참 멍청한..어쨌거나 어제는 입안으로 망치와 메스(조각칼같은), 뽁뽁이가

들어갔고..염증을 제거한다고 엄지손톱만큼 살을 잘라냈다. 치료받고 담주에나 뽑아낼거 같은데..항상

뽑혀나가기만 한다. 달이 삼분지이가 지났다. 근데, 전화요금이 기본료 더하기 2614원.


이번달, 군대 녀석들이랑 논다고 전화 은근 많이 썼지 싶었는데, 아마 저번달 기록 경신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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