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마다 동네 주민들이 모이고 호스텔에 체류 중인 여행객들을 불러 모으던 연주회들, 혹은 심지어 패션쇼까지 벌어지던 숙소.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의 셀리카. 이날은 하루종일 걷고 숙소로 돌아왔더니, 손풍금..아코디언 연주회가 막 시작한 참이었다.

 

바에서 파는 생맥주를 한 잔 들고서, 낯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건배도 하고 노래에 대해 속삭이기도 하며 노래를 즐기던 그 시간들.

 

연주는 한두 곡으로 끝나지 않고 거의 한시간 반 가까이 계속되었던 거 같다. 덕분에 맥주는 한잔 두잔 늘어만 가고. 옆에 유쾌한

 

아저씨와의 시덥잖은 농담도 점점 더 웃음이 빵빵 터지는 농담으로 바뀌어버리고.

 

원래 감옥이었던 공간, 잠시 갤러리로 바뀌었다가 지금은 배낭여행객들을 위한 호스텔로 바뀌었다는 곳, 그래서인지 벽면 가득

 

그래피티가 아낌없이 채우고 있었다. 숙소 내부도 제법 독특하고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잘 꾸며져 있었고.

 

이런 발랄한 그래피티라니. 오천년 묵은 스핑크스는 아마 이런 모습일 게다.

 

호스텔과는 상관없지만 바로 옆에 붙어있던 건물의 지하 주차장 입구.

 

그리고 둘째날 밤이던가, 이 지역 의상학과 대학생들이 준비한 패션쇼가 한참 준비중이던 호스텔 로비에서, 매서운 눈으로 학생들을

 

바라보고 있던 아마도 교수..지 않으려나 싶던 아주머니. 머리 모양이 굉장히 모델스러워서 슬쩍 도촬 한장.

 

그리고 이 아가씨. 호스텔의 바에서 서빙도 하고, 데스크에서 체크인-아웃도 챙겨주시던 분인데, 류블랴나에서 블레드 호수까지

 

타고 가겠다며 스쿠터를 빌리려 했더니 날씨가 궂어서 위험할 거라며 말려주었던 마음 착한 아가씨였다. (정말이지 스쿠터 빌려서

 

타고 갔다가는 영영 못 돌아올 수도 있었겠다능..)

 

꽤나 매력적으로 생겨서 마치 영화 '제5원소'에 나왔던 그..매혹적인 여배우의 분위기를 풍겨내느라 주위에 남자들이 계속 집적거렸지만

 

정작 내 눈을 끌었던 건 몸 곳곳에 숨어있던 타투들. 그 중에서도 뒷목에 슬쩍 그려져있던 이 것. 호루스의 눈. 이집트 왕들의 무덤을

 

지키는 수호 부적의 문양이랄까, 내가 벌써 10년째 끼고 있는 반지 (메이드 인 이집트 룩소르)의 문양과 같아서 굉장히 반가웠다.

 

그리고 숙소 주변을 슬쩍 산책하던 참에 발견한, 대우의 '레이서'라는 차. 이런 차가 있었나? 기억조차 없는데 한국에는 다른 이름으로

 

팔렸었거나, 혹은 내 기억에도 없을 만큼 옛날옛날 한옛날에 팔렸던 모델이라 그럴지도. 여하간에, 슬로베니아에서 대우 이름을

 

볼 수 있을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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