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타 타워에 올라가려고 뱅글대는 계단을 몇 걸음 오르다가 문득 이웃집 지붕에 눈길이 미쳤다.

어라, 대낮부터 왠 도둑님께서 커다란 주머니를 짊어지고 톡톡, 톡, 이런 느낌으로 지붕 위를

뛰고 있는 게 아닌가.


시꺼먼 도둑이 무섭거나 사나워보이기 보다는 앙상하게 드러난 알다리가 금세라도 헐거운

슬레이트 지붕 위에서 미끄러지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던 데다가, 천사들 노랑빛 고리처럼 떠있는

머리위 두 불끈 쥔 주먹이 조금 무시무시하기도 해서, 왠지 난 도득 편에 서고 싶어졌다.




@ 터키 이스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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