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꺼진 단수이라오제(淡水老街)의 골목들. 뭔가 앨리스가 맞닥뜨렸던 토끼굴처럼, 저쪽 끝까지 걸어가면 새로운

세계가 잔뜩 일그러진 모습으로 나타날 거 같은 느낌. 유난히 강렬한 주홍불빛이 내 걸음걸음을 주시하고 있었다.

낡고 허술한 차양, 녹슬고 우그러진 철문, 그리고 뭔가 '대롱대롱'의 느낌으로 겨우 매달려 있는 간판. 드문드문

길가를 막고 선 스쿠터와 쓰레기봉투, 종이박스떼기들. 적당히 깔끔하고 적당히 고즈넉해서 마음 놓이던 풍경.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