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쎄이 참끄롱(Baksei Chamkrong), 박쎄이 참끄롱, 박쎄이 참끄롱, 뭔가 묘한 운율감과 리듬감이 혀끝에서

대롱대롱 살아난다. 앙코르왓과 앙코르톰 사이에 끼어있는 조그마한 사원, 그냥 모른 채 휙 지나기 쉬울 정도로
 
조그맣다. 더구나 다른 후대의 사원들과는 달리 탑 하나 덜렁 있는 일탑형 사원이어서, 이후의 화려하고

울룩불룩한 사원들의 실루엣과는 영 달리 한번 볼록, 하곤 끝이다.

꼭대기까지 끙끙대며 기어올라가 보았다. 저 구멍 안에는 뭐가 있을까 싶어서. 팔을 괴고 누운 와불이 놓여있고

앞에는 향과 꽃이 빼곡하게 들이차있었다. 원래 이 곳은 시바에게 바쳐진 힌두교 사원이라던데, 사실 이 땅에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불교도인 거다. 지금처럼 민족 국가 단위로 그 땅위의 소유주를 주장하고

승인했으니 망정이지, 과거의 힌두교 선인들이 보았다면 당장 제단을 뒤엎고 불상을 깨뜨렸을 일이다.

가파른 벽돌탑, 붉은 기가 언뜻언뜻 배어나는 모퉁이에서, 벽면 귀퉁이에서 마성의 매력이 뿜어져

나온다. 저런 색깔은 아마 캄보디아의 사원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싶다.

낑낑대며 내려오는 길, 70도의 각도라곤 하지만 체감하기론 거의 90도에 가깝다. 모로 비튼 발바닥이 겨우

지탱해낼 만큼 깔려있는 계단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느낌이다. 어느 순간 에잇, 귀찮은데 훌쩍 뛰어버릴까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아, 박쎄이 참끄롱은 '날개로 보호하는 새'를 의미한다고. 그냥, 사원 안에서는 그다지 새라거나 날개라거나

따위의 이미지가 구현된 부분은 못 봤던 것 같다.

뚝뚝을 타고 첫날 자전거로 돌며 만났던 앙코르 톰 내부를 다시 한번 돌아나오는 길. 정말, 자전거로 달릴 때와

차로 달릴 때, 그리고 걸어서 볼 때 눈에 잡히는 풍경이 다르다. 자전거로 달릴 때는 물론 언제든 멈추고 싶을

때 멈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차 안에서나 걸어가면서 뒤로 흐르는 풍경 따라 고개를 한없이 돌릴 수는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다시 만난 앙코르 톰 '승리의 문', 안녕, 크메르의 미소씨?

왠지 전에 봤을 때랑 분위기도, 뉘앙스도 다른 표정을 짓고 있는 것 같아서 잠시 뚝뚝에서 내렸다. 이 녀석,

햇살의 강도니 각도니 그런 것들에 따라 느낌이 그때그때 달라지는 거 같다.

45도쯤 비튼 각도, 약간 아래에서 위로. 조명이 살짝 위에서부터 스미도록.

'크메르 미소'씨의 얼짱 각도 뽀샵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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