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여행중 두번째의 헛걸음. 지난 11월에도 분명 허탕치고 2017년에나 오픈한다는 표지를 MOMA에서 봤었는데,

 

혹시나 하고 다시 또 찾고는 좌절. 그래도 뭔가 샌프란시스코 MOMA의 전시를 안 볼 수는 없어서, 아시안아트뮤지엄에서

 

콜라보로 전시중인 'Gorgeous'전을 찾았다. '고져스~ 고쟈쓰~' 의 의미가 진정 무엇인지에 대해 각종 예술품으로 되짚어보는 전시.

 

 

 

 

드디어 아이폰이 미술관 전시에 전시품으로 진열되기에 이르렀구나. 분명 그렇게 될 만큼 디자인이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었으니.

 

'고져스'의 관점에서 보아도 아이폰이 전혀 새로운 스마트폰 문화를 만들어냈다는 점, 버튼을 없애고 베젤을 두른 둥근 조약돌 형태의

 

전화기를 구현했다는 점 등등에서 나무랄 데가 없는 사례인 거 같다.

 

 

 

 

조악한 장미 조화와 싸구려 플라스틱으로 빚어내는 투명하고 고급스러운 의자. 질료가 아름답지 않아도 아름다울 수 있다.

 

 

 코끼리똥을 캔버스 양쪽 하단에 괴고 가운데에 떡하니 붙여둔 채, 온갖 화려한 장식으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다.

 

 

 

 

 

 

 

 

 

 

그리고 몇 점의 한국 예술품. 조선시대의 춘화 중 한점이 '고저스'의 상징으로 나왔고,

 

고려시대 자개상자가 또다른 고져스의 사례로 등장. 외국에 나와서 한국의 문화재를 보니 왠지 낯설다. 이 자개상자만 해도,

 

글쎄..한국에서 통용되는 한국의 아름다움이라거나 전통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보이는 변주같은 느낌.

 

그리고 조각보. 그저 쓰다남은 짜투리천을 되는대로 이어붙인 게 아니라, 모종의 패턴과 정교한 밑그림을 가지고 시작되었다는 게

 

고져스함의 포인트.

 

 

 

 

 그리고 야마하에서 컨셉카로 제작했다는 1980년대말의 바이크.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근 이삼백여 점의 고져스전시가 끝.

 

아시안아트뮤지엄에서 보유하고 있는 한중일 삼국, 그리고 기타 아시아 국가들의 문화재들을 한바퀴 훑어보던 중 발견한,

 

굉장히 아름다운 색과 형을 가진, 게다가 저 섬세한 문양을 갖춘 청나라의 자기 하나.

 

그리고 일본의 현대 자기예술이 얼마나 난해하면서도 아름다워졌는지. 현대로 이어지는 흐름까지 훑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시안아트뮤지엄 자체도 좀더 시간을 들여서 꼼꼼히 훑어볼 만한 전시공간인 듯.

 

 

taken by Iphone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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