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디뮤지엄의 새전시, 헤더윅 스튜디오전은 thinking, making, storytelling의 세부분으로 나뉘어있다. 디자인의 프로세스를 간명하게 정리한  이 세가지 열쇳말 중에서도 근간이 되는 thinking. 그에 대한 헤더윅의 문제의식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설명.

공공영역의 미술이 얼마나 창의적이고 아름다울 수 있는지. 냉각장치의 통풍구를 저렇게도 만들 수 있고, 저런 작품을 거리에 가진 도시가 실제로 있다니.

대부분의 전시물은 실제 런던이나 중국에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이 돌돌 말리는 보행교 역시 런던 패딩턴에서 있단다.

곡물창고의 미술관으로의 대변신. 커다란 원통형 저장고를 저렇게 썰어버릴 생각을 했다.

3,40년만에 새로운 디자인, 런던버스.

아부다비 사막에 지어지는 공원도 헤더윅이 고안하면 이렇게나 다르다. 땅이 갈라지고 그아래 오아시스나 지하도시가 드러난 듯한 파격적인, 그렇지만 곰곰 생각하면 실용적이고 설득력있는 디자인.

츄러스를 잡아뽑듯 스테인레스를 잡아뽑아 벤치를 만든다. 전혀 레디메이드되지 않은, 복제되지 않는 유일무이한 형태의 작품들.

그들의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데서 멈추는 건 아니다. 이 작품 같은 경우는 구슬을 일일이 위치에 맞추어 꿰고 거는데 24시간 3교대로 4개월여의 시간이 걸렸다고 하니까, 역시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

그들의 디자인 영역은 산업디자인이나 제품에 그치지 않는다. 건물과 공원, 나아가 아예 도시를 조성하려는 야심찬 프로젝트까지 진행중이라고.

이건 2010년 상해 엑스포때 본적이 있는 건물이다 싶더니, 민들레라는 애칭으로 인기를 끌었던 영국 국가관이다. (이것도 헤더윅의 작품이었다니..)

끄트머리에 씨앗을 수십만개 품은 플라스틱 봉이 건물 안과 밖을 관통한 채 빛을 머금었다.

중국의 도시 건설 프로젝트. 이런 공상과학영화의 한장면같은 공간을 실제로 구현하고 있다니.

봄베이 사파이어 증류소와 방문자 센터. 실제 건물 밖으로 저런 고풍스런 느낌의 온실을 빼내어서 술 안에 들어가는 약초들을 기르고 있다고.

헤더윅 스튜디오의 포트폴리오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굉장히 충실하고 자세하게 그들의 작품과 아이디어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왜 굳이 여기를 이만큼 공들여 소개하나 싶은 삐뚤어진 생각은 금세 사라지고, 그 방대한 작업 분야와 참신한 상상력, 구현 능력에 감탄하고 말았다.

디뮤지엄은 점점 안정감있게 발전해나가는 중, 이쁜 까페와 비스트로들도 건물 내에 많아졌고. 다만 컨셉이 많이 겹쳐보일 만큼 차별성을 못 느끼겠는 게 함정.



싱가폴 차이나타운에서 이십분 정도 남쪽으로 걸어가다보면 나오는 레드닷 디자인 뮤지엄, red dot design museum.


매년 디자인이 출중한 제품들에 수여하는 상인 레드닷 어워드를 받았거나 그에 준할 만큼 훌륭한 제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곳인데, 아직 한국사람들한테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듯 하다. (가이드북에도 안 나와있는 듯)



이쁜 빨강색으로 온통 칠해진 맵시있는 건물이 멀리서부터 눈길을 끈다. 


그 건물 전체가 뮤지엄인가 했지만 그렇진 않고, 이렇게 생긴 샵을 포함해 일층을 쓰고 있었다. 샵에도 디자인이


살아있는 제품들을 꽤 많이 전시, 판매하고 있었지만 가격대가 만만치 않아 패스.


샵 안을 둘러보고 이렇게 생긴 문을 지나 뮤지엄으로 입장. 입장료는 성인 8싱가폴달러, 학생 4싱가폴달러.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전시품은 이제 꽤나 널리 알려진 이 시계. 한국인 디자이너가 만든 이 시계는 시각장애인들이


시계를 감촉하는 것으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고안된 시계다. 가운데서 뱅글뱅글 도는 쇠구슬이 시침이던가.


그리고 3D 퍼즐형태로 조립분해할 수 있는 반지. 



디자인이 매끈한 자전거다 싶더니 역시. BMW에서 만든 자전거.


목하 국내에서도 대유행중이라는 인디언텐트의 원조. 



눈꽃 모양의 육각형 부품들이 이어져 만들어진 커다란 전등갓.



싱크대라거나 주방용품에 대해서도 디자인을 어떻게 할지 고민은 그치지 않는다.


이렇게 보관 및 활용이 용이하도록 고안된 물병으로 장식된 한쪽 벽면이 있는가 하면,


다양한 입체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디자인된 타일로 꾸며진 한쪽 테이블 위엔 올해의 레드닷 수상작 도록이.


갈수록 기계적 아름다움에 대해 눈이 돌아가는 건 개인의 취향이겠지만,



이런 식의 나염이 살아있는 의자라거나 은빛으로 번쩍거리는 미려한 휠은 누가 봐도 이쁘지 않으려나.



제품들이 주제별로 전시되어 있는 공간이 빙 둘러선 가운데 공간에는 기업 디자인과 포스터 작품들이 전시.



중간중간 한국어도 보이고 한국에서 쉽게 접했던 것들도 보였는데 예컨대 AP통신의 한국어 버전 명함 시안이라거나


NHN의 환경친화적 명함 아이디어 시안이라거나. 


그리고 현대차에서 진행했던 전화기-우산 디자인 아이디어도 전시되어 있었다. 전화기를 쓰기 편한 우산, 이라는


컨셉을 생각해 내는 것도, 또 그걸 어떻게 구현시킬지 방법을 생각하는 것도 모두 흥미진진한 이야기들.



각종 전시회라거나 공연, 아니면 공공 목적에 부응하기 위한 포스터들. 꽤나 많고 한장 한장 디테일한 설명이 있었지만


몇몇 눈길을 잡아끌던 아이들만 사진으로 담아봤다.


포토그래퍼들을 초대해 강연을 연다는 걸 고려한 포스터. 사진기에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


피아노학원의 포스터를 이렇게도 만들 수 있다. 블라인드를 피아노 건반인 듯 어루만지는 장면들로 가득.


전쟁과 평화 뮤지컬(인지 오페라인지)의 포스터. 전쟁시와 평화시의 레드크로스.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으랴만은 한장의 이미지는 백마디 말보다 강력하다.


아동 성폭력이라는 불편하고 어려운 주제를 어떻게 이미지화할 수 있을까. 얼음에 갇힌 꽃이라면 어떨까.


혹은 쇠고랑으로 구속받는 꽃의 이미지라면 어떨까. 


와인의 맛과 향과 색을 포스터에 담고 싶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코카콜라의 광고나 디자인적 요소들은 이미 평판이 자자하지만, 여전히도 이렇게 신선할 수 있는 거다. 워낙 깊이


각인되어 버린 로고 디자인의 일부만을 활용해서도 바로 코카콜라를 연상시킬 수 있는 유려한 디자인.

이건 내가 사고 싶을 정도로 맘에 들었던 아웃도어 용품. 가볍지만 단단하고 심플한 테이블과 의자.


이제 뮤지엄이나 갤러리에서 애플의 제품들이 예술품인 양 전시되어 있는 건 놀랍지도 않다. 


이렇게 예술 작품처럼 핀 조명을 맞으며 홀로 서 있어도 전혀 주눅들거나 허름하지 않은 디자인이라니.


이 시계를 샵에서 팔길래 사고 싶었는데. 돈이 웬수랄까나.ㅋ


그리고 모빌처럼 모양이 변화하는 전등갓. 꽉 오무리고 있을 때도 활짝 열려 있을 때도 빛이 좋다.


스토케(Stokke)의 각종 아기용품들이 전시되어 있기도 하고,


BMW의 차량용 베이비시트가 전시되어 있기도 하고.


대나무로 만든 안경같은 것도 있고.


다소 민망하지만 참신하고 단아한 형태의 성인용품도 전시되어 있어서 꼼꼼히 살펴보기도 하고.


GPS기능이 내장되어 지갑의 위치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지갑. 자주 잊어버리는 사람들에겐 희소식인 아이템.


플라스틱으로 만든, 그렇지만 세련된 플루트. 중학교 때 싸구려 모양 플라스틱 단소로 맞았던 기억이 왜 나는 거지.


디지털 저울이 자체에 내장된 여행용 캐리어.


아주아주 매끈하게 생긴 알루미늄 책꽂이. 


해바라기 모양의 샤워기.


집에서 조립해서 쓸 수 있는 컴퓨터. 예전엔 라디오를 조립하는 키트가 있더니 이제 컴퓨터 조립 키트가 파는구나.



시간을 들여 하나하나 꼼꼼히 볼 만한 아이템들이 한 가득. 그래도 세시간 정도면 충분했던 거 같다. 


출장으로 싱가폴을 갈 때마다 자주 들른다는 친구의 이야기로는 전시품들도 규칙적으로 바뀌니만치 갈 때마다


만족스럽다고. 다음에 또 싱가폴 갈 일이 있으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뮤지엄이다.




2012년 7월부터 함께 하고 있는 BMW 320i.

 

빠방이라는 애칭도 지어주고 직접 손세차도 해주며 아껴주고 있는데, 어느새 반년이 지나고 있어서 그간 찍어둔 사진 모음.

 

 

그전에, 2012년형 BMW 3시리즈와 5시리즈의 기름값 비교를 해본 포스팅 두 개 다시.

BMW 320i, 320d, 320d ed 의 기름값 비교분석.

수입차 베스트셀러 BMW 528i vs 520d 기름값 비교!

바싹 몸을 낮추고 아래로부터 위로, 살짝 광각으로 찍은 느낌이 나는 녀석의 전면샷.

 

 

군산이니 가평이니 광주니 춘천이니, 여기저기 꽤나 많이 돌아다닌 거 같다. 그리고 누군가로부터 야밤을 틈탄 테러도 당하고.

 

페이스리프트되고 소위 '앞트임'했다고 말하는 헤드라이트의 날렵하고 시원한 눈매는 참..볼수록 멋지다.

 

긁히기 전,(뭐 별 티도 안 나지만)

 

근육질 다부진 몸매 건강하여 그 피부가 윤택하기 그지없고

 

무병하여 심장소리 기분좋게 가르랑대던 빠방이 녀석의 사진들이다.

 

 

그래서 뭐니뭐니해도 지하주차장에 주차해두는 게 운행하지 않을 때 가장 안전한 방법인 듯 하다.

 

옆의 차문이 열릴 때 문짝에 찍히는 걸 피하겠다고 저렇게 한쪽으로 살짝 쏠리게 주차해두는 것도 요령.

 

 

차량 색깔에 대해서는 '미네랄그레이'와 '임페리얼블루' 사이에서 고민했었는데, 미네랄그레이로 뽑기 잘했다고 생각중.

 

 

BMW 특유의 더블 키드니그릴, 과하게 쓰이지 않은 크롬 도금이 미려함을 더하는 마무리..

 

(물론 BMW 3시리즈의 시트 프레임에서 녹이 발생했다느니 하는 배드 뉴스도 있지만, 뭐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어둠 속에서도 반짝거리며 특유의 선예함과 광택을 보여주는 키드니 그릴.

 

그리고 엔젤 아이. BMW의 상징이 된 헤드라이트의 엔젤아이(코로나링)는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육각형에서 원형으로 바뀌었다.

 

 

 

 

유려한 곡선과 강렬한 직선들, 그리고 곳곳에서 맞부딪히는 선들이 만들어내는 다이내믹한 각들이 잔근육처럼 새겨졌다.

 

사이드 미러에 방향지시등이 탑재된 걸 처음 봤을 때는 굉장히 어색해 보였는데 이젠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듯.

 

 

그리고 요 불룩한 엉덩이로 뻗어나가는 저 라인들.

 

 

그리고 그 질펀하지만 탱글한 엉덩이를 정면에서 바라본 사진.

 

 

 

테일 램프의 분위기와 질감.

 

겨울철 필수품, 윈터타이어를 장착하고 찍었던 사진 한장.

 

 

그리고 실내 사진, 생각보다 몇 장 없다는 걸 발견했지만. 낮에는 하얗고 밤에는 빨간 디스플레이.

 

(그리고 악명높은 BMW의 내비게이션..이것만은 참..좋게 봐주기가 쉽지 않다.)

 

강릉이었던가, 주차를 해놓고 까페에 들어가서 차를 마시다가 무심코 창 밖을 봤더니 왠지 구도가 재미있었던 장면.

 

 

 

 

 

 

 

 

SONY NEX-5R을 한달동안 사용해 보면서, NEX-5R의 디자인, 촬영 성능, 무선통신 기능, 그리고 다양한 촬영 부가기능에 대해

 

살펴 보았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작고 가벼운 장점을 극대화한 디자인 속에 왠만한 DSLR 못지않은 성능과 부가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고, 위로 180도, 아래로 50도 움직이는 LCD 모니터는 촬영 자세를 무척 자유롭게 해주었다.

 

그리고 보급형 DSLR과 동일한 무려 1,610만 화소를 자랑하는 APS-C 이미지 센서를 장착한 NEX-5R.

 

DSLR과 성능이 같다는 건, DSLR과 동일한 아웃포커싱 효과, 고감도 노이즈 억제효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확연하다.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도달한 미러리스 디자인의 절정"이라는 상찬이 다소 오글거린다 할지 몰라도, 실제로

 

SONY NEX-5R을 들고 다니면서 그 앙증맞고 야무진 디자인에는 늘 뿌듯함을 느끼고는 했던 것이다.

 

 

결국 '당신에게 필요한 한 대의 카메라'라는 SONY의 카피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고 해야 할까.

 

그간 SONY NEX-5R과 함께 담아본 풍경들을 나누면서 당신에게도 이 카메라가 필요할지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서울의 인사동, 광화문, 시청, 코엑스, 압구정동, 홍대입구라거나 대구, 인천, 군산, 가평, 춘천을 돌아다니며 함께 했던

 

SONY NEX-5R, 내게는 꼭 필요한 한 대의 카메라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ㅇ 서울, '샛노랑과 샛빨강 사이'의 11월.

 

 

 

 

 

 

 

 

 

 

 

 

 

 

 

 

 

 

 

ㅇ 대구, '大雪'을 코앞에 둔 대설특보가 내린 날.

 

 

 

 

 

  

 

 

ㅇ 서울, NOW IS GOOD with 류이치 사카모토.

 

 

 

 

  

 

 

 

 

 

 

 

 

ㅇ 군산, 홍어삼합처럼 코끝을 톡 찌르던 겨울 바람.

 

 

 

 

 

 

 

 

 

 

 

 

 

 

 

 

 

 

 

 

 

 

 

 

 

 

 

 

 

 

ㅇ 춘천, 얼음과 눈의 나라.

 

 

 

 

 

 

 

 

 

 

 

 

 

 

 

 

 

 

 

 

 

ㅇ 그리고, 파노라마 세로샷 한 장 투척!

 

 

 

 

 

 

* 이 글은 SONY NEX-5R의 체험단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지난 글에서는 소니 NEX-5R의 첫느낌을 중심으로, 주로 디자인과 조작 편의성을 위주로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주로 NEX-5R로 찍는 사진의 품질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사진의 품질을 결정하는 여러 요소 중에서 크게 두가지,

 

1) 이미지 센서의 크기와 품질, 2) Auto focusing 성능의 차원에서 NEX-5R을 시험해보기로 한다.

 

 

 

#1. DSLR과 동일한 이미지 퀄리티를 보장하는, APS HD CMOS센서

 

소니가 NEX-5R을 내어놓으며 전면에 내세운 건 무려 1,610만 화소를 자랑하는 APS-C 센서로 그 크기가 DSLR과 같다.

 

크기가 동일할 뿐 아니라 카메라에 있어서 계조의 변화라거나 색상 및 디테일을 섬세하게 재현해내는 성능이 뛰어나고

 

동영상 촬영시 Full HD 동영상이 가능한 센서라고 하니, 사실 이제 DSLR의 성능이 미러리스 카메라보다 낫다고 말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적어도 미러리스 카메라 중에서 NEX-5R보다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겠다.

 

 

소니 홈페이지에서 따온 이미지를 보면 NEX-5R보다 바디 크기는 훨씬 큰 여느 DSLR이나 NEX-5R이나 카메라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미지 센서의 크기가 같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다. DSLR과 성능이 같다는 건, DSLR과

 

동일한 아웃포커싱 효과, 고감도 노이즈 억제효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확연하다.

 

 

ㅇ 아웃포커싱 효과

 

 

이를테면 이런 류의 아웃포커싱 사진이다. APS-C 타입의 센서가 심도를 표현하기에 좋으니 이런 식으로 전면의

 

고양이들이나 꽃병에 초점을 맞추고 뒷배경을 확 날려버리는 사진에서도 탁월하다. 화질이나 색감 역시 말할 것도 없다.

 

 

ㅇ 고해상도 확인 (이미지 크롭 전후 비교)

 

그렇지만 정말 미러리스 카메라가, NEX-5R이, 과연 DSLR만큼의 화질과 해상도를 보일까, 라는 의심이 아직 남았다면,

 

1,610만 화소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몇 컷 맛보기로 하자. 최대 4912 x 3264(3:2 종횡비), 4912 x 2760(16:9 종횡비)의 해상도를

 

제공하며, 크롭한 이미지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와인병의 디테일이나 벽돌의 디테일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것이 보인다. 심지어 근접촬영한 꽃잎의 디테일도 선명하다.

 

 

상점의 치즈 라벨이라거나 서점에 가득 꽂힌 책들의 윤곽이나 제목들까지 보이는 정도의 선예도를 자랑한다.

 

 

#2. 순간을 놓치지 않는 반응성과 정확도, 고속 Dual Auto-focus 시스템

 

 

 ㅇ 번개처럼 내리꽂는 Auto-Focusing을 위한 99개의 점들

 

소니의 NEX-5R은 새로운 고속 듀얼AF를 장착했다는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기존의 미러리스 카메라들에 비해서

 

훨씬 빠른 응답 속도를 갖고 있어 쏜살같이 지나가는 찰나의 순간을 재빠르게 포착할 수 있다는 건데, 단어들이 어렵다.

 

 

AF. Auto-Focus의 약자로, 렌즈가 재빠르게 움직여 피사체에 자동으로 초점을 맞춘다는 의미 정도일까.

 

DUAL. 한 개가 아니라 두 개가 장착되었을 때 쓰는 표현일 테니, 초점을 잡도록 도와주는 장치가 두개라는 의미일까.

 

다시 한번 소니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대략 비슷한 의미였다. 기존에 미러리스카메라들이 장착한 컨트라스트 AF 방식에 더해,

 

DSLR이나 채용한 위상차 AF 방식을 더해서 두가지로 포커싱을 잡아준다는 의미, 덕분에 아래 그림에서 보이듯 초점을 잡는 속도가

 

기존 미러리스 카메라에 비해 월등히 빠르다.

 

위 사진에 있는 + 모양의 작은 점들이 바로 위상차 AF가 작동하는 영역이라고 한다. 이 안의 영역에서 일단 한번

 

초점 가까운 지점으로 렌즈를 움직인 다음, 컨트라스트 AF로 확실한 마무리. 위상차 AF가 작동하는 지역을 표시한

 

+ 모양의 작은 점들의 갯수가 궁금한 사람을 위해 직접 세어보았다. 정답은, 9 x 11, 총 99개의 점들이 늘어서있다.

 

물론 이런 위상차 검출 AF 영역은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설정으로 들어가면 위와 같이 on/off가 가능하다.

 

 

ㅇ AF 검출 동영상 샘플

 

 

 

NEX-5R의 혁신적인 초점 모드로 더욱 선명하게 잡히는 동영상, 연속 AF 모드에 더하여 Dual AF 시스템이 작동하니

 

근거리와 원거리에 있는 피사체들에 정확하게 포커스가 맞아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심지어 중간에 나타나는

 

조그마한 고양이 인형 두마리에도 정확하게 AF가 잡히는 것을 보면, 역시 NEX-5R의 Auto-Focusing 능력은 대단하다.

 

 

ㅇ 기타 AF 관련 알아두면 좋은 기능들

 

인물사진을 찍을 때, AF 보조광이 초록빛으로 상대 얼굴을 물들이면 살짝 민망할 뿐 아니라 상대 역시 눈이 부시거나

 

신경이 쓰여 자세나 표정이 흐트러지기 마련이다. 그럴 때는 차라리 AF 보조광을 꺼버리는 것도 한 가지 방법.

 

NEX-5R은 자동초점과 수동초점, 그리고 수동초점조절 이렇게 세가지의 선택이 가능하다. 수동으로 맞추는 경우,

 

아래에서 설명할 피킹 기능이 활성화되어 손쉽게 초점을 맞출 수 있기도 하다.

 

그리고 자동 초점의 경우, 연속AF와 단일 촬영AF, 이렇게 두가지의 선택이 가능하다. 연속AF의 경우는

 

동영상 촬영시에 유리한 기능이고, 단일 촬영AF의 경우는 스틸 사진 촬영시에 유리한 기능이라고 이해하면 될 듯하다.

 

 

 

#3. 어떠한 빛이나 설정에서도, ISO25,600과 피킹 기능

 

 

ㅇ ISO 25,600의 높은 감도

 

그 밖에도 NEX-5R가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구비하고 있는 성능은 적지 않다. 감도의 측면에서만 봐도,

 

ISO 100에서부터 최대 25,600까지 커버할 수 있다. 극도로 높은 감도를 통해 플래시 없이도 주변광과 디테일을 살린 채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는 의미이니, 촬영상의 제약을 굉장히 극복해내는 셈이다. 게다가 BIONZ 이미지 처리 덕분에

 

어떠한 조명에서도 노이즈가 거의 없는 맑고 선명한 이미지 촬영이 가능하다고 한다.

 

 

ㅇ 수동렌즈를 위한 피킹 기능

 

피킹 기능이란, 수동렌즈를 장착했거나 수동 초점 모드로 설정되어 있을 때 초점을 맞추는 것을 도와주는 기능이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할 때 초점이 맞는 부분을 특정한 색상으로 강조하여 초점이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를

 

위 사진처럼 보여주게 된다. 피킹 레벨을 고/중/저/끔 으로 조정할 수 있고, 색상 역시 흰색/빨간색/노란색 으로

 

선택이 가능하다. 위의 사진같은 경우는 피킹 레벨을 '고'로, 색상은 '빨간색'으로 선택한 경우인 셈이다.

 

 

 

 

 

* 이 글은 SONY NEX-5R의 체험단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도달한 미러리스 디자인의 절정"

 

소니 공식홈페이지에 커다랗게 내걸린 SONY NEX-5R에 대한 소개 문구다.

 

2012년 10월 출시되어 한국에 시판된지 고작 한 달, 따끈따끈한 미러리스 NEX-5R을 요모조모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우선 대체 NEX-5R이 어떻게 생겼길래 그렇게 당당하게 '미러리스 디자인의 절정'이라고 자신하는지,

 

NEX-5R의 전체적인 이미지와 세부적인 디테일들을 뜯어보기로 한다.

 

 

글의 순서는,

 

#1. NEX-5R의 디자인, 바디와 렌즈와 플래시의 삼위일체!

 

#2. NEX-5R의 디자인, 사이즈를 탐닉하라!

 

#3. NEX-5R의 디자인, 자화상을 탐닉하라!

 

#4. NEX-5R의 디자인, 터치감을 탐닉하라! 

 

#5. NEX-5R의 디자인, 버튼들을 탐닉하라!

 

 

 

#1. NEX-5R의 디자인, 바디와 렌즈와 플래시의 삼위일체!

 

 

ㅇ 바디, 렌즈, 플래시의 합체 전

 

 

박스 안에 들어있는 자잘한 악세서리들을 제외하고 나면, NEX-5R을 구성하는 주된 아이템들은 이 세가지인 셈이다.

 

카메라 바디, 16-50 파워줌 렌즈, 그리고 플래시까지 세 가지. 박스 옆면에 있는 사진처럼 늘어놓아 보았다.

 

(그 밖에 배터리팩, USB케이블, 어댑터, 어깨끈, CD-ROM, 설명서 등이 있으니 신품 구매시에는 꼼꼼히 확인할 것!)

 

사실 악세서리들보다 중요한 건 이거다. 카메라 바디 가운데에서 신비로운 빛을 발하며 반짝거리고 있는 이미지센서.

 

최초로 DSLR 보급기와 같은 크기, 같은 성능의 1,610만 화소를 장착한 SONY NEX-5는 미러리스 누적 판매량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데, 그에 더해 듀얼AF, 감압식 터치스크린 등 더욱 강력한 성능을 갖춘 것이 바로 NEX-5R이다.

 

 

바디 + 렌즈 합체! (아직 플래시는 합체 전)

 

NEX-5R 바디에 렌즈를 마운트했다. 두둥~!

 

40.5mm의 그리 크지 않은 렌즈 구경 덕분에 렌즈 뚜껑이 귀엽게 생겼다.

 

16-50 파워줌렌즈의 무게는 약 116그램. 최대 직경은 64.7mm, 높이는 29.9mm라고 하니까 렌즈 자체도

 

꽤 작게 설계된 편인데, NEX-5R에 마운트하고 보니까 왠걸, 적잖이 커보이는 여행용 줌렌즈 하나 마운트한 거 같다.

 

바디보다 렌즈가 살짝 튀어나오는 가분수 같은 느낌이 들기는 하는데, 묘하게도 이게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어색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바디와 렌즈의 밸런스나 무게균형이 잘 맞는다는 느낌이랄까.

 

* 여기서 잠깐, '파워줌'렌즈라는 건 이렇게 렌즈 옆에 별도의 줌 레버가 있는 렌즈를 말한다. 맨 앞의 초점 링을 돌려서

 

줌을 조정할 수 있는 건 마찬가지인데 왜 굳이 별도의 레버가 필요하냐고? 동영상 촬영시 부드럽고 소리없이 줌인/아웃을

 

할 수 있기 위한 SONY의 아이디어인 거다. 역시, 핸디캠의 DNA를 고스란히 이후 카메라에 쏟아붓고 있다더니 동영상에 강한 듯.

 

 

바디 + 렌즈 + 플래시 합체!

 

그리고 드디어, 바디와 렌즈와 플래시, NEX-5R의 삼위일체가 이루어졌다.

 

약 35.9mm x 23.8mm x 42.7mm의 조그마한 크기의 앙증맞은 플래시는 꽤나 자연스럽고 그럴 듯 하게 한 몸이 되었다.

 

플래시 HVL-F7S의 가이드 넘버는 GN7, 약 4초만 지나면 완전 충전되는 조그마한 플래시지만 제법 짱짱한 편이다.

 

들고 다니기에도 편하게 별도의 플래시 케이스에 넣어 스트랩에 꽂아 다닐 수 있게 되어있고, 무게도 가볍다. 20.4그램.

 

 

 

#2. NEX-5R의 디자인, 사이즈를 탐닉하라!

 

ㅇ 초코파이보다 작은 카메라!

 

누구나 이름을 대면 알만한 과자, 초코파이 한 봉지와 비교를 해 보았다. 누가 봐도, 얼핏 봐도 차이는 뚜렷하다.

 

가로 110.8mm x 세로 58.8mm x 너비 39.8mm의 사이즈를 따져보면 애초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핸드폰에 비교했어야 하려나.

 

 

ㅇ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오는 가벼운 카메라!

 

여성의 작은 손 위에 올려놓고 찍어보았을 때도 확연하다. 게다가 가볍다. 바디만 따져서 218그램이라고 한다.

 

이렇게 무게가 가볍게 된 건 바디의 재질이 가볍고 단단한 마그네슘이기에 가능했다고 하는데, DSLR 보급기도

 

대체로 플라스틱 바디인 걸 감안하면 꽤 고급스러운 사양임에는 틀림없는 거 같다.

 

작긴 하지만 그렇다고 손에 잡히는 느낌이 불안하거나 불편하냐면 절대 그렇지도 않다. 우측의 그립부는

 

바디 두께의 두배 이상 돌출하여 손에 착 달라붙는 안정적인 그립감을 제공하며, 손바닥이 닿는 부위에는

 

카메라 바디의 앞 뒤 표면을 거칠거칠하게 만들거나 고무그립을 배치해 한결 더 편안하게 한다.

 

카메라 렌즈가 앞뒤로 움직일 때의 사이즈 변화를 보았다. 약 20mm정도 앞뒤로 움직이는 듯 하다.

 

 

#3. NEX-5R의 디자인, 자화상을 탐닉하라!

 

ㅇ 위로 180도, 아래로 50도 움직이는 플립 LCD

 

'셀카'라는 범국민적으로 통용되는 단어 대신 굳이 '자화상'이라는 표현을 고집한 설명서에 따르자면,

 

NEX-5R의 LCD모니터는 180도 플립이 가능하다. 그렇게 180도 플립시켰을 때에는 본인의 얼굴을 보면서

 

편하게 카메라를 쥐고, '스마일 인식 기능'을 켜두면 완벽한 셀카 삼매경에 빠질 수 있는 거다.

 

그에 더해서 NEX-5R의 LCD 모니터는 하단으로 50도 가량 조절도 가능하다. 이렇게 하단으로 꺾는 경우

 

높은 데서 바라보는 듯한 하이앵글 촬영이 훨씬 수월해질 거다. 예컨대 연말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명동 복판에서

 

슬쩍 팔만 들어올려 아래로 틸팅된 모니터를 보며 인산인해를 이룬 거리풍경을 찍을 수도 있겠고.(윗 사진은 ⓒSONY)

 

LCD 모니터는 92만 화소의 3인치 모니터를 채용했으며, 감압식 터치를 지원하여 LCD 창을 눌러 촬영도 가능하다.

 

LCD를 직접 눌러서 화면을 조작하고 촬영 조건도 조절하는 놀라운 기능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좀더 살펴보기로 하고,

 

우선은 위로 180도, 아래로 50도 틸팅되는 실제 모습을 영상으로 확인해보기로 하자.

 

 

 

 

#4. NEX-5R의 디자인, 터치감을 탐닉하라!

 

ㅇ 빠르고 정확한 응답속도, 그리고 직관적인 매력까지 갖춘 터치 기능

 

화면에서 손모양 아이콘을 누르면 저렇게 아래 노랑색 선이 보이게 되고, 이제 '터치 셔터' 기능이 발동하게 된다.

 

화면에서 초점을 맞추려고 하는 피사체를 누르기만 하면,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고 셔터를 눌러 촬영이 되는 기능인데,

 

빠르고 정확한 응답속도도 그렇지만 원하는 초점 대상을 손가락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나중에 차차 다루겠지만, Function 버튼을 누르면 사진 효과나 AF모드, 화이트밸런스 등을 조정할 수 있는데

 

이 역시도 화면을 터치해서 직접 조정할 수 있다. 스마트폰 세대에 딱 맞는 세팅이자 만족스러운 사용감이다.

 

역시 나중에 다시 다룰 기회가 있겠지만, 메뉴 화면 역시 마찬가지로 터치로 움직일 수 있다.

 

요컨대, NEX-5R의 거의 모든 기능을 LCD 모니터에서 손가락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

 

실제 손가락으로 화면을 팡팡 누르며 촬영하는 영상을 확인해보고 다음으로 넘어가기로 하자.

 

 

 

#5. NEX-5R의 디자인, 버튼들을 탐닉하라!

 

ㅇ NEX-5R의 전면 버튼

 

 

ㅇ NEX-5R의 후면 버튼

 

 

ㅇ NEX-5R의 상면 버튼

 

 

ㅇ NEX-5R의 측면 버튼

 

 

 

#추가. 50mm F1.8 OSS 렌즈의 디자인.

 

NEX-5R의 맞춤한 단렌즈 하나, 50mm F1.8을 마운트해 보았다. 16-50 파워줌렌즈보다 길이가 두 배 이상 길지만,

 

막상 마운트되고 나니 그렇게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다. 바디가 워낙 작은데도 불구하고 렌즈가 상대적으로 부각되어

 

보이지도 않고, 금속 재질의 반짝이는 렌즈 경통이 하얀색 바디와도 자연스레 섞이고 있는 듯 하다.

 

 

사실 DSLR이 아니라 미러리스 카메라를 고려할 때 주저하게 되는 점 중의 하나가 렌즈 교환이 얼마나 자유로울지,

 

커다란 렌즈를 마운트했을 때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을지, 그런 점이 많은 사람들을 망설이게 된다고 한다.

 

NEX-5R의 디자인은 어떠한 렌즈를 마운트해도 전체적인 디자인이 뭉개지지 않고 밸런스를 지켜낼만큼 훌륭해보인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NEX-5R의 첫인상, 디자인을 위주로 살펴보았는데 막상 제일 중요한 걸 까먹고 있었던 듯 하다.

 

NEX-5R의 색상은 세가지, 블랙, 실버, 그리고 화이트가 있다는 점은 공식적이고 객관적인 내용이라면, 아무래도

 

그 중에서 화이트가 가장 화사하고 이뻐 보인다는 건 비공식적이고 전적으로 주관적인, 개인적인 평가랄까.

 

 

 

 

* 이 글은 SONY NEX-5R의 체험단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곳 금남로는 광주시민들이 계엄군에게 맞서 5.18 광주항쟁 기간 중 연일 격렬하게 저항했던 항쟁의

거리다. 5월 18일 카톨릭센터 앞에서 최초의 학생 연좌시위가 있었으며 5월 19일부터 수많은 시민들이

끊임없이 모여들어 투쟁 의지를 불태웠다. 5월 20일 저녁에는 택시를 중심으로 100대 이상의 각종

차량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대가 이 거리를 누볐다.

21일 계엄군의 집단 발포 전까지 30여만 광주시민이 매일 운집, 군사독재 저지와 민주화를 촉구했던

금남로는 5.18광주민중항쟁을 상징하는 거리다. 5.18광주민중항쟁 이후에도 항쟁의 진실을 밝히려는

투쟁이 이 거리를 중심으로 전개되었고, 가톨릭센터에서는 민주화를 위한 시민 집회가 계속 열렸다.

항쟁 당시 가톨릭센터에서는 천주교광주대교구청과 CBS광주방송국이 들어서 있었다. 천주교광주

대교구청에서는 시내 곳곳에서 벌어진 계엄군의 살상행위와 이에 저항하는 시민들의 피어린 투쟁을

전국에 알려 광주의 진실을 세계에 전파하였다."

그런 곳이 이 곳, 광주 금남로. 1980년 5월 21일 계엄군의 집단 발포로 500여명이 사상당한 곳이자, 항쟁

처음부터 끝까지의 중심무대였던 곳이다. 대검으로 임산부를 찔러죽이고 도망가는 시민의 뒷통수를

곤봉으로 내리치고, 심지어 무고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총을 쏴갈긴 곳. 예전의 첫 느낌은 생각보다

굉장히 좁은 곳이란 거였고, 이번에 다시 찾고서 느낀 건 이제 아무것도 남지 않았구나, 하는 민망함.

몇걸음 뗄 때마다 세워져있는 조형물들을 마주하게 되어서 하나씩 찍어보기 시작, 그렇지만 그 조형물들이

80년 광주의 기억에 이어져있는 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판단한 기준은 작품의 형태와 제목,

그 이상 판단할 여지가 없기도 했거니와 금남로 양측으로 곤두선 건물들에 수반된 공공미술작품으로

늘어선 거 같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작품이 고추상의 작품이어서 결국 판단은 작품 제목에

많이 기댈 수 밖에 없었는데, 그렇게 내린 결론은 역시 광주의 기억을 떠올리는 작품이 거의 없었다는 것.

제목 : 상징.

제목 : 평화를 추구하는 무등여인상.

제목 : 평화로운 나날.

제목 : 사랑.

제목 : 여심.

물론 금남로가 온통 광주의 기억으로 짓눌려있어야 한다는 건 아니다. 광주시내의 중심이니 박제된

역사적 공간으로만 남아있어서도 안 되고 그게 가능하지도 않은 거다. 생활인들이 살아가는 한복판이니.

다만 금남로공원처럼 이렇게 약간의 공간이라도 조성해서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그 아픈 사건을

기억하고 되살리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정말 너무나 아무것도 안 남아있는 거다.

금남로4가 전철역 입구에 서있는 지방 무가지 신문박스. 신문은 하나도 안 들어있었다. 그것보다 눈에

거슬렸던 건 그 뒤에 저 싸구려스럽고 촌스런 노랑색 담장.

뭔가 봤더니 노란 바탕색에 돌멩이인 양 그려놓은 회색 얼룩이 얼룩덜룩한 얄포름한 합판을 억지로

세워둔거다. 차들이 지날 때 흔들흔들거리는 게 꽤나 위태해 보였는데, 가늘디 가는 쇠줄 하나가

억지로 그 담장형태의 싸구려 장애물을 지탱하고 있었다.

작은 사거리에서 만난 경찰초소. 뒤로 쉼없이 지나는 버스와 택시들, 이 거리에서 100대가 넘는 대형차량들이

시위에 합세해서 도청을 향해 행진했던 그런 날, 저런 경찰초소를 온통 불태우고 무너뜨리며 전진하던 그런

날, 어쩌면 그때가 한국 민주주의 정신이 도달했던 정점 아니었을까 싶어 우울해졌다.

금남로 지하상가에도 뭐가 있나 내려가봤지만, 아무것도 없다. 현재를 살아가는 생활인들의 복작복작함,

지하상가 특유의 활기와 어수선함은 좋지만 왠지 괜히 아쉽다. 지상에도, 지하에도, 어디에도 그 사건은

기억할 만한 흔적과 자취를 남기지 않았나 보다. 괜히 화장실 사진이나 한번 찍고.

올라오는 길, 대피소 사인. 80년에는 지하상가가 없었다고 알고 있는데, 정확치는 않다. 그랬다면 더욱

끔찍한 참사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전경들, 군인들이 사람들을 토끼몰이하듯 쫓아다녔을테니.

제목 : 꿈(DREAM).

제목 : 추의 사념에서.

이렇게 조각들을 찍는 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회의가 들 무렵. 지하철 환풍구에 누군가 페인트로

박아둔 글자가 눈에 확 띄었다. **반대. 뭔지 모르겠지만, 뭔가를 반대한다는 표시, 그리고 저렇게

오래도록 남아 뜻을 전하려는 의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강렬하다. 단순히 미감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는 것처럼 보이는 두루뭉실한 조각상들을 보다가 눈에 확 꽂혀버린 두 글자. 반대.

제목 : 꿈의 나라로.

제목 : 삶(LIFE).

2011 광주비엔날레에서 채택된 시민 공모 디자인인 듯. 큐브 같기도 하고, 뭔가 이쁜 상자같기도 하고. 저런

공공 설치물에 미감을 더하는 건 대체로 맘에 든다. 물론 주변 경관이나 색감과의 조화라는 부분이라거나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부분도 따져야겠지만 기본적으로 '도시를 누비는 디자인'이란 건 긍정적인 거 같다.

제목 : 함께 부르는 노래.

어렴풋이, 꿈 대신 해몽인지도 모르지만, 광주의 역사적 기억에 그 영감이나 의도의 부스러기를 빚지고

있는 듯한 작품들이 없진 않았지만 계속 아쉬운 와중이었다. 좀처럼 딱 깨놓고 여기가 그런 공간이었다,

말하고 공식적으로 기억하는 기념물은 왜 없는 거지. 그러다가 인도 한복판에 굉장히 어색한 위치에

설치된 벤치 두개를 보았고, 벤치에 시선이 팔려서 못본 채 지나칠 뻔 하다가 겨우 발견.

'5.18 민중항쟁 사적 4'라는 잔뜩 녹슨 글자는 쉬이 읽히지도 않는다.


사적비의 뒷면. 숫자가 4라고 붙어있는 걸 보면 다른 것들이 더 있다는 얘긴데, 요새 지자체들 잘하는 것들을

왜 여기엔 적용하지 않나 모르겠다. 포스트마다 인증 도장을 찍을 수 있게 부스를 설치해 둔다거나, 사적들의

위치를 알려주는 지도를 비치해 둔다거나. 사실 올레길이니 갈매길(부산)이니 바우길이니 온갖 걷기코스가

개발되고 있는 요즘에, 이런 사적들을 잇는 순례길 하나 만들면 좋지 않을까. 굉장히 차별화된,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80년 광주의 기억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거 같은데. 


제목 : ~~ 문.

그렇지만 현재 금남로는 커다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메시지 불명의, 오로지 거리 미화를 위한 듯한

조각들과 '부자되세요'라는 강력한 생활형 주문에 멈춰 있는 듯하다. 다시 말하지만, 미술 자체에 불만은

없고, 오히려 다른 거리에 비해 많은 미술작품들이 인상적이기도 했지만 이런 거대한 역사적 공간을

그냥 묵히고 있는 게 안타까운 거다.


제목 : 풍경.

제목 : 묵시-전환기적 시점에 서 있던 이들에 대한 기억.


그리고 문화전당역, 이라는 역명을 가리키는 버스정류장. 문화전당이라.

제목 : 5.18민주항쟁을 상징하는 기념조형.

제목을 까먹은 조형물 하나를 마지막으로, 짧막한 금남로 두어 블록의 산책이 끝났다. 길 양쪽을 온통

돌아보며 확연히 건물에 부속된 조형물을 빼고 길가쪽으로 설치된 작품들만 찍었는데 정말 꽤나 많다.

그리고, 광주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나 은유가 확연한 작품은 정말 꽤나 없다.

그리고 또 하나 범상치 않게 보이던 시그널. 추억의 7080 충장축제라던가. 광주의 7080은, 흔히 티비에

나오는 추억의 7080쑈라느니 하면서 달달한 통기타 노래들을 공유하는 그런 게 가능할까. 단순히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 그 시대의 부조리와 아픔을 온몸으로 겪었던 사람들이 종종 토로하듯 그 시대에

멋내고 통기타치고 고고장 다니는, 그런 문화만 있던 건 아니었던 게 분명한데 말이다. 마냥 축제인듯

아름답고 멋지게 빛바랜 추억이라 말할 수 있을까. 특히 광주에서.


내가 감정과잉의 상태로 광주를 걸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괜히 하나하나 민감해져서, 광주에서 사는

생활인이라면 어이없다 싶을 정도로 이미지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래도

외지인이라 해서, 실제로 그 고통을 겪지 않은 이방인이었다 해서-아직 태어나기도 전이었다는 훌륭한

핑계에도 불구하고-할 말을 못하거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건 아니니까. 금남로에서 80년 광주가

흔적도 없이 소멸되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단 게 솔직한 심정이다.




남양주 종합촬영소 야외세트장에 설치된 화장실, 아무래도 한옥세트장이 주를 이루다보니

그런 걸까, 화장실 문양도 뭔가 전통미가 느껴지고 색감 역시. 그렇지만 명색이 영화촬영소인데

조금 심심하달까 평범하다 싶기도 하다. 한국의 영화배우들 얼굴을 활용하거나 유명헀던

영화감독의 얼굴을 활용하거나, 그러는 건 어땠을까.

당장 시내 영화관조차 이런 화려한 화장실 표시가 번뜩번뜩. 어쩌면 이 화장실 표시만 봐도 아~

여기 거기지, 라고 할 만한 사람들이 많을 텐데, 그런 게 바로 특색있고 임팩트강한 화장실 표시의

위력이 아닐까 싶다. 찰리 채플린과 마를린 먼로의 단순화된 이미지와 색감만으로도 충분히

그 기능도 다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쁘기도 하잖아.


급할 때 눈에 잘 띄고 돌아나올 때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게 바로 디자인의 힘.


@ 남양주 종합촬영소 & 메가박스COEX.


* Mother nature is calling me, 직역하면 '자연이 나를 부르고 있어' 정도가 되겠지만 보통

이 문장은 허물없는 사이에서 화장실 다녀오겠다는 의미로 새겨지게 됩니다. 여행을 다니며

결코 빠질 수 없는 '답사지' 중 하나가 그곳의 화장실이란 점에서, 또 그곳의 문화와 분위기를

화장실 표시에까지 녹여내는 곳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국내외의 특징적인 화장실 사진을

이 폴더 'Number one or number two?'에 모아보고자 합니다. 그 표현 역시 우리말로 치자면

'큰 거야 아님 작은 거야?' 정도겠네요^^




@ 상하이.

경제발전만을 향해 치닫던 중국의 상해도 이제 미적 감각을 거리에 도입하기 시작한 거다,

비록 내용물은 전부 살색그림 충만한 찌라시들일지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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