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나베이샌즈 호텔 뒷편으로 펼쳐진 가든스바이더베이. 매일 저녁 7시 45분, 8시 45분에는 슈퍼트리그로브에서


레이져쇼를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가든스바이더베이의 스카이웨이라거나 플라워돔에 대해서는 아래 링크!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스카이웨이의 진수를 맛보다.

바오밥나무가 자라는 플라워 돔, Gardens by the Bay



아무래도 한 십오분동안 여러 '그루'의 크고 높은 슈퍼트리가 번쩍번쩍, 쉬리릭, 펑펑, 하는 느낌이다 보니


글보다는 이미지만으로도 충분할 듯. 참, BGM이 되어주었던 노래 중에 하나는 무려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였단.






말그대로 형형색색. BGM에 맞추어 출렁이는 불빛들을 보는 사람들은 일찌감치 전부 자리를 잡고 누웠다. 


명당이랄 자리가 따로 없는 게 끊임없이 밀려들어오는 사람들이 눈앞의 시야를 휙휙 가리는 통에 누워서도 


이리 뒤척, 저리 뒤척. 그래도 작년에 왔을 때 못 봤던 슈퍼트리쇼를 보는 게 그저 좋아서. 






뭔가 초록빛이나 노랑빛까지는 그래도 부드럽고 온화한 느낌이지만 이렇게 붉은 빛 일색이 되어 버리니 분위기가


일순간에 확 바뀌어 버렸다. 뭔가 화성침공의 느낌 같기도 하고.



멍하니 넋을 놓고 보다보면 왠지 엄청 몽환적이 되어 버린다. 아무 생각도 없이 불빛들이 돌아가고 노래가


바뀌는 것을 아무런 여과없이 그대로 흡수해버리는 느낌.  



대략 십오분 정도, 굉장히 밀도있고 몰입도 높은 쇼가 끝나고 나면 사람들은 마법에서 풀린 듯 다시 술렁이면서


움직이기 시작. 


이렇게 옆에 설치된 커다란 장기판에서 모두가 보는 앞에서 생전 처음 보는 사람과 장기를 두기도 하고,


이런 류의 퀴즈게임을 풀기도 하고. 뭔가 상품이 걸려있으니 그렇겠지만 사람들이 줄을 서서 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그리고 싱가폴 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공연 같은 게 다시 속행. 중국의 전통악기들로 연주하는 팝이나 클래식곡들이


조용하게 가라앉은 슈퍼트리들 사이로 흘러나오는 걸 그대로 누워듣는 건 꽤나 멋진 일.



공연도 끝나고, 주위에 온갖 컨셉으로 만들어져있던 등들을 슬슬 둘러보며 돌아나가려는 참.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앞 용 모양의 등이 눈에 띄었다.



해서, 등들을 좇아 되는대로 걷다보니 이런 풍경도 보이고. 저멀리 싱가폴 플라이어도 보이고.




마리나베이샌즈 호텔로 건너가려고 이리저리 헤메다가 다시 원점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하고 다시 슈퍼트리 그로브.

 


한풀 사람이 꺽인 시간, 쇼 때문에 번쩍거리지 않고 차분한 불빛의 슈퍼트리도 매혹적이구나.


그리고 탈출로 찾기 2차시도에선 가든스바이더베이와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을 잇는 다리를 다행히도 금방 찾았다.


뭐, 이리저리 걷다보니 나온 길이니 찾았단 표현보다는 싱가폴의 멀라이언 신님께서 날 인도해주셨다고 하는 게.







 

 올때마다 참, 위치가 너무너무 이쁘다고 감탄하게 되는 해동용궁사, 마침 부처님오신날을 일주일쯤 앞두었던 어느 날.

 

 산대가지를 사정없이 핍박하는 바닷바람, 아랫도리에 걸린 연등들도 위태로워 보인다.

 

 

부처님이던 누구던, 이렇게 연등으로 길을 만들어 오라 하시면 오고 싶은 맘이 열배는 늘어날 듯.

 

 

아직 연등이 빼곡하게 채워지기 전. 너무 주렁주렁 매달리면 지레 그 염원과 욕망들에 눌려버리는 느낌이 들어서

 

멀찍이 세 줄 정도만 늘어선 게 적당하다 싶다.

 

 

 

석촌호수를 저녁때 지날 때마다 뭔가 반짝거리는 불빛이 보인다 싶어서 오리배에 조명이라도 달았나 했었는데,

 

알고 보니 백제의 역사를 중심으로 한 연등들이 호수 위에 주르륵 늘어서있었다.

 

  청계천 연등축제 때 쓰였던 연등들 중에서 백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담고 있는 한토막을 그대로 석촌 호수 위에 전시해둔 거라고.

 

 백제와 일본과의 교류, 칠지도를 하사한다거나 왕인박사가 교육을 한다거나 하는 내용이 있고, 백제의 선진 제철기술을

 

소개하거나 백제의 조선술 등 문화적인 부분까지 대략 일고여덟주제를 담고 있었던 듯.

 

 

 꽁꽁 얼어붙은 석촌호수, 조류독감 때문에 곳곳에 방제선을 쳐두고 오리 등 가금류에게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가 살벌하긴 했지만

 

그래도, 롯데호텔 건물을 배경으로 한 해양국가 백제의 자그마한 선박이 반짝반짝.

 

 

 

 

 

벌써부터 부처님 오신 날을 준비중이었다. 파스텔톤의 등불을 빼곡하게 달아두고 있던 경내 마당에

얼룩덜룩 팔각 그림자가 융단처럼 깔렸다. 올록볼록 엠보싱 같기도 하고. 전등사 이름부터 범상치

않더니 땅바닥에 연등 그림자를 내걸었다.

보통 알록달록한 원색으로 만들어진 연등에는 익숙했는데, 이런 식으로 파스텔톤의 다정다감한

연등들이 바람불때마다 쏴아, 가만히 앉아 그 빛깔들이 섞여들어가는 걸 보고 있어도 좋았다.

아무리 날씨가 구질구질하고 여전히 바람이 쌀쌀해도, 5월이 오긴 하겠구나. 이런 식으로

4월이 슬그머니 닥친 걸 보면.

색색의 꽃들, 전등사는 그러고 보면 한해에 한번씩은 꼭 가는 거 같은데. 그때마다 차를 갖고 가서

순무김치를 안주삼아 인삼동동주를 마실 수 없음에 아쉬워하면서 번번이 그런다. 술기운 대신

꽃향기를 맡고서 힘을 내는 패턴이랄까.

그리고 풍경의 두가지 버전. 요새 토이카메라 모드가 꽤나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서 자꾸 찍어보게

되는 첫번째 풍경 사진, 그리고 그냥 여느 때처럼 찍은 두번째 풍경 사진. 물고기가 하늘에 둥둥

떠서는 바람결에 퍼덕거리다가 산호초 사이에 낑겨 버렸다.




부처님 오신 날, 혹은 석가탄신일, 초파일이라고 불리는 하고 많은 이름들이 있는데 왜 하필 머릿속을 스친 건

'부처님의 날'이었는지 모르겠다. 점심시간, 작정하고 카메라를 둘러메고 나갔던 봉은사 풍경이다.

소담하게 피어오른 하얀 꽃이 절간의 처마를 가렸고, 그보다 훨씬 크고 번쩍거리는 연등이 하늘을 온통 가리웠다.

불기 2554년, 부처님 오신지는 2500년이 넘었는데 끝없는 윤회의 업을 넘어 니르바나의 땅에 도달한 중생은

몇이나 될런가. 이번 생도 피곤하다.

도심 속 '노른자위' 땅에 이런 절이 자리잡고 있다는 건 사실 많이 드문 일이다. 대부분 산좋고 물좋은 벽지에

둑뚝 떨어져 있기 마련이어서, 결과적으로 지금은 갈수록 협소해진 채 보호받는 '국립/도립/군립 공원'에

하나씩 겹쳐져 있는 셈이다.

초파일 연등 접수대. 연등 하나도 꽤나 적잖은 가격이 붙어있다고 들었다. 어쩔 수 없이 연등 하나에 얼마면 여기

몇개가 달리니까 토탈해서 얼마쯤 되는 건가, 하는 계산이 머릿속에서 이뤄지곤, 그 금액에 입이 벌어지기까지.

불과 몇 초 어간에 일어난 일.

천안함 희생자들에 대한 근조 간판, 현수막은 여기저기서 봤었는데, 봉은사에도 하나 있었다. 메시지를 내건

주체에 따라 꽤나 다른 방식의 서술과 뉘앙스가 있었지만, 글쎄. 이미 천안함 사건은 팩트 차원을 떠나 그들의

소설이 단단한 현실 영향력을 갖게 된 듯.

멋지게 용트림중인 나무. 에구구구, 라는 요조의 노래를 BGM으로 깔아주면 딱 좋을 텐데.
 
에구구구, 봄이 왔구먼. 성가시고로.

뒤에 삐쭉삐쭉 선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과 아셈타워, 멀리는 트레이드타워랑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까지.

그런 배경으로 이렇게 고풍스런 누각이 서 있는 풍경, 게다가 빛이 가득 배어나오는 5월의 하늘.

부처님 입상 옆에는 연등을 세팅하느라 정신없으신 분들, 아시바를 저렇게 쌓고 색색의 연등으로 부처님 주위를

뺑~하니 두를 모양. 부처님의 날/초파일/석가탄신일/부처님오신날에 여기 꽤나 볼만 하겠다.

선연한 자줏빛의 철쭉..이던가, (정확히) 이름모를 꽃들과 이름표들이 빼곡히 달랑대는 연꽃들.

스님들이 거처하는 절간방, 그 신발꽂이에서 발견한 따뜻해보이는 털신발들.



까만 먹장이 둘린 하늘엔 연등이 둥둥 떠있고, 살짝 비린내가 풍기는 청계천 수도물하천엔 호랑이며 선녀 따위

모양의 연등들이 늘어서있었다.


애초 종이에 저런 그림을 그린 후 조립하는 걸까 아님 철사로 모양을 잡은 후 그 종이 위에다가 그리는 걸까,

어떤 경우라 해도 저런 사이즈의 연등을 만들어내기란 꽤나 공덕이 필요할 게다.

그리고 청계천을 밝히던 십여개 연등의 행렬이 끝난 즈음, 디지털 가든이던가 그런 이름으로 꿈지럭꿈지럭

피어나는 꽃송이들. 꽃이라고는 하는데, 오히려 뭔가 자동차가 꿈틀꿈틀 변해서 로봇으로 변하는 트랜스포머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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