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짧고 강렬한 기억/Korea+DPRK
하얏트 호텔에서 내려다본 서울..Black sheep the wall.
ytzsche
2009. 6. 11. 17:18
저번에 왔을 때와는 달리 하늘이 온통 시커멓고 꿉꿉하다. 스모그인지, 안개인지, 먹구름인지.
저번엔 서울 시내가 멀리까지 내다보였던 화창하고 반짝이는 날이었는데, 정작 카메라가 없었다.
헤드테이블에 앉으려는 자칭 V.I.P., very important person은 차고 넘치기 마련이다.
이건 흡사 스타크래프트의 치트키, "Black sheep the wall" 아닌가.
잊고 있었다. 참...모스크의 미나렛치고는 참...안 이뿌다. 여기뿐 아니라, 조금씩 건물들의 스카이라인이
식별되고는 있다고 해도, 별로 눈에 딱 띄게 이뿌다거나 인상을 던질 만한 구석이 안 보인다.
앞으로 용산이니 어디니 100층 이상 초고층 건물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서면 조금 스카이라인이 이뻐질까. 이뿌단
게 뭘 말하려는 건지 나 역시도 잘 모르겠지만, 단순히 삐쭉삐쭉 세워댄다고 이쁠 거 같진 않다.
뉴질랜드산 와인, 그리고 뉴질랜드식 디저트. 거기에 약간씩 한식이 퓨전처럼 한발 걸쳤다. 스테이크 옆엔 잡채와
물김치, 김치류가 서브로 나오는 식이고, 음식에도 불고기 양념이 쓰인 정도.
안개/먹구름/스모그가 차근차근 벗겨지는 거대한 서울. 온통 아파트다. 스카이 라인이 이쁘기가 어려운 이유.
보인다. 마치 집 한채 한채가 사람인 양, 불빛을 향한 날파리처럼 신을 향한다.
저대로 스르르 한강으로 미끄러져내려도 좋겠지만, 우선 앞길을 가로막는 아파트 군락들이 너무 많은 데다가, 운하
따위 만들어봐야 필요도 없다.
눈알을 굴렸던 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