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한 시테섬은 살살 거닐며 세느강의 운치와 이국적인 파리의 건물들을 구경하기에 좋은 공간인 거 같다. 비록
 
파리지앵보다 관광객이 훨씬 많이 보이는 특이한 도시이긴 하지만 자신의 매력을 올곧이 지키고 있는 듯 한 느낌,

혹은 그런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로부터 뒤섞여 뿜어지는 분위기 자체가 파리의 왠지 모를 들뜨고 설레는

공기를 만들어내는 건지도 모른다. 9월 초가 되니 동양 특히 한국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고 전부 서양 사람이다.

배낭여행을 다니면서 특히나 방학기간에 만나는 한국 사람은 크게 세 부류, 대학생이거나 학교선생님들, 혹은

뭔가 인생에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직장을 접고/쉬고 나온 직장인들. 세 부류 모두 보이지 않는 9월의 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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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공연이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었다. 일요일이어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 파리 시내 곳곳에서, 지상과

지하를 막론하고 어디에서든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걸 모르고 여행 초반엔 신기하다고 이사람 저사람

마구 찍어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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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테섬 어느 다리 위에서 벌어지던 서커스, 자연스럽게 공연이 벌어졌고,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였으며, 그런

자연스런 분위기 속에 나 역시 동화되었다. 따스한 햇볕을 등 뒤로 느끼며 유유자적하는 사람들.

한시간여 동안 레파토리를 펼치는 광대 아저씨를 보며 가로등에 기대앉아 하염없이 구경하다 문득 든 생각.  

아...이런 게 사는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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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쿼텟까지. 요새 색소폰을 배우는 나로서는 저 아저씨의 멋진 손놀림과 제스처가 인상적이었댔다. 쿼텟 멤버와

사진을 찍어보고 싶었던 한 관광객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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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느강을 유유히 항행 중인 선박, 다양한 종류의 유람선이 각기의 구간을 운행하고 있었다. 최근에 새로 생겼다는

바토 버스..던가, 보단 여전히 바토 무슈가 좋다는 다른 관광객들의 이야기도 유심히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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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틀담 성당의 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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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걸음을 붙잡는 풍경들, 그리고 굳이 잰 발걸음이 아니어도 금세 가닿는 오밀조밀한 공간들. 세느강변에

앉아 사과를 베어물던 아가씨의 회색눈이 계속 나와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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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내 돌아다니면서 관광객들이 다 어디있을까 궁금했었는데 노틀담성당 앞에 꼬물대는 사람들과 관광버스들을

보고 아하, 했다. DSLR과 캠코더로 무장한 관광객들이 이 앞에서 사진을 찍겠다고 저마다 빈 틈을 노려 비집고

파고든다. 

가기 전에 노틀담성당은 요게 다인 줄 알았다. 저 장대한 세 개의 문과 그 위에 얹힌 화려한 조각들. 한바퀴 돌아

보니 그게 아니더란 얘기..뒤에서 보는 건 또 나름의 멋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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