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틱섬은 가이드북에 따르면 가장 작고 조용한 섬이라고 했지만, 이미 한국인과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휩쓸고

 

지나는 통에 조용한 섬과는 엄청나게 거리가 생겼다. 게다가 선착장과 스노클링을 할 수 있는 바다가 너무 가깝게

 

붙어 있어 보트가 많이 지날수록 수중 시계가 흐려진다는 단점도 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역시 명불허전, 물속 풍경은

 

여전히 아름다웠을 뿐 아니라 물고기들도 굉장히 많더라는.

 

 

photo by SONY TX-30.

 

 

 

 

 

 

 

니모를 지키고 있는 아빠 광대물고기도 만나고.

 

 

 

 

 

  

 

 

더러는 이렇게 바싹 붙어선 물고기와 아이컨택도 하고.

 

 

 

 

 

 

 

마치 '언더 더 씨'의 한대목인 양 두 마리의 화려한 물고기가 꼬리지느러미를 휘영청 젖히는 장면.

 

 

 

 

 

그리고 아쿠아리움에서나 볼 법한 샛노랑색의 나비 물고기. 실제로 저렇게 우아한 물고기였구나 싶다.

 

 

 

 

 

 

 

 

 

 

 

그리고 수면 위에서 보아도 이렇게 물반 고기반의 느낌으로 가득한 물고기들.

 

재미있는 건 서양인들은 물에 들어가기 보다는 주로 모래사장에 누워 태닝을 하는데 집중하더라는.

 

 

마무틱 섬(Mamutik Island), 툰쿠 압둘라만 해상공원의 다섯개 섬 중에서 가장 작고 조용한 섬이라고 해서 이번

 

코타키나발루 여행의 마지막 행선지로 선정했더랬다. 몰랐던 건, 코타키나발루의 한국여행사가 단체관광객들을

 

실어나르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마무틱 섬이었다는 것과, 한국의 가이드북 중에서 코타키나발루를 제대로 다루고 있는

 

책은 전무하다시피 했다는 것. (가이드북을 믿고 조용하고 사람이 적으리라 믿었던 내가 잘못이다)

 

여전히 바다는 이쁘고 모래는 하얗고 깨끗했으며, 바닷속의 물고기들이나 풍경들도 아름다웠다. 게다가 이런

 

신기한 모양의 열매가 뚝뚝 떨어져있는 모습이 여유롭기도 했고. 마치 원피스에 나오는 악마의 열매같은 생김새.

 

그리고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열대과일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저게 두리안이랑 비슷한 뭐라고 했는데, 까먹었다.

 

저렇게 큰 과일이 나무 줄기에 매달려서 자라난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그리고 에메랄드빛 바다. 도대체 이런 아름다운 빛깔은 어떤 원리로 나타나게 되는 건지 당췌 모르겠다.

 

 

 

아무래도 마지막 일정이다 보니 스노클링도 좀 살살 하고, 여태 꺠닫지 못했던 피로도가 몰려오는 느낌도 있고,

 

게다가 무엇보다 새까맣게 타버린 피부가 급기야 욱씬거리기 시작했다.

 

아, 마무틱섬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건 바로 이 물고기 일람표랄까. 바닷속에 들어가서 찾아볼 수 있는 어종과

 

그 특징들이 간단하게 표기되어 있는데, 물 속에서 봤던 녀석들이 대충 저놈이구나 싶도록 매칭되는 것들이 꽤 있다.

 

 

 

그리고 4시에 들르는 마지막 배를 기다리며 선착장에서 사진찍느라 여념없는 외국인들.

 

 

 

얼기설기하게 만들어진 선착장은 조금이라도 큰 파도가 치면 다 부서져내리지 않을까 싶어서 조금 불안했지만,

 

코타키나발루의 앞바다는 너무나도 평온하다고 하니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육지와 섬 사이에 끼어있는 바다이다 보니

 

파도가 높거나 '쓰나미'류의 예기치 못한 위급상황이 닥칠 일이 없는 잔잔한 바다라고 한다.

 

 

 

 

 

자, 코타키나발루의 바다에 대해 요약하자면, 스노클링이나 스쿠버다이빙을 즐길 생각으로 코타키나발루를 찾는다면

 

굳이 이섬 저섬 돌아다닐 필요는 없을 거 같다. 만타나니나 사피를 들르는 것으로 충분할 듯. 섬마다 사이즈가 다르고

 

특색도 조금씩 다르다지만, 바닷속 산호가 아름다운 점에서는 만타나니가 최고, 그다음이 사피였던 듯. 물고기가 많이

 

꼬인다거나 비용이라는 측면에서는 대동소이한 거 같다. 물론 만타나니가 멀리 있으니 좀 비용이 더 들긴 하지만,

 

바다색의 아름다움이나 물속 풍경의 아름다움이라는 측면에서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다.

 

물론 마무틱섬도 별로 떨어지지 않았지만,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너무 많이 온다는 점과 스노클링 장소와 선착장이

 

너무 가까워 모터보트가 지날 때마다 파도 때문에 바닷속 시계가 많이 흐려지더라는 점이 단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제셀턴 항(Jesselton point)에서 코타키나발루 앞바다에 있는 다섯 개 섬, 툰쿠 압둘라만 해상공원으로 가는 배 티켓을

 

구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사실 만타나니섬을 비롯해 코타키나발루 근교의 원데이 투어 예약도 가능하고, 툰쿠 압둘

 

라만 공원의 다섯 개 섬에 대한 투어 역시 예매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사실 가까운 다섯개 섬에 대해서는 그냥 왕복

 

배표만 구매하는 것도 방법일 듯. (왕복선편만 구매시 대략 인당 70링깃 내외, 투어(점심포함)시 인당 100링깃 내외)

 

 

다섯개 섬 중에서 가장 인기있다는 사피 섬으로 들어가는 길, 보트는 삼십분 간격으로 꾸준히 오전내내 사피섬을

 

향하는 것 같다. 각각의 여행사마다 별도로 모터보트를 운영하는데, 만타나니 섬 들어갈 때와는 달리 바다는 잔잔하다.

 

 

 

두근두근. 여기도 만타나니 못지 않은 에메랄드 빛깔의 바다다.

 

 

섬에 들어갈 때마다 국립공원 입장료가 10링깃씩 별도로 부과되는데, 이건 투어비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은 비용.

 

 

만타나니 섬도 그랬지만, 모래사장이 참 이쁘다. 모래도 눈이 부실 정도로 새하얗고 쓰레기도 없다.

 

 

 점심으로는 비슷하게 생선과 닭날개구이 등등이 나왔는데 역시 맛있다. 아무래도 양념 등을 강하게 하기보단

 

원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려 굽거나 튀기거나 하기 때문에 딱히 지방색을 못 느끼는 것 같기도 하다.

 

먹다 남은 생선에 눈독 들이던 고양이는 어찌나 순하고 느긋한지, 잠깐 사이에도 하품을 몇번씩 해대더라는.

 

역시나 남국의 동물들은 강아지던 고양이던 무척이나 유순해지는 모양이다.

 

 

 

무슨 나무인지 모르겠지만 참 짙고 시원한 그늘을 마련해주었다. 색색의 간이의자들과 테이블을 그 아래에 가득

 

품고서도 여유로운 그늘막을 만들어주고 있으니, 스노클링하다가 잠시 들어와 앉아 쉬기에 딱이다.

 

 

 

그리고 문득, 섬의 한쪽이 수런거리게 만들었던 뜻밖의 동물이 등장. 이거..거대한 도마뱀류인 거 같은데, 사이즈는

 

거의 2미터에 육박하고 뱀처럼 끝이 갈라진 혀를 끊임없이 날름거리는 게 조금 무시무시하던.

 

 

그리고 바다. 하늘색 바다. 에메랄드빛 바다. 푸른 형광물질을 살짝 풀어놓은 듯한 맑고 투명한 바다.

 

 

 

 툰쿠 압둘 라만 해상공원의 다섯개 섬들이 어디인지 보여주는 지도. 압도적으로 큰 가야섬 아래쪽에 조그마한

 

사피섬이 바싹 붙어있는 형국이고, 그 아래쪽에 고만고만한 세개 섬이 몰려있는 모습이다.

 

 

 

 

만타나니 섬도 그랬고, 마무틱 섬도 그랬듯 사피 섬 역시 샤워시설도 잘 갖추고 있는 편이었다. 물론 수압이 조금

 

약하다는 단점이 있긴 했지만 뭐, 간단하게 소금물을 걷어내는데는 부족함이 없던. 생각보다 말레이시아 혹은

 

코타키나발루는 동남아의 대략적인 인프라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걸 느끼게 해줬던 대목이었다.

 

 

 

 

 

 

섬에서 나가는 시간은 마지막 떠나는 배가 대략 4시라고 한다. 섬에 들어오기 전에 언제 나올 건지를 미리 말해둬야

 

해당 여행사의 모터보트가 맞이하러 나오는 거 같긴 한데, 대체로 3시에서 4시경에 전부 빠지는 듯.

 

 

 

 

만타나니섬에서 시험삼아 시도했던 수중 촬영이 기대이상의 효과를 보여, 두번째로 찾았던 사피섬에서는 본격적으로

 

수중 촬영에 돌입했다. 덕분에 굉장히 많은 사진들을 건지기는 했지만, 그걸 다시 추려내고 고르는 작업도 큰일.

 

사피섬의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을 직접 보는 것보다야 못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뽐뿌질이 되길 바라면서.

 

 

 

photo by SONY TX-30.

 

 

 

 

 

 

 

 

 

 

 

 

 

 

 

 

 

 

 

 

 

 

 

 

 

 

 

 

 

 

 

 

 

 

 

 

 

 

 

 

 

코타키나발루에서 에메랄드빛 바다를 보고 싶다면, 절대 강추하고 싶은 곳인 만타나니 섬의 수중 풍경.

 

스노클링을 할 때마다 그야말로 환상적인 바닷속 풍경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물도 굉장히 맑았고

 

고기들도 엄청 많았고, 게다가 물속의 산호들도 굉장히 아름다운 형체를 잘 유지하고 있었고.

 

급기야 어느 정도 바닷속에 머리를 처박고 있다보니 나중에는 이게 바닷속인지 지상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실제 현실인지 볼거리 많게 잘 만들어진 무슨 3D 영화인지 헷갈릴 정도.

 

 

photo by SONY TX-30

 

 

 

 

 

 

 

 

 

 

 

 

 

 

 

 

코타키나발루의 앞바다, 툰쿠 압둘라만 해상공원에 위치한 다섯개의 섬 중에서 단연 아름답고 유명한 섬은 사피섬.

 

배를 타고 이십분정도 들어가면 온통 에메랄드빛 바다와 함께 잘 보존된 산호초와 온갖 종류의 열대어들이 무리지어

 

헤엄치는 것을 너무나도 쉽게 지켜볼 수가 있는 거다. 방수카메라를 들고 간 덕에 그야말로 쉴새없이 눌러댄 셔터,

 

그나마 고른 사진들을 간추려 실었지만 여전히 무척이나 많다.

 

 

photo by SONY TX-30.

 

 

 

 

 

 

 

 

 

 

 

 

 

 

 

 

 

 

 

 

 

 

 

 

 

 

 

 

 

 

 

 

 

 

 

 

 

 

 

 

 

 

 

 

 

 

 

 

 

 

 

 

 

 

 

 

 

 

 

 

 

 

 

 

 

 

 

 

 

 싱가포르의 부기스 스트리트와 아랍 스트리트, 말레이시아로부터 연원한 싱가포르 무슬림들이 모여 사는 아랍 문화 지역이다.

 

독특한 색감의 그래피티도 보이고, 틈새 하나 없이 벽면을 공유하는 건물들이 양쪽으로 길게 어깨를 겯고 있다.

 

 

 아직 때이른 오전시간, 간간히 열린 까페에는 외국에서 온 배낭여행객들이 잠시 쉬어가며 아직은 따뜻한 해바라기중.

 

 

 이쪽은 사실 이슬람 문화가 물씬 배어나는 특색보다도 마치 한국의 남대문 시장과 같이 깨알같은 쇼핑이 가능한 곳으로 유명하다나.

 

곳곳에서 아기자기하게 정돈되어 있는 쇼핑 거리의 간단치 않은 공력이 묻어나온다.

 

나처럼 너무 일찍 도착한 걸까, 일요일 오전 시간 굳게 닫힌 철문 앞에서 아쉬워 어쩔 줄 모르는 아가씨가 한참을 서성였다.

 

그런가 하면 마치 한국의 삼청동이나 북촌 같은 분위기에서처럼 온라인 쇼핑몰 모델들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술탄 모스크, 모스크 안의 아늑한 분위기야 언제나 기꺼이 즐길 준비가 되어 있다.

 

당장 여기만 봐도 한쪽에선 느긋이 기대앉아 신문을 보는가 하면 다른 쪽에선 바지런히 오체투지의 자세로 기도를 하는 모습.

 

2층의 회랑으로 올라가니 영어와 아랍어로 된 코란이 가득. 전세계에서 메카를 향해 정렬해 있을 그 방향을 향했다.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를 따라 늘어선 고층빌딩들이 그려내던 스카이라인과는 영 딴판의 야트막한 건물들,

 

잰 발걸음으로 그 골목통을 돌아나가는 무슬림 아가씨 한 명.

 

 

그림자가 조금씩 짧아지고 짙어지면서, 가게들이 하나씩 문을 열기 시작했다.

 

 

골목통의 끽해야 이층짜리 건물들이 어깨를 다닥다닥 붙이고는, 이렇게 외벽에 송풍기로 또 하나의 벽을 만들어두었다.

 

어느 현관 지붕위, 조그마한 창문턱위에서 삼엄하게 깨져있는 유리조각들 사이로 비죽이 고개를 내민 다육식물 무리.

 

 

이슬람 전통의상이나 카펫 판매상들 사이에서 보이는 술탄 모스크의 울타리. 노란 별과 달이 아스라해졌다.

 

 

가게 한쪽 벽면으로는 아랍 스타일의 타일과 조명기구들로 한껏 아라빅한 분위기를 자아내던.

 

 

그리고 보기만해도 땀날정도로 폭신하고 따뜻하던 카펫들.

 

홍콩이나 도쿄를 떠올리게 할 법한 빼곡한 고층건물숲으로만 싱가포르를 기억하고 싶지 않다면.

 

이 곳에서 살아가는 무슬림들이나 다른 인종, 다른 종교의 사람들의 속살거리는 일상을 보고 싶다면 가보기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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