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의증권거래소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주식 #투자 #증권

격물치지라는 사자성어를 좋아한다. '사물의 원리를 디립다 파헤쳐서  자기의 지식을 확실하게 넓혀나간다' 정도의 뜻이려나. 특히나 생활에 필요한 만물을 직접 하나씩 고안하고 구비해나가던 과거와는 달리, 점점 복잡해지는 생산과 창조의 말단으로 밀려나기만 하는 처지로서는 뭐하나 이해하기 쉬운 사물이 없다. 자동차는 어케 굴러가는지, 인터넷 검색은 어케 가능한 건지, 하다못해 냉장고와 에어콘은 어케 기능하는 건지.

주식회사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주식시장은 어떻게 생겨났을까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그저 현재의 효용이란 관점에서 주식투자방식을 연구한다거나 주식시장의 작동원리라거나 인간의 탐욕 운운하는 게 아니라, 이 독특하고 복잡한 시스템이 어떤 목적과 경로로 시작되었는지 말이다. 수많은 주주로부터 장기간동안 거대한 규모의 자본을 확보하여 사업을 가능케 해주는 주식회사, 한편 그 주식 지분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주식시장과 그 플레이어들.

물론, 책에서 주목하는 17세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 전세계 주식시장의 원형이자 실질적인 발원지인지는 잠시 유보해 두어야 할지도 모른다. 각 국가마다의 필요성과 특수성이 있었을 테고, 어쩌면 제각기 중구난방식으로 비슷한 아이디어를 현실화한 건지도 모르니까. 그렇지만 분명한 건 17세기 네덜란드 동인도회사(VOC)의 설립과 더불어 보여지는 모습들이 지금과 너무도 유사하단 사실이다. 선물, 옵션, 파생상품, 그리고 투기로 인한 버블과 위기 상황까지. 덕분에 우린 좀더 심플하고 간명한 그림으로 본질을 이해할 수 있게 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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