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리뷰에서는 스마트카메라 NX20의 기본기, 카메라로서의 성능에 포인트를 맞추어 1/8,000s의 셔터속도라거나,

 

자유로운 움직임이 가능한 스위블 디스플레이, 온갖 다양한 기능(Fn버튼)이나 파노라마 모드에 Full Hd급 동영상까지

 

아우르는 내용을 하나씩 살폈다.

 

 

 

 

글의 말미에는 "'스마트 카메라'라는 문구가 얼마나 적절한지, 실제로 얼마나 스마트하게 사진을 찍고 공유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음에 짚고 넘어가겠다고 했는데, 정말이지 스마트카메라 NX20의 특장점 중에서 그런 스마트함을 빼놓고는

 

NX20의 장점을 절반도 채 말하지 못한 셈이라고 하는 게 과장은 아니다.

 

 

NX20이 왜 꼭 앞에 '스마트카메라'라는 별칭을 달아야 제대로 소개가 되었다고 할 수 있는지, 우선 그 외관에서부터 드러나는

 

범상치 않은 특징을 일견한 후에 본격적으로 그 '스마트함'을 탐구해보도록 하자.

 

 

Wi-Fi와 카메라의 합성어, NX20

 

NX20의 외관을 살펴보았을 때 여느 카메라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건 바로 저것, 모드 다이얼에 'Wi-Fi' 모드가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색상으로 튀는 걸 따지면야 'SMART' 모드가 가장 튄다지만 이건 여느 카메라에도 제각기

 

눈에 띄는 방식으로 어필하고 있는 가장 편한 '자동 모드' 같은 거니까 패스~)

 

 

Wi-Fi라고? 스마트폰을 쓰고서야 비로소 Wi-Fi니 3G니 그런 외계어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스마트폰도 아니고

 

카메라와 Wi-Fi의 조합이라니 그 쌩뚱맞고 낯선 조합에 잠시 어리둥절했던 게 사실이다. 말하자면 스마트폰이 인터넷을 통해

 

바로바로 글과 사진 같은 컨텐츠를 사람들과 공유하듯, NX20으로 찍은 사진을 사람들과 공유하도록 해주는 거랄까.

 

Wi-Fi망이야 사실 왠만한 카페나 학교, 심지어 지하철 안에도 탄탄하게 깔려있는 인터넷망이니, 그걸 이용해서

 

스마트폰으로 글과 그림을 다운로드하거나 업로드하듯이 스마트카메라 NX20으로 사진을 업로드하거나 하면 완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겠다고 예감했고, 근 한달 가까이 NX20을 써보니 그 예감은 그대로 적중했다.

 

 

* NX20의 사용설명서에 따르면 내장 안테나가 위치한 카메라 좌측 상단부를 무선 통신시 가급적 만지지 말라고 한다.

 

이전의 일부 휴대폰이 차용했던 적외선 통신방식과 달리 무선 통신은 어느 각도에서나 적잖은 거리를 격하고서도

 

무리없는 접속 성능을 발휘했지만 실제로 안테나가 내장된 지점을 만지면 조금 접속 속도가 느려지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스마트카메라 NX20의 스마트함이 꼭 Wi-Fi 모드에서만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조리개우선 모드, 셔터속도우선 모드,

 

어느 모드를 막론하고 굳이 컴퓨터를 거치지 않고 바로, 스마트하게 Wi-Fi를 활용해서 촬영한 사진을 인터넷 공간에 올릴 수

 

있는 거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NX20의 스마트함이 정석대로 뿜어져나오는 기능들은 'Wi-Fi' 모드에 집결해 있다.

 

 

MobileLink로 스마트폰에 사진 전송하기!

 

'Wi-Fi' 모드에서도 제일 앞자리에 위치한 모바일링크(MobileLink) 기능은 실제 사용해본 결과 가장 쓰임이 많고

 

활용성이 제일 높은 기능인 것 같다. 모바일링크란,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스마트폰으로 바로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전처럼 굳이 컴퓨터로 사진을 옮기고 다시 스마트폰에 업로드하는 두 단계를 거치지 않고 한 단계만에

 

사진과 그에 담긴 이야기, 추억들을 스마트폰에 옮겨서 바로 원하는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된 거다.

 

 

이건 혁신이다. 특히 요새처럼 스마트폰을 활용해서 사진과 이야기를 SNS나 기타 인터넷 공간에서 공유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감안하면, 시대의 조류를 앞장서서 개척하겠다는 결기가 보인다 해도 그리 오그라드는 표현은 아니다.

 

게다가 사용법도 간단하다.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컴퓨터로 옮긴 후 다시 스마트폰에 옮기는 과정 만큼이나 쉽다.

 

 

1. 버튼을 누른다 : 스마트카메라 NX20의 '모바일링크(MobileLink)' 버튼을 누른다.

 

2. 버튼을 누른다 : 스마트폰을 꺼내 해당 네트워크에 맞는 Wi-Fi 네트워크를 설정한다.

 

3. 버튼을 누른다 : 이미 설치해둔 'MobileLinkl' 앱을 시작한다.

 

4. NX20 카메라와 스마트폰이 연결된다.

 

5. 버튼을 누른다 : NX20으로 찍었던 사진 전부를 공유할지(전체 공유), 일부만 공유할지(선택 공유) 선택한다.

 

6. 버튼을 누른다(원하는 사진을 고른다) : 선택 공유의 경우 (전체 공유의 경우 과정 생략)

 

7. 스마트폰에 선택된 사진이 표시된다.

 

8. 선택된 사진이 스마트폰으로 복사된다.

 

9. 끝.

 

 

아무리 세분화해도 아홉 단계 이상이 나올 수가 없다. 사실 버튼만 다섯번 누르면 되는 만큼 무지무지 쉽다.

 

게다가 이건 사진을 선택하는 경우이고, 만약 사진을 선택하지 않고 전체 사진을 공유한다면 버튼 네 개로

 

NX20에 담긴 모든 사진이 한꺼번에 스마트폰으로 전달되는 '기적'이 일어난다.

 

그렇게 원하는 사진을 다운받고 나면 이렇게 아무 버튼이나 눌러서 NX20과 스마트폰간의 연결을 해제할 수 있다.

 

연결 상태를 바로 체크할 수 있고 원하지 않는 경우 언제고 버튼을 눌러 취소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아니면

 

연결되지 않고 이렇게 해제되니 보안의 측면을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실제로 NX20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전달하는 과정, 동영상을 찍어본 건 워낙 간단한 사용법을 굳이 다시

 

보여주려 한 목적보다는, 사진을 고르고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데까지 고작 1분 남짓한 시간이 실제로 소요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함이다. 스마트폰은 애초 3G 상태에 있었으니 Wi-Fi 설정까지 포함해서 그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Remote ViewFinder를 보며 스마트폰으로 NX20 조종하기!

 

두번째로 스마트한 기능은, 역시 리모트 뷰파인더(Remote ViewFinder) 기능이다. NX20의 뷰파인더로 보이는 영상을

 

고스란히 스마트폰으로 전송하고, 나아가 스마트폰으로 NX20의 사진 촬영까지 조종할 수 있는 거니까 일종의 원격통제가

 

가능한 거라고 할 수도 있겠다. 카메라와 떨어져 있어도 스마트폰으로 화면을 확인하며 원하는 때 사진촬영이 가능한 기능.

 

모바일링크 기능과 마찬가지로 우선 스마트폰과 Wi-Fi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게 제일 먼저 할 일이다. 리모드 뷰파인더

 

버튼을 누르면 이렇게 NX20은 스마트폰과 연동될 준비를 한다.

 

지정된 Wi-Fi 네트워크를 선택하고 'Remote ViewFinder' 앱을 실행시킨다. 물론 어플리케이션은 사전에 미리

 

다운받아 놓았어야 한다.

 

Wi-Fi가 연결되고 스마트폰 상에서 NX20의 뷰파인더가 고스란히 보이게 되면 1번과 같은 화면이 나타난다. 플래시(2번)와

 

타이머(3번)과 사진 사이즈(4번)을 선택할 수 있고, 리모트 뷰파인더 기능으로 찍힌 사진을 확인(5번)해 볼 수도 있다.

 

6번과 7번에 나타나듯 초점이 안 잡힌 상태인 거 같아도 막상 촬영을 하면 8번처럼 선명하게 나타나며, 9번에 보이듯

 

초점이 맞는 부분에는 초록색 상자로 표시가 되기도 한다.

 

 

역시 활용법은 굉장히 간단하고 편하다. 간략히 말하자면, 그냥 셔터만 누르면 되는 셈이니까 말이다.

 

 

리모트 뷰파인더를 활용하는 처음과 끝을 모두 기록한 동영상이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세팅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채 1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딱히 복잡하거나 어려운 방법이 아니라 그냥 Wi-Fi가 연결되고 나면

 

셔터 버튼만 누르면 되는 거니까 그렇다. 그만큼 편하고 쉽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에 바로 공유하기!

 

페이스북이나 PICASA, 유투브나 미투데이에 바로 사진을 올릴 수도 있다. 마찬가지 방식인데, NX20이 Wi-Fi와 연동된 경우

 

그 무선 통신을 활용해서 선택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바로 그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업로드할 수가 있는 거다. 이 경우

 

제한 조건은 물론 Wi-Fi와 연동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 그것 하나 뿐이다.

 

 

단순히 사진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서 SNS를 즐기듯 똑같이 멘트를 적어 넣을 수도 있다. 굳이

 

불편한 점을 꼽으라면 이 때 사용하는 문자 입력 방식이 터치스크린 같은 익숙한 게 아니라 일일이 전후좌우 버튼으로

 

키보드 버튼을 하나씩 찾아 눌러야 하는 방식이란 거 정도랄까.

 

 

이메일로 NX20로 찍은 사진 바로 전송하기!

 

이메일로 보내는 거야 사실 앞서 짚었던 스마트폰으로 전송하거나 소셜네트워크로 전송하는 것에 비기면 아주

 

난이도가 낮은 기능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스마트폰이나 페이스북에 바로 전송하는 게 가능한데 설마 이메일로

 

전송하는 게 그보다 어려울 리가 없으니 하는 말이다. 그렇지만 그 난이도와 상관없이 이메일로 바로 동영상이나

 

사진을 보내는 기능은 의외로 그 쓰임이 많다는 점에서 굳이 한번 짚어둘 필요가 있겠다.

 

 

언제 어디서든 Wi-Fi 전송이 가능한 스마트카메라 NX20!

 

자, 이쯤해서 궁금증이 생길만도 하다. "그러면 Wi-Fi 모드가 아니라 다른 모드에서는 찍은 사진을 무선 통신으로 보내서

 

스마트폰이던 SNS로 보내는 게 불가능한 건가"라는 궁금증이 그것인데, 정답부터 말하자면 "어느 모드에서든 가능하다".

 

어느 모드에서건, 사진을 촬영하고 나서 메뉴 버튼을 누르면 나타나는 게 바로 이 '공유(Wi-Fi)' 기능이다. 말 그대로

 

Wi-Fi 무선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전송하거나 재생하여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 되겠다.

 

 

스마트카메라 NX20의 스마트함을 활용한 샘플샷들

 

NX20으로 찍은 사진을 바로 이메일로 발송했던 사례.

 

NX20의 리모트 뷰파인더를 활용, 아버지 생신을 맞이하여 좀더 놀랍고 신기한 거리를 보여드렸던 사례.

 

 

일본 여행 중에 찍은 사진을 바로 스마트폰으로 옮겨서 Wi-Fi를 활용해서 SNS에 올렸던 사례.

 

 

그리고 사진을 찍어서 바로 페이스북으로 업로드했던 사례.

 

사실 NX20의 스마트한 기능을 사용한다고 해서 사진의 화질이나 품질에 영향이 있다거나 떨어지는 건 절대 아니다.

 

사진을 딱 보고서 구별할 수 있는 특징이 있는 것도 아니고. NX20의 스마트함은 사진을 찍고 사람들과 공유하는 방식을

 

이전에 비해 훨씬 편하고 손쉽게, 그리고 빠르게 해주었다는 점, 그리고 그러한 여러 참신한 기능들이 사진을 찍는

 

재미까지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켜주었다는 데 있겠다.

 

 

이상으로, 사진을 찍는 것 이상으로 공유의 즐거움을 알게 해준 NX20의 '스마트함'에 대한 리뷰를 마치고,

 

다음주에는 마지막으로 스마트카메라 NX20의 소개한 기능들을 십분 활용한 샘플샷을 중심으로 마무리하도록 한다.

 

 

 

 

 

 

 

 

 

 


색色.120

Pentax의 K-r이 이토록 다채로운 색깔로 화려하게 등장하리란 건 이미 예견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미 펜탁스 K-x가 나왔고, 소비자들이 그 감각적인 색깔에 열광적으로 호응했다는 점은 충분히

확인이 되고도 남았달까. (국내에는 고작 빨강, 하양, 검정 세가지 색만 들어왔지만) 일본에서는

무려 100가지의 색깔 중에서 마음껏 고를 수 있다는 선택의 자유로움은 가히 획기적인 거였으니까.


사실 그 전까지 DSLR하면 그저 까맣고 무겁거나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는 딱딱한 녀석, 그래서

좀 친구 사이에서 잘 어울리지 못하는 재수없는 녀석이 떠오르곤 했는데, 이 아이들은 활짝 피었다.

팬시하고 화려한 색감을 과시하면서도 왠만한 보급기 이상의 성능을 과시했으니, 말하자면

K-x는 '공부도 잘하는데 옷도 잘 입고 성격도 사교적인' 그런 DSLR이었던 셈이다.

이번 K-r은 좀더 본격적이다. 훨씬 대담하고 튀는 색깔들이 바디 12색깔 곱하기 그립 10색깔,

무려 120가지의 '色깔맞춤'이 가능한 셈이다. 게다가 35mm 단렌즈도 12가지의 색상이 준비되어

있다니 가히 부잣집 아이들의 상징이었던 72색 크레파스가 무색할 지경이다.


대체 이런 식의 조합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색깔이 뒤섞인 카메라들이 생겨나는

것은 일종의 부작용일 수도 있겠지만, 주홍색 바지에 하늘색 셔츠 매칭을 잘만 소화해내는 우월한

인류가 존재하는 걸 감안한다면 역시나 120가지의 깔맞춤 하나하나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셈. 


아쉽게도! 이번 K-r 역시 한국에는 핑크색, 하얀색, 검정색 바디만 수입이 된다고 한다. 그러니

나머지 바디에 대해서는 일본 펜탁스 홈페이지에서 시뮬레이팅을 실컷 해보는 걸로 대리만족할

수 밖에 없겠다. 그렇지만 차츰 한국에도 Pentax의 색감과 컬러에 호응하는 컬러피플이 많아지면

다음다음 모델쯤에는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동일한 '깔맞춤'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어쨌든 현재 한국에서 구현할 수 있는 K-r의 '깔맞춤' 경우의 수는 다음과 같다고 하겠다.

(수식 1)

COLOR : 바디 3色 X 그립 10色  = 30色의 K-r.






형形.Portable DSLR


DSLR을 쓰기 시작한지 이제 2년이 조금 넘은 정도지만 동호회나 평가단 등의 기회를 통해

이것저것 쥐어볼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인 행운이라 생각한다. 갈수록 작아지고 가벼워지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변해가는 DSLR들을 쥐면서 점점 굳어지는 생각은, 이제 충분히 컴팩트한

수준으로 내려섰으니 정작 중요한 문제는 내 손에 얼마나 잘 달라붙어 있느냐는 것.

이번 K-r을 쥐어보고 느낀 건 이전 모델이자 내 메인 DSLR이기도 한 K-x에 비해 훨씬 손에

잘 달라붙는다는 점이다. 길이는 이전 모델과 거의 비슷한 125mm, 담배갑보다 조금 큰

수준이니 사실 더이상 작아지면 흔들림없이 쥐고 셔터를 누르기도 불편해질지 모른다.

DSLR의 무게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샤프하고 실용적인, 그야말로 Portable한 DSLR로서

이 정도의 디자인과 사이즈, 무게라면 최상 아닐까 싶다.

(수식 2)

K-r : 125mm × 68mm × 67mm = 544g (배터리, 메모리제외)



손이 닿는 부분에 씌워진 합성고무 재질의 그립은 땀이 나도 끈적거리지 않고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을 제공했다. 게다가 오른손만이 아니라 왼손으로 받치게 되는 카메라 바디 왼쪽 부분에도

말랑거리는 그립을 감싸 카메라가 더욱 고급스러워보이는 느낌은 물론 촬영시의 단단한

그립을 가능하게 한 것 같다.

※ 참고삼아 찍어본 K-x의 바디. 위의 K-r 바디와는 달리 그립부분의 고무가 꽤나 야박하게 들어가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오른손가락들이 조금 바둥거리고 나야 제대로 네 손가락이 고무그립위로

안착하게 되는 오른쪽 부분은 말할 것도 없고, 아예 왼쪽은 맨들맨들한 바디 맨살이다.

위에서 봤을 때도 K-r은 좀 더 멋진 모습이다. 다양한 수동 노출과 자동 노출 모드를 지원하며

360도 뱅글뱅글 돌아가는 다이얼이 얹혔고, 삼각형 모양의 뾰족한 산처럼 모아지는 헤드 속에는

플래시가 내장되어 있다. "자동, 장면모드, 동영상, 프로그램(P), SV, 셔터속도우선(Tv),

조리개우선(Av), 메뉴얼(M), 발광금지, 야경+인물, 접사, 풍경, 인물, 동체" 등

무려 14가지에 달하는 노출모드는 적시에 타이밍맞게 끌어쓰기 편하다.


여러모로 K-r이 이전에 비해 더욱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건, 이런 조그만

메모리 슬롯의 디자인이나 마무리에서도 드러난다. 오른쪽 사진이 K-x의 슬롯, 왼쪽이

K-r의 슬롯인데, 아무래도 야외에서 촬영을 하거나 장기간 여행을 하며 촬영을 하게 되면

저렇게 툭툭 깊고 투박하게 꺽인 부분에 먼지나 이물질이 끼고 지저분해지기 일쑤였다.


이번 K-r의 슬롯은 메모리 카드를 쉽게 빼고 끼고 할 수 있으면서도 딱히 걸리는 부분이나

먼지가 고이기 쉬운 부분을 최소화하겠다는 세심한 의지가 읽히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흡족했다.

후면은 정말 K-x와 하나도 바뀐 게 없었다. 위로부터 훑어보면 AF/AE-L, LV(Live View),
 
Infomation, Menu버튼과 네방향으로 누르게 되어있는 멀티 셀렉터 등이 차례로 배열되어

있는 거다. 필요한 기능들이 온통 오른손 엄지손가락의 미묘한 움직임으로 해결되는

범위 내에 집중되어 있어 오래 쓰다보면 맨들맨들 후면이 닳게 된다는 단점 아닌 단점은

있지만, 그만큼 편하게 쓸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Tip)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 세상에는 '천지인'과 '이지한글' 따위 한글을 입력하는 다양한

방식을 채용한 원시시대의 폰들이 군웅할거하고 있었다. 각 방식에는 나름의 장점이 있었고

한번 입문한 자를 쉽사리 다른 방식으로 옮기지 못하게 하는 Lock-in 효과까지도 있었는데,

DSLR들의 콘트롤 인터페이스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렇지만 역시, Pentax로 DSLR에

입문했고 그 색감과 성능에 대만족중인 자칭 Pentaxist의 입장으로선 지금의 인터페이스에

대대만족!



선線. 빛과 전기에너지


이전에 비해 돌출된 그립부와 렌즈 사이의 공간이 조금은 더 여유로와 보인다. 실제로 잡아보면

그다지 넓어졌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고 디자인의 문제란 생각이 들긴 하지만, 정작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던 것 같다. AF(Auto Focusing)을 위해 어두운 공간에서는 녹색의 AF보조광이 피사체에

발사되어 더욱 정확하고 품질 높은 사진이 나오도록 하는 성능향상이 이뤄졌다는데, 바로 그

녹색불빛이 발사되는 곳이 문제의 그곳, 그립부와 렌즈 사이의 공간.

K-r의 특징 중 하나, 휴대 전화나 휴대용 프린터와 적외선 통신을 통해 사진을 전송하고

출력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바디 왼쪽에 USB단자 위쪽으로 보이는 둥그렇게 까만 지점이

바로 적외선으로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적외선 포트.


개인적으로는 우연찮게 생일선물로 카메라와 연동가능한 휴대용 프린터를 선물받았는데,

애초 프린터가 어디에 적용가능한지 주의깊게 보지 않은 터라 기존 K-x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곤란하던 참이었다. 당장 카메라와 프린터를 들고 나가서 사진을 찍고 적외선 통신으로

인화까지 해보고 싶은 맘은 굴뚝같지만, 일단은 겨울이 가고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잠시대기.
 

정말 무엇보다 가장 획기적이었던 변화는 그렇지만 따로 있었다. 기존에 AA배터리 네 개를

넣어 사용하던 방식(K-x 기준)에서 벗어나 전용 리튬-이온 배터리(D-LI109)를 병용할

있도록 개선했다는 점이다. K-x를 들고 여행이라도 가려면 배터리를 얼마나 많이 준비해야

했는지, Ni-Mn배터리 기준으로 대충 200-300장 정도 찍으면 닳아버렸던 거다. K-r의 경우

전용 리튬-이온 배터리는 약 700장 이상 찍을 수 있어서 확실히 '전기에너지'에 대한 압박은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기존 K-x의 배터리 슬롯과 비교해보면 그 모양새가 확연히 다르다. 아무래도 둥그런 배터리

네개만 받아들이게 되어있던 K-x와 네모난 전용 배터리와 AA배터리 둘다 장착할 수 있도록

만든 배터리 슬롯은 다를 수 밖에 없을 테고, 덕분에 배터리 걱정없이 장시간의 사진 촬영

혹은 라이브뷰 운용, 동영상 촬영 등이 가능하게 되었다.


(수식 3)

K-r : AF Green Light + Infrared Light + Lithium-ion battery = 무선(無線)


면面. 광활한 LCD모니터



카메라 바디의 후면을 온통 차지하고 있는 '운동장만한' 사이즈의 LCD모니터는 무려 3.0인치에

달하는, 게다가 무려 92만 화소의 고해상도를 자랑하며 굉장히 업그레이드되었다. 기존 K-x의

LCD모니터가 2.7인치, 그리고 23만 화소에 불과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정말 굉장히 비약적인

성능 개선이라고 이야기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 그저 말로만 하면 사이즈의 차이를 잘 모를 듯 하여, 굳이 K-x의 LCD모니터 부위를 촬영해봤다.

밑에 PENTAX라는 로고도 박혀 있고, 오른쪽의 버튼들도 좀더 헐렁하게 공간을 쓰고 있는 듯한

느낌을 대번에 받게 되는 거다. 그에 비하면, K-r의 저 광활한 모니터라니.

메뉴는 Pentax의 기존 셋업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 K-x에 익숙해진 사람은 거의 새로움을

느낄 수 없을 정도였다. 다만 디테일한 부분과 성능 면에서 여러 기능이 보완, 추가되었으니

그런 부분은 다음에 좀더 다룰 수 있을 거 같고, 일단은 그저 저 커다란 모니터를 통해

사진을 찍고 확인하는 작업만으로도 속이 다 후련해지고 말았음을 고백하는 수준에서

멈추기로 한다.

한가지, K-r에 대한 성급한 아쉬움을 표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카메라에 메모리 카드를

꽂고, 배터리를 꽂고, 단단히 카메라를 움켜쥔 채 전원 스위치를 돌려 'POWER-ON'하는 순간은

DSLR과 일종의 교감을 나누는 거나 마찬가지란 말이다. 아바타에 비기자면, 토루크막토와

주인공이 머리꼬랑지와 부리를 비비 꼬며 교감을 나누는 순간이랄까.


그런 순간에라면 번쩍, 카메라 어딘가에라도 불빛이 들어와야 하는 거 아닐까. 토루크막토의

눈빛이 번쩍 섬광이 일거나 하듯이 말이다. 이전 K-x는 'POWER-ON'의 순간 저렇게 번쩍,

파란 불빛이 들어왔는데 아쉽게도 K-r은 그부분이 램프가 아니라 그냥 깔끔한 하얀색으로

칠해져 있다. 그런 게 지금, Pentax K-r을 사용한지 근 이삼주, 방콕으로 출사까지 다녀온

마당에 유저로서 느끼는 아쉬움 하나.

K-r에 대해 정보를 찾다가 발견한 일본 펜탁스 홈페이지에서는 K-r의 다양한 색상을 부각하는

시도 중의 하나겠지만, 이런 게임까지도 만들어두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해두었더랬다.

실제로 구현가능한 120가지의 색상이 모두 나오는 건 아니고-그랬다면 정말 굉장한 난이도의

게임이 되었을 테지만-바디의 색상 12가지 만으로 조합이 이루어지는 게임.


게임을 핑계삼아 K-r의 우월하고 우아한 색상으로 눈을 즐겁게 하고 싶거나, 카메라를

핑계삼아 잠시라도 가벼운 오락을 하며 쉬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한번쯤 들러보는 것 추천하고

싶다. http://www.camera-pentax.jp/k-r/index.php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