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거스, 하면 도박과 화려한 쇼가 제일 먼저 떠오르지만 사실 라스베거스가 있는 네바다주는 원자폭탄을 최초로

 

테스트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당시 사람들은 라스베거스로 원폭 실험 관광을 오기도 했다니 인류 최악의 무기인

 

원폭에 쏠렸던 당대의 관심과 열광을 짐작할 만 하다. 게다가 또 하나, 외계인 시체가 숨겨있다느니 하는 온갖 루머의

 

근거지가 되는 비밀 공군기지 area 51 역시 네바다주에 위치한 곳이니, 두가지 이슈를 모두 다루는 원폭박물관은

 

꼭 가보길 권하고 싶다. 영어 이름으로는 National Atomic Testing Museum. 이곳에선 원폭의 위력도 체험할 수 있다.

 

 

생각보다 훨씬 내용이 많고, 특히 원자폭탄이 갖는 의미라거나 네바다에서 역사적으로 원폭 실험을 어떻게 했는지,

 

그리고 구 소련 등 국제정치적으로 어떤 반향이 있었는지에 대한 내용들을 갖추고 있어서 재미있었다. 일일이

 

글을 다는 것보다는 현장에서 사진에 담아온 내용들을 확인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 침묵 모드로 사진만 줄줄.

 

 

 

최초 원자폭탄 실험을 위해 갖췄던 생활시설. 이때만 해도 피폭의 위험성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더랬다.

 

 

 

 최초의 원자폭탄 실험이 이뤄진 곳에서부터의 반경. 이른바 zero point로부터의 거리가 표시되어 있다.

 

일본에 떨어졌던 원자폭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각각 떨어졌던 아이들의 이름은 Little Boy와 Fat Man.

 

그리고 이제 지상 실험에서 슬슬 지하 실험으로 넘어가게 된 경위와 설비에 대한 설명이 나오기 시작한다.

 

사실 이 원폭박물관에 대한 총체적인 감상은, 다소간 미국 정부의 프로파간다와 핵무기의 필요성에 대한 홍보를

 

맡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특히 미국의 원폭 실전배치로 촉발된 냉전시기의 핵무장과 군비경쟁은, 그 상당부분의

 

책임을 소련에 전가하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러고 보면 네바다의 핵폭탄 실험 지역을 배경으로 하거나 소재 중 하나로 끌어왔던 영화들도 꽤나 많았던 거 같다.

 

마네킹이 막 놓여 있고, 한쪽에선 카운트다운을 외치며 핵폭탄을 터뜨리는 장면들. 일종의 문화적인 현상이었을 거다.

 

 

 

 

매 테스트마다 여기에 나온 리스트 순서에 따라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그리고 원자폭탄의 위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그라운드 제로 씨어터'. 실제 폭탄이 터질 때의 소리와 바람과 진동을

 

실감할 수 있는데, 영상과 더불어 제법 실감도 나거니와 꽤나 으스스한 체험이다.

 

 

이 곳 원자폭탄 실험과 관련된 시설에서 일했음을 증명하는 자격증 같은 것도 발부했다고 한다. 그런데 인증서의

 

배경이 저렇게 으스스해서야, 받는 사람들이 어떤 기분으로 받았을지 상상하기도 쉽지 않다.

 

이게 그 테스트 중에 있었던 모델하우스에 놓였던 마네킹들. 의복의 재질이 뭐였는지 등등에 따라 폭탄의 효과를

 

측정하고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했다고 한다.

 

 

 

 

 

이렇게 직접 버튼을 누르는 체험..도 할 수가 있다는데, 이건 사실 굉장히 불편한 체험 시설이었다. 한국으로 치자면

 

열손가락에 반지끼고 왜적장을 껴안고 함께 뛰어내리는 식의 '논개 체험'을 시키는 것 같달까. 대체 누가 원자폭탄을

 

발사하는 버튼을 눌러보고 싶을까. 그리고 그런 체험 내지 교육을 왜 시켜야 할까.

 

 

미국과 구소련 양국간의 핵무장 경쟁은 어느 순간 협력 기조로 변화해서 소련의 군사 전문가나 정치인들이 이곳에 와서

 

실험시설을 시찰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었다고 한다.

 

그리고 근 50여년간 숨가쁘게 달려온 핵무기 발전사를 직접 증거하는 자료들과 풍부한 내러티브가 끝나갈 무렵

 

관람객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준비된 몇 가지 부스들. 우선은, 방사능에 대한 차폐 효과를 직접 실감케 하는.

 

알루미늄과 종이와 유리 등이 방사능을 얼마나 막는지, 방사능 탐지기로 측정해보도록 하는 체험 시설.

 

그리고 방사능 폐기물이 어떻게 분류되며 어떻게 처리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을 겸한 체험 자료.

 

미국 전역에 걸쳐 있는 핵무기 관련 시설물들이 어디에 어떻게 설치되어 있는지, 이런 자료를 공개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2014년 현재까지의 자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화면. 80년대 어간부터는 거의 변화가 없어진 걸로 봐서

 

아마도 대부분의 무기가 경량화, 소형화되어서 더이상 시설물에 제한되지 않는다는 반증일지도 모르겠다.

 

 

방사능 폐기물은 사실 한국뿐 아니라 어느 나라나, 미국조차 해결하지 못한 문제지만 최소한 여기는 이렇게

 

교육을 하고 있다는 점. 이렇게 잘 갖춰진 자료와 체험 설비를 가지고 국민들을 설득하려 한다는 자세가 눈에 밟혔다.

 

그리고 이렇게 네바다 핵폭탄 실험 지역 인근에서 끊임없이 방사능량을 측정하며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점도 역시.

 

 

다소 프로파간다적이고 미국중심적인 결론, 북한을 비롯한 국가들이 핵무장의 위협을 하고 있으며, 일본이나 한국 등은

 

핵무기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친절한 정보가 원폭박물관의 끄트머리에 자리잡고 있던 내용.

 

그 다음 전시공간은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던 area 51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로스웰의 외계인 이야기라거나 온갖 UFO 목격담과 관련된 자료들을 담고 있기도 했고, 비밀 공군기지인

 

area 51에 대한 전반적인 자료들을 소개하고 있는 곳이었다. 외계인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재미있을 듯.

 

그리고 원폭박물관의 센스돋는 입장권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 입장권마다 다른 외계인의 ID처럼 다른 내용을

 

담고 있고, 뒷면에는 아래와 같이 해당 외계인에 대해서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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